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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E스포츠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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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Oct 09. 2023

저변활성화Ⅱ

Chapter7-2 프로 선수로의 매진

배움의 의미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안될 수 있다. 세무사가 되기 위해 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합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태권도 선수가 되기 위해서 태권도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음악도 미술도 마찬가지다. 배움의 본질은 지식을 얻음에 있다. 사람들은 이분법적인 사고를 한다. 프로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적으로 되지 못하면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낸 것이라 생각한다. 혹은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배움에 대한 가치는 단순히 프로 선수가 되었다거나 혹은 프로 선수가 되지 못했다에 있지 않다. 


사람은 무엇이든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밥을 하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대학 합격을 위해서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결과가 없는 과정에는 의미를 두기 힘들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프로 이스포츠 선수가 되기 위해 매진할 것이 결정되면 학업은 자연스럽게 포기한다. 다른 또래 친구들에 비해 분명하게 눈에 보이는 잃는 것이 생긴다. 이는 이스포츠뿐만 아니라 축구나 야구, 기타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다만 스포츠와 이스포츠가 다른 점이 있다면 스포츠는 제도권 내에서 다양한 보조 장치가 갖춰져 있다. 

  

고등학교 3년간의 시간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할 것이란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공부를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아이인데 이스포츠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 모두들 고민이 깊어진다. 마치 로프(보조 장치) 없이 클라이밍을 하는 것과 같은 듯하다. 또 아이가 해야 할 일에서 도피성으로 이 말을 하고 있는지 혹은 단순히 재미로 그러는지 이스포츠를 직업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학생 아이가 있다. 퇴근 후 집에 갈 때마다 게임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이런 풍경은 대한민국 어디서든 흔하다. 


우리의 세상에는 게임 중독이라는 단어가 있다. 중독이 치료의 대상인 병인가를 따지기 이전에 사회가 어떤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단어가 가진 사회에서의 의미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아이를 보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누구도 크게 다를 수 없다. 그 모든 것을 전부 차치하더라도 부모의 입장에서 스스로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한 자식의 도전을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진리 한 가지가 있다. 그 어떤 배움도 그것으로 결론을 내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할 때면 ‘너는 과연 언제 뜨거웠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사람은 인생을 진지하게 마주해 볼거리가 있을 때에 비로소 뜨거워질 수 있다. 꿈도 의욕도 없이 자라왔던 아이가 어느 날 야심 차게 무언가 해보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다. 그것이 프로 선수일 수 있다. 프로란 무지성으로 또는 관성적으로 의미 없이 해온 일을 오늘도 내일도 계속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한다는 것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게임을 한다는 것이 곧 이스포츠를 하는 것이 아니듯 선수 활동이 곧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도 구분이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 아이가 프로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도전해 보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노력을 통해 배움을 통해 꿈을 성취해보겠다는 의지다. 따라서 아이가 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얻을 그 가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아이를 위해서 더 나은 결정을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프로가 될 수 없으니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무조건 옳은 결정인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길을 걸었다. 어제는 비가 왔기에 길에 큰 물 웅덩이가 있었다. 웅덩이를 본 아이가 뛰어넘을 수 있을지를 나에게 물었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너무 많은 것을 고민하지 말라고 했다. 아이는 넘지 못하고 넘어졌다. 그 바람에 옷이 다 젖었다. 이쯤에서 우리는 아이가 실패로 인해 좌절했을까를 물을 수 있다. 또 아이의 실패에 대해 내가 그럴 줄 알았다고 정죄했을지도 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럴 일은 없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항상 될 것이었으면 아이는 애초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 아이의 심정을 내가 몰랐을 수 없다.  


이 예시에서는 큰 의미를 못 느낄 수도 있다. 인생에서 웅덩이에 빠진 아이 옷을 세탁하는 것과 대학과 같은 주제는 서로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어떤 것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선택이 되지만 웅덩이는 빠지는 것과 같은 일은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어떤 것은 어떤 잣대이고 다른 것은 다른 잣대여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도전도 할만한 것과 할 만한 때가 있고 따라서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을 지혜라고 여길 수 있다. 일리가 없지 않다. 


모험이나 도전이 필요 없는 인생이 가장 나은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안정적인 직장과 보험, 계획된 노후 대비 등이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겨질 수 있다. 우리 중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지 못한 상태로 학창 시절을 마쳤을 수 있다. 대학에 합격하고 유망 학과에 들어가고 취직에 성공했을 수 있다. 몇몇은 전문직을 가지게 되었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만족한 삶을 살아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여전히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 결과의 추구도 도전이 아니었던 것은 아니다. 


오직 그렇더라도 삶에 대한 다른 접근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다. 간단히 표현하면, 해보고 싶은 일을 한 것보다 더 나은 인생을 살게 된 것이라고는 말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들이다. 가보지 않은 미래에 대해 어떤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도전하지 않는 것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상관없다. 그러나 후회할 것이라고 판단을 한다면 도전도 존중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이다. 정답을 찾는 여행이 아니다. 과거의 내 인생과 구분된 이 새대의 아이의 인생에 대해서 과연 어떤 판단을 해야 할까. 

    

꿈을 꾸는 아이들에 비해 프로로 데뷔하는 선수의 숫자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다. 따라서 사실상 연습생은 희망이라는 마약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연장 선상에서 아카데미는 프로가 될 수 있다고 속이는 곳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가능하지 않다. 이유는 감추어진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프로 선수가 몇 명인지 알기 원하면 누구나 쉽게 숫자를 셀 수 있다.


만약 장애인이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사회는 그를 대단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비장애인만큼 게임을 잘할 것으로는 쉽게 예상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치를 판단할 때는 성공 여부는 상관이 없다. 삶 속에서는 도전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비장애인만큼 못할 바에야 차라리 공부를 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명도 없다. 


오늘날도 다 각자 다른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도전한다. 원하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을 흔퀘히 지불한다. 학업도 포기하고 비용도 내가면서 꿈을 향해 정진한다. 도전은 사람을 생기 있게 한다. 세상은 무언가 되고 싶거나 무언가 알고 싶다면 과감히 도전하고 배우라고 말한다. 시도 조차 해보지 않은 것을 두고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사회가 도리어 서글픈 것이다. 


배움은 도전의 의미가 아니라도 가치가 있다. 연습생과 아카데미 사업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은 소비자가 시장을 소비를 위해 찾는다는 뜻이다. 소비자가 지불에 대한 근거를 인지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나은 결정이란 전적으로 그 소비자가 처한 상황에 달려 있다. 아카데미는 대게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학원에 온다. 아이는 자기 말로 프로게이머가 될 거라고 한다. 정말 소질이 있는지를 확인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와 이 주제에 대해 방점을 찍고 싶다. 게임 좀 그만하라고 할 때 프로 선수가 될 거라고 대드는 아이와 명확하게 그 주제에 대한 끝을 내고 싶다. 아카데미에 있는 전문가는 이제부터 너의 실력을 확인해 줄 것이다. 너도 그것을 확인하고 나도 그것을 확인하게 된다. 너의 말대로 정말 재능이 있다면 오늘부터 이 학원에 보내준다. 학원을 찾는 부모는 입장은 항상 분명하다. 또한 지금의 사회에서는 학원 아카데미 외로는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없다. 


아이가 순수하게 게임을 배우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 활동은 음악, 미술,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것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태권도에 다니고 싶다는 아이를 보내주듯 아이가 원하면 부모가 그냥 보내 줄 수도 있다. 사회 속에서 게임을 배운다는 것의 의미는 생각보다 다채롭다. 


이런 경우도 있다. 하루 종일 집에서 게임만 하는 아이가 있다. 일명 ‘히키코모리’다. 이 아이에게는 남모를 사연이 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 개인사에 대해서 아카데미에서 근무하는 담당자들은 알 수는 없다. 엄마는 날로 심해져 가는 아이가 심히 걱정이 되었다. 다른 또래 친구들처럼 활동적인 아이가 되었으면 했다. 어느 날 엄마는 큰 결심을 하고 아이를 학원에 데려왔다. 이제부터 여기서 게임하라고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이는 처음 학원에 왔다. 그리고 코치를 만났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활동 폭을 넓혀갔다. 결국 두터운 사제지간이 되었다. 게임이라는 공통 관심사 도구가 서로 간을 단단히 이어줬다. 학원 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한 팀이 되어 매일 같이 훈련하는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매끄러운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은 몰랐다. 그러나 여기 친구들은 자신과 비슷한 부류들이어서 그런지 허물없이 잘 받아줬다. 팀 활동을 하며 하나씩 필요한 것들을 터득하면서 친구들과 대화도 자주 하게 되고 웃는 날도 많아졌다. 어느 날인가 그날은 컴퓨터도 켜지 않았다. 방에서도 나왔다. 학원에 가는 날도 아닌데 옷을 입더니 밝은 표정과 함께 친구를 만나겠다며 밖에 나갔다. 엄마는 그날 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부모가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동반으로 부당 해고를 당한 케이스가 있었다. 부모는 이후 정신과 상담을 이어갔다. 결국 이 가정은 부모가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채로 계속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부모의 낮아진 자존감이 아이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담에 참여한 아이는 중학교 때 축구부였다. ‘1군에 들어갈 만한 재능이 없다.', '실력이 없으니 축구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자존감이 높으면 축구를 잘하기 위해 더 노력할 수 있다. 또는 축구를 하지 않는 것을 결정해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아이가 자존감이 낮으면 심지어 그만두는 것을 선택하지도 못한다. 강제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된다. 결국 이 아이는 중학교를 졸업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이 이슈를 해결할 수가 없다. 학원에 찾아왔고 사연을 풀어놓았다. 상담을 이어가는 도중에 학원에 등록하는 것을 결정했다. 그렇게 특별하게 지켜보게 된 이 아이는 등록 두 달 만에 성적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목표 의식이 확실하니 자존감이 높아졌고 자존감이 높아지니 결과가 따라오게 된 것이다.

 

'과연 프로선수가 되었을까?' 그렇지 않다. '그 아이가 되지 못할 것을 알까?' 안다. 그 아이의 부모도 안다. 그러나 프로 선수가 아니라도 이스포츠 업계에 어떻게든 기여하고 싶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누가 어떤 사연이 있고 그 사연으로 인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왜 그런 환경에 놓여 있었는지 모른다. 아는 것은 게임을 도구로 사회 활동을 하니 이 아이가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게임으로 설명했지만 어떤 것을 도구로 삼아도 마찬가지다. 부모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가 다시 회복이 되었다는 것뿐이다. 


게임과 코치 그리고 팀 활동이 그렇게 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아이가 살아갈 미래는 부모가 살아온 세계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정보가 필요하다. 또 바른 정보여야 한다. 정보가 있다면 내 아이에 대해 보다 다각도로 또 밸런스 있게 바라볼 수 있다. 이 아이는 이스포츠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학원은 때가 되면 이 아이에게 이스포츠 대학 진학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 좋아하는 그 주제에 관해 그 마지막까지 가볼 수 있다. 

  

레인보우6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 노력한 친척이 있다. 친척의 부모의 직업은 공무원이다. 안정적인 직장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공부를 못했던 아이가 아니다. 이 부모의 눈에 프로게이머는 어떤 종류의 직업이었을까! 물론 부모는 이 세상에 게임이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공부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공부에 취미가 없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다만 여전히 게임을 잘 알지는 못한다. 당연히 아이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만 하는 것을 눈을 뜨고 보고 있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연습생 테스트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상담이 필요했다. 너무나 흔하게 있을 수 있는 이야기다. 위에 나열했던 종류의 예와 같은 것은 수도 없이 많이 제시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처한 상황과 환경과 현실은 다 다르다. 세계는 아카데미에서 교육받으면 선수가 되냐 안 되냐 와 같은 질문과 대답만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팀에 속한 연습생은 계약 기간이 있다. 계약 기간 동안 뚜렷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면 계약이 해지된다. 팀도 연습생도 연습생의 부모도 계약의 내용을 알고 있다. 계약의 기간이 영원하지도 않고 심지어 영원하다고 해도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한 연습생이 다른 연습생에 비해서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모두가 알 게 된다. 물론 꽤 오랫동안 확실하지 않은 영역에 있을 수 있다. 그래서 ‘1년만 더 해볼까?’라는 생각을 팀도 연습생도 할 수 있다. 어렵게 연습생이 되었지만 연습생은 끝은커녕 시작에 불과했다. 당연히 이 이야기는 프로가 되어도 끝이 나지 않는다. 단 한 개 시즌 혹은 1~2년간 짧게 활동하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들이 비워주는 자리가 오랫동안 스타로 활동하던 선수가 비우는 자리보다 많다. 그런데 여기까지 올라간 친구들이 보내버린 세월은 연습생보다 더 길다. 그런데 그 와중에 성공하는 아이도 나온다. 


아이러니이자 인생의 비밀이다. 


삶은 연습생이 된다고 해서도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프로 선수가 되어도 끝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는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본 경험을 잊지 않는다. 여러 가지 과정과 사례를 살필 수 있다. 그렇게 지속되는 삶을 마주한다. 그 경험이 없는 아이들에 비해서 훨씬 더 치열하고 진지하게 임한다. 오늘날 많은 아이들이 역경과 고난에 약하다. 거친 환경에 놓여본 적이 없다. 버텨본 적도 없다. 뜻대로 안돼서 바닥을 주먹으로 쳐 본일과 같은 것이 없다. 너무 중요한 그 단 하나의 게임에서 패배한 후 눈물을 흘려 본 적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때로 나를 괴롭게 한다는 것을 겪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아이가 유망주라면 연습생이라면 프로 선수라면 어떨까?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키우던 말이 집을 나가기도 하고 암말을 데리고 다시 오기고 하고 그 암말을 아들이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고 다리가 부러져서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 이스포츠를 선택을 한다는 것은 아니,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소중한 아들이 말을 타다가 다리가 부러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 느낄 수 있지만 그렇게 되어도 그것이 인생의 끝도 전부도 아니다. 게임이란 삶을 배우는 도구일 뿐이다. 세상에 다른 수많은 도구와 같다. 그래서 젊은 날의 도전과 노력과 진지한 태도와 변화는 가치가 있다. 젊기 때문에 아름답다. 지금껏 대해온 그 무엇과 비교해도 빛이 난다. 이때가 아니면 할 수도 없다. 오늘 전달하는 메시지가 그동안 이스포츠라는 이름을 들어왔지만 아직 확실히 그 가치를 이해하지는 못했던 분들에게 일종의 영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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