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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E스포츠 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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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Oct 09. 2023

에이전시Ⅰ

Chapter8-1 마케팅 에이전시

에이전시


냄비에 물을 부은 후 감자 호박 양파 고추 등을 썰어 넣고 된장을 풀면 찌개가 완성된다. 그런데 감자와 호박과 양파나 고추를 키운 것은 아니다. 된장도 마트에서 샀다. 물도 직접 길어 온 것이 아니다. 장작에 불을 지핀 것도 아니다. 냄비도 칼도 국자도 숟가락도 전부 돈을 주고 산거다. 이처럼 사회 속에 인간은 다른 인간의 손을 빌리며 산다. 다만 인간은 찌개를 자기가 만들었다고 말한다. 재료나 도구를 가만히 둔다고 해서 찌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수고가 필요하다. 수고를 내가 하면 내가 만든 것이다.


찌개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떤 것은 남의 손을 빌리고 어떤 것은 직접 한다.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고 역할로 인해서 어떤 결과가 발생한다면 그 일은 내가 한 것이다. 아들과 딸의 교육은 부모가 해야 하는 일이지만 누군가가 대신하게 해도 된다. 스키를 배우기를 원한다면 강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부모가 직접 스키를 가르치지는 않지만 아이는 스키를 배울 수 있다. 전문가에게 배우게 되기에 더 나은 교육이 실현된다. 아이가 결국 스키를 잘 타게 되면 이는 부모가 그렇게 한 것이다. 


선수든 팀이든 리그이든 시공간에 속해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다면 다른 것을 하지 못한다. 다른 것을 하고 있다면 이것을 하지 못한다. 서울에 있다면 부산에 동시에 있을 수 없다. 전문가로부터 스키를 배우는 동안 부모는 회사에 가서 일을 한다. 돈이 있어야 전문가에게 자녀 교육비를 지급할 수 있다.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직접 하지 못하지만 해야 할 다른 일을 위해 지금 일하는 중이다. 다만 게 중에는 가끔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한마디로 시간을 돈보다 싸게 취급하는 것이다. 


선수의 인기는 실력에 기반한다. 물론 실력 외로 영향을 주는 요소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인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반짝 뜬 후 사라지는 별과 같다. 대중은 눈에 보일 때는 열광한다. 그들에게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으면 경험을 줄 수 없고 기억에서 사라진다. 리그에서는 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눈에 계속 보이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다만 경기 출전은 실력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 결국 선수는 훈련과 경기에 오로지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선수는 훈련과 경기 외로도 해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다. 대표적으로 연봉 협상, 계약, 이적, 섭외다. 선수는 이 일이 전문 분야가 아니기에 잘할 수 없다. 집중을 해야 하는 다른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선수가 직접 연봉 협상을 하지 말고 협상을 잘하는 전문가에게 의뢰하면 된다.


세금과 관련되어 알아봐야 할 것이 있는 선수가 있었다. 선수는 세무사와 연락해서 약속을 정했다. 사무실에 찾아갔다. 이후에는 각 종 서류를 여러 관공서를 돌아다니면서 발급받아야 했다. 이 모든 일을 직접 했더니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되었다. 선수는 그 시간 동안 연습도 훈련도 할 수 없었다. 이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도 시간은 소비된다. 타인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맡기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업도 그 일을 해 온 누군가가 대신하면 된다. 


팬은 성적이 떨어지는 팀의 응원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더 많이 열어도 인기를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 팀이 해야 할 일이란 성적을 내는 것이다. 인기를 바탕으로 각종 사업에 추진력을 얻어야 한다. 때로는 성적을 내는대도 집중할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 그런데 여력이 없다고 해서 안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될 수는 없다. 팬들이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다면 하는 경우가 팬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다. 그때는 파트너십을 통해서 여러 일을 해결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된다. 


리그는 경기 운영을 잘해야 한다. 방송 제작과 송출, 프로모션의 기획, 광고 유치, 이벤트 설치와 운영, 미디어 협업, 각종 제휴와 같은 업무가 있다. 물론 중요한 업무다. 그러나 경기 운영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수행하는 것이 리그가 할 것으로 기대되기에 결과적으로 수행을 해야만 한다. 다만 잘할 수 있는 누군가를 대신 선택한다면 결국 리그가 한 것과 다를 바는 없다.     


에이전시란 고객의 필요를 해결하는 전문가(에이전트) 집단이다. 고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없거나 리소스가 많이 필요한 중요한 업무가 없거나, 전문가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에이전시는 불필요하다. 그런데 이스포츠 업계는 에이전시가 있다. 그리고 이 에이전시가 해야 할 업무의 종류가 꽤 있다. 업계에서 활동하는 모든 에이전시는 각각의 전문분야가 있다. 이스포츠는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에게 일을 맡길 수 있다. 


에이전시는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낼 수 있는 레퍼런스들을 가지고 있다. 잘 갖춰진 레퍼런스를 확인할 때 그 일에 대한 수행 능력에 신뢰가 간다. 어디서든 또 무슨 일이든 조직 간 확신이 생긴다면 계약은 성립된다. 그 외 다른 해야만 하는 일들이 계속 있다면 또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고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잘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렇게 되어야 한정된 시공간 속에서 해야 할 일을 다 잘 해낼 수 있다.


이스포츠 에이전시는 크게 마케팅 에이전시와 선수 에이전시로 나눈다. 마케팅 에이전시는 리그와 팀의 마케팅(시장 활동) 업무를 대신한다. 선수 에이전시는 프로 이하 전 선수가 대상이다. 경기와 훈련 활동 외로 해야 하는 업무 일체를 대신한다. 에이전시는 그 외로도 다양한 활동 영역이 있다. 이스포츠 이벤트 경기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야외에 무대를 세워야 한다. 이를 에이전시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이스포츠 분야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과업이 아닌 경우에는 이스포츠 에이전시로 굳이 분류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마케팅 에이전시


마케팅이 필요한 조직은 마케팅 전문가를 고용해서 업무 필요를 해소할 수 있다. 그런데 마케팅 전문 기업에 마케팅을 의뢰할 수도 있다. 일정 수준 이상 규모가 되는 기업은 회사 내부에서 활동할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고 마케팅 전문가가 담당할 외부 마케팅 전문 기업과 협업한다. 보통 이런 구조로 일을 하는 이유는 과업에 대한 전문성은 갖되 조직을 애자일 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디자인은 필요로 하지만 디자이너를 직접 뽑지 않고 디자인 전문 회사에 의뢰한다. 


조직의 사이즈를 최적화해 민첩하게 운영하는 것은 유리하다. LCK 리그는 조직 내에 마케팅 담당자가 있다. 다만 모든 마케팅 업무를 마케팅 담당자가 직접 수행하지는 않는다. 마케팅 담당자가 수행하는 일도 있고 외부 마케팅 전문 기업에 일임하는 일도 있다. LCK 리그가 외부 마케팅 전문 기업에 일임한 일의 수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리그는 일임할 과업에 대해 필요한 의사 결정을 선행한다. 담당자는 리그 내부 조직의 할 일과 외부 조직이 해야 할 일을 분류한다. 외부 조직인 마케팅 전문 기업은 리그가 결정한 의사 결정의 내용을 확인하고 분류된 맡겨진 업무를 실행한 후 결과를 보고한다.   


의뢰 기업에는 전문가가 있다. 담당자가 전문가다. 에이전시에 수행시킬 과업에 대해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한다. 수행 과업에 대해 의뢰 기업 전문가가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의뢰 기업이 일을 직접 하지 않아도 과업에 대한 퀄리티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의뢰 기업의 담당자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다양한 판단을 한다.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실행 계획이 있다면 재기획을 요구한다. 이런 판단이 가능하기에 에이전시도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답답해서 일을 하기 어렵다. 


협상에는 조율이 필요하다. 조율의 대상은 금액이 될 수도 있고 권리가 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 리그의 입장에서는 금액이 가장 큰 이슈이지만 실무 입장에서 협상이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 형평성 때문이다. 협상을 하다 보면 기존 파트너십과 다른 내용이 추가 제안될 수 있다. 기업의 관심도나 컨디션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중 어떤 요청은 정확한 가치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그런 요청들은 대체로 기준에 영향을 준다. 심한 경우 전체 파트너십 정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만약 새로운 스탠더드가 되는 수준이라면 기조가 바뀌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기조가 쉽게 바뀐다면 정책을 세우는 의미를 잃을 수 있다. 이때 파트너는 파트너십의 가치를 명확하게 판단하기가 어려워진다.   


상대의 요구에 거절의 의사를 밝히는 것은 쉽지 않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이 당사자라면 하는 수 없이 직접 거절의 의사를 밝히게 된다. 개인이 개인에게 하는 단순한 부탁을 거절을 하는 것도 어려운 것처럼 기업이 기업에게 거절하는 것도 쉽지 않다. 좋은 관계 유지와 평판을 위해서는 마무리가 중요하다. 다음에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기업과의 마지막을 직접 거절 의사 전달로 끝내는 것은 부담이 적지 않다.  


인간은 가이드에서 벗어난 요구를 할 경우 상대가 난처해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요구를 제안하는 당사자가 보이지 않으면 거절도 상대적으로 쉬워진다. 불필요한 감정과 생각이 발생하는 일이 없다. 어떤 톤으로 또 표정으로 거절하는지 알 길이 애초에 없는 것은 과감한 선택도 할 수 있게도 한다. 이런 선택이 오히려 빠른 의사 결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때 매개가 있게 되면 아주 유리하다. 여러 번에 걸쳐 여러 이야기를 하는 것도 부담이 없다. "정말 정말 죄송한데 이렇게로 한 번만 더 여쭤봐도 될까요?" 같은 말이 필요가 없다. 협상을 유연하게 또 폭넓게 할 수 있다.   


상품을 직접 소유한 리그가 파트너십 영업을 직접해야 한다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후원사의 제안 내에서 약간의 조율 정도가 가능하다. 리그는 리그가 가진 것(본래 잘 알려진 것) 외로는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이전시는 가진 옵션이 더 있을 수 있다. 회사의 사업 영역이 리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에이전시의 입장에서 리그는 고객 중에 하나다. 연예 기획일도 같이 하는 곳이라면 브랜드가 리그 요구를 수락하는 조건으로 연예 기획 쪽에서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에이전시는 미래의 더 큰 가치를 위해서 회사 이익이 적어지는 경우라도 제안을 전격 수용 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프로모션으로 진행해 드리겠다고 할 수 있다. 리그 후원을 결정하면 홍보물을 제작해야 한다. 이때는 출연자가 있어야 한다. 에이전시는 리그 파트너십과 더불어 홍보물 제작 계약도 같이 할 수 있다. 제안은 B급 탤런트인데 회사 소속의 A급으로 교체를 해드리겠다고도 할 수도 있다. 리그의 제안과 관련이 없지만 계약이 성립이 된다. 리그는 애초에 이런 제안을 할 수가 없다.


영업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자료는 시청률이다. 시청률 데이터는 파트너십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청률이 영업에 필요한 전부는 아니다. 에이전시라면 시청률은 누구든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정보다. 그런데 이 정보는 리그가 준다. 그래서 리그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파트너십은 데이터 싸움이 아니다. 사실상 네트워크 싸움이다. 상품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상품을 파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물건을 사러 시장에 오는 손님을 대하는 장사가 아니다. 물건을 살 사람을 찾아다니는 사업이다. 따라서 최종 목표가 파트너십 유치라면 잠재적 파트너를 얼마나 더 많이 또 더 잘 알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스폰서십 유치 업무는 등급 정책에서 시작된다. 등급이란 스폰서십의 규모에 따라 파트너십 권리를 나눠 놓은 것이다. 등급으로 나누게 되면 유치 대상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해진다. 또한 유치된 파트너십의 관리도 그만큼 쉬워진다. 정책은 기본적으로 클라이언트(리그)가 결정을 한다. 그러나 정책이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에이전시는 조율을 위한 조언을 한다. 등급 정책에 대한 구성과 이해가 완료되면 스폰서십 유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소재를 파악한다. 보통 방송과 관련된 소재가 가장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인게임 배너, 인게임 가상광고, 유튜브를 포함한 SNS 채널, 게임 클라이언트와 커뮤니티 배너 등이 있다. 종류는 이처럼 다양하다. 특히 SNS 채널 운영이 마케팅 에이전시로 적극 이관되어 가는 추세다. SNS는 한마디로는 마케팅을 위한 팬 관리다. 오늘날 시청률을 제외한다면 그 외 소비자 도달률을 설명할 수 있는 남은 소재는 SNS 밖에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리그는 최대한 많은 SNS 채널을 활용한다. 대표적인 채널로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웨이보, 인스타그램, 틱톡이 있다.  


오늘날 파트너십은 파트너사를 위해 별도로 리그가 수행해야 할 과업이 있다. 리그가 소유한 채널에 파트너사 브랜드의 광고를 실어야 할 조건 등이 대표적이다. 광고 소재도 직접 제작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선수나 출연자가 파트너사의 제품을 사용 중인 듯한 모습을 담은 콘셉트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한다. 파트너사로부터 소재와 내용과 구도에 대해 구체적인 요청을 받기도 한다. 파트너십 기사에 공동 제작이라는 표현이 있다면 대게 이런 경우다. 경기장 내외의 오프라인 공간 활용 옥외 광고도 주요 활용 소재다.   


과업의 수준과 양은 스폰서십 등급에 따라 나뉜다. 다만 가장 낮은 등급이라고 해도 해야 할 일이 전혀 없는 경우는 없다. 최소한 외부에 파트너십 체결 발표는 한다. 보통은 보도자료를 미디어에 보내지만 리그나 팀이 직접 소유한 채널이 있다면 훨씬 효과적이다. 사이트 프로모션도 콘셉트는 같다. 결승전과 같은 현장에서는 파트너사를 위한 프로모션들이 진행되는데 관련 업무도 마케팅 에이전시가 대행한다. 파트너십 영업을 에이전시에서 했다면 에이전시가 파트너사에 대한 요구에 더 민감할 수 있다.  


야외 이벤트 현장에는 후원사 부스가 있다. 파트너사는 결승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방문하는 수많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기호에 맞는 여러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한다. 자사의 브랜드에 관심을 유도하여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함이다. 파트너사는 프로모션 부스를 직접 운영할 수 있다. 그런데 리그가 파트너사 대신 운영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때 에이전시가 실제 과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 대상이 어디든 파트너사 프로모션에 대한 이해가 높은 곳이 만족도가 높은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롤파크와 같은 전용경기장은 몇백 명 단위의 관람객을 수용하는 규모다. 스튜디오급으로 분류한다. 야외(탈 스튜디오라는 의미) 이벤트(경기)를 진행할 때는 텅 빈 장소에 거대한 규모의 무대를 신규 세팅을 하게 된다. 야외이벤트의 관람석은 보통 몇천에서 몇만이다. 결승전처럼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에 한하며 더 많은 관객을 수용하기 위함이다. 이런 종류의 행사의 중요도는 매우 높다. 장소를 섭외하고 무대를 세팅한다. 


진입로에는 프로모션 부스를 설치한다. 디자인 기획, 운영 인력 세팅 등의 관람객 수용을 위한 현장 업무를 수행한다. 관련된 모든 업무를 마케팅 에이전시가 한다. 물론 전부 직접 하지는 않는다. 에이전시도 다른 전문 분야의 에이전시와 협업한다. 전문 영역이 거기서도 나눠진다. 그 이하 단계를 확인하게 되면 거기서도 또 나눠진다. 렌트, 음향, 조명, 기술, 운영 등이다. 결국 한 명의 개인까지 역할이 올 때까지 나눠진다.

    

에이전시가 수행하는 업무 중에 PR(Public Relation)이 있다. PR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매체 커버리지를 넓힌다. 주요 업무는 기사화를 위한 보도자료 작성과 배포다. 추가로 결승전과 같은 대형 행사에는 미디어데이를 별도로 진행한다. 미디어데이와 같은 행사에는 기사화를 위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많다. 행사 당일 프레스킷을 별도로 만들어 기자들에게 전달한다. 그 외로는 관련 매체 현황 파악, 소재별 파급력 확인을 위한 뉴스 스크랩, 네거티브 이슈에 대한 대응 등이 있다.


리그를 운영하다 보면 자세한 상황 설명이 필요한 이슈들이 발생한다. 리그에 이슈가 있다면 그 이슈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비쳐야 좋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때 PR은 기자와 직접 소통한다. 기자가 리그의 사정을 알게 된다면 리그가 팬들에게 전달하기를 원하는 판단이 실린 기사를 내보낼 수 있다. 정규 리그 기간에는 경기장 내 기자실을 운영한다. 기자실은 현장을 찾는 기자들이 업무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 구성된 공간이다. PR 담당자들은 기자실에서 매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매체 기자와의 직접 소통은 브랜드가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방향을 설명하는데 효과적이다. 


LCK는 리그의 마케팅 에이전시를 마스터 에이전시라고 부른다. LCK 마케팅 에이전시의 이스포츠 사업 담당 부서는 파트너십, 이벤트 및 SNS, 그리고 PR 등으로 업무를 구분해 운영한다. 가장 우선시되는 업무는 파트너십이다. 파트너십에는 파트너십의 구성과 관리/운영, 그리고 상품 설명을 위한 자료 제작과 유치 활동을 한다. 마케팅 에이전시가 도입된 이후 리그 파트너십은 확대되고 고도화되었다. LCK 로고가 부착된 키보드와 의자를 출시했다. 우리 은행은 LCK 전용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제는 파트너십을 체결할 때 필연적으로 이런 협업이 가능한지를 묻게 된다. 또한 어디서 어떻게 이 협업을 공개하고 같이 알릴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이런 접근이 예전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전에는 전문 분야 별로 과업별로 에이전시를 나눠서 선정해 진행했다. 마스터라는 개념을 도입하기에는 시장 자체가 성숙하지 않았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LCK만 마스터 에이전시가 있다. 프랜차이즈가 되면서 처음으로 충분한 성숙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풀이할 수 있다. 


(우)FAN FESTA (좌)T1 CON


LCK 마스터 에이전시의 활동 중 최근 가장 인상적인 프로젝트는 LCK 팬페스타다. LCK 팬페스타는 LCK 소속 팀, LCK 참여사(파트너사), 라이엇 게임즈의 타이틀, 기타 사업 전반이 집약된 오프라인 이벤트다. 결승전 장소에 인근 한 별개의 장소에서 개최된다. 전날 개최되어 결승날까지 지속된다. 일종의 축제 전야제이다. 결승전 행사장 프로모션의 확장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팬을 위한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과 각종 전시와 이벤트로 구성된다. 행사장 한편에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어 미리 기획된 방송과 공연도 경험할 수 있다. 결승전 티켓이 없어도 관람이 가능하다. 

 

프로 팀도 마케팅 에이전시와 협업한다. 나이키 스폰서십 유치 에이전시로 알려져 있는 T1의 마케팅 에이전시는 전통스포츠 분야에서도 업력이 뛰어난 글로벌 에이전시다. T1의 에이전시가 되기 전 2021년에는 100T의 에이전시였다. 라이엇 게임즈의 타이틀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의 글로벌과 지역(북미) 브랜드 파트너십도 담당했었다. T1과 같이 글로벌로 인기를 보유한 팀은 글로벌로 사업을 전개하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T1의 포트폴리오에는 벤츠(이전에는 BMW), 나이키, 삼성 오디세이, 하나 은행 등이 포함되어 있다. 


T1도 LCK 팬페스타와 비슷한 이벤트가 있다. T1 CON은 일종의 대규모 팬미팅이다. 한 해 동안 T1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자리라고 개최 목적을 밝히고 있다. T1 CON에 방문한 팬들을 위해 T1의 파트너사들이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여 참여한다. 팬들은 이벤트 참여 전에는 머리로만 T1의 파트너사로 알고 있다.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소통하게 되고 이제는 경험적으로도 알게 된다. 파트너사들도 나(팬)와 같이 T1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만 팀의 경우는 에이전시는 이제 막 활성화되고 있는 단계라 할 수 있다. 향후 더 많은 팀들이 에이전시와의 협업을 통해 후원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케팅 에이전시의 비즈니스 환경은 리그에도 팀에도 향후 확장적으로 변화할 여지가 크다. 리그와 팀 사업은 글로벌 단위로 성장 중에 있다. 지금은 국내에서만 결승전을 하지만 해외에서도 할 수 있다. 해외에서 결승전을 한다면 해외에서 팬페스타도 열릴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롤드컵이 한국에서 열리는데 광화문 광장에서 롤드컵 팬페스타가 열렸다. 물론 T1 CON과 같은 팀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개최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리그와 팀의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에 따라 기타 연관 산업들도 같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에이전시도 그 흐름에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흐름에 맞게 마케팅 에이전시에는 특히 다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력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산업의 성장에 따라 추가 인력이 필요하게 되고 더 충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전시가 세상에 보일 결과는 산업에 영향을 주게 된다. 동일한 수준의 에이전시들이 다수 출현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그때가 되면 더 많은 사업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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