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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E스포츠 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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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Oct 07. 2023

E스포츠 플랫폼Ⅲ

Chapter6-3 기타 플랫폼

매칭 플랫폼


특별한 목적 없이 게임을 한다면 이는 게임을 한다고 표현한다. 이스포츠 활동을 한다고 하지 않는다. 게임을 하는 행위가 곧 이스포츠는 아니다. 집에서 가볍게 게임 한판 하는 것은 이스포츠가 아니다. 연장 선상에서 PC방에 이스포츠를 하러 간다는 표현도 틀린 말이다. 챕터2에서 설명한 '만들기'와 '생산'의 차이와 같다. 이스포츠는 경기에 출전하기 위한 목적에 따라 행해지는 활동만을 말한다. 그래서 단순한 매칭은 이스포츠 활동이 될 수 없다. 게임 친구 찾기(듀오), 고수와 한판 붙기(스파링), 게임 배우기(튜터링) 등은 전부 제외다.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이스포츠 산업 규모에 포함할 수 없다.


다만 예외는 있다. 토너먼트 플랫폼에서 매칭 등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때 플랫폼에서 발생되는 매출을 이스포츠 산업규모에 포함시키는 것에는 수긍 가능하다. 이스포츠는 게임 경기를 하는 행위가 최종 목적이고 이것은 일반 플레이와 구별된 특수 목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토너먼트 플랫폼에서의 매칭은 같이 경기에 참가할 팀원을 찾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광범위한 의미로의 게임을 같이 할 누군가를 찾는 것이 아니다. 스파링과 코칭도 플랫폼 내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한 훈련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매칭은 커뮤니티에서도 할 수 있다. 게임 관련 커뮤니티를 가면 경기에 참가할 선수가 될 게임 친구를 구한다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어느 티어의 어떤 라인의 유저인데 혹은 어떤 캐릭터를 주로 사용하는데 같이 실력을 쌓을 듀오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팀에 소속되어서 활동하고 싶다거나 우리 팀에서 소속 선수를 구한다는 경우도 있다.


분단위로 게시글이 올라오는 곳도 있다. 반대로 글은 많이 올라오지는 않지만 매칭이 잘 되는 곳도 있다. 불특정 다수가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는 매칭 글이 자주 올라온다. 인플루언서 또는 프로 팀의 커뮤니티는 몇 개의 글 만으로도 매칭이 가능하다. “지금 대회에 참가할 선수를 구하는 중인데 같이 하실 분!”과 같은 메시지를 올리면 거의 즉시 매칭이 된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매칭을 시도하는 경우 그들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여기 커뮤니티에서는 내가 찾는 조건에 충족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다른 커뮤니티에는 있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가 커뮤니티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면서 같은 게시글을 반복적으로 써야 했다.

 

처음 이 이슈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크롤링’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크롤링이란 몇 개의 커뮤니티를 지정해 두고 사람을 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면 내용만 긁어오는 방식이다. 커뮤니티는 사용자가 게시글을 작성할 수 있게 하는 기능 외로는 더 지원하는 것이 없었기에 글만 퍼오면 중요한 정보는 전부 확보되었다. 결국 사람들은 어디에 글을 써도 여기 한 곳에 모여서 올라간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후부터는 처음부터 여기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크롤링하는 정보보다 사이트에 바로 올리는 오리지널 정보가 더 많아졌다. 크롤링에 대한 의존도는 점차 낮아졌다.

 

그런데 크롤링은 매칭을 위한 사람들의 필요를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다. 발전의 여지가 계속 남아 있었다. 크롤링은 단지 정보를 모아두었을 뿐이다. 사용자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눈에 띄는 게시글을 전부 하나씩 열어봐야 했다.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그것 외로는 없었다. 게시글이란 나열식이다. 사용자는 제목을 보면서 확인할 만한 글을 찾기 위해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는 작업을 계속해야 했다. 적당한 제목을 찾았다고 해서 반드시 적합한 내용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열었는데 내가 기대하는 정보가 아니라면 다시 나열식 게시판으로 돌아와야 했다.


데이팅앱과 같은 기술에 익숙해져 있는 사용자들은 검색 기능을 찾았다. 원하는 요구사항을 미리 설정해 놓기를 원했다. 아무 때나 서칭을 시도하면 맞는 누군가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서비스가 필요했다. 매칭된 누군가들 중에서 선택해 친구를 찾는 방식을 기대했다. 사용자가 자신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친구를 구하기 원하면 같은 랭크 구간을 설정하면 된다. 만약 정글 포지션이라면 미드 포지션을 구하고 싶을 수 있다. 그러면 희망 라인을 미드로 설정한다. 그 외 티어 등 몇 가지 간단한 설정들을 반복해 최종 설정을 완성한다.


상당히 효과적인 접근이다. 실질적인 해결법이 되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에서는 이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성공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언뜻 떠오르는 서비스가 없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국내는 완전히 다른 사고에 기반한 방식으로 같은 이슈를 해결했다. 매칭에 적합한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사용자의 필요는 ‘게임 친구 찾기’인데 이는 게임 친구를 찾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는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커뮤니티에서 친구를 찾는 것이 어려웠던 이유는 커뮤니티의 서비스 환경이 친구를 찾는데 친화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디스코드의 시작은 음성, 채팅, 화상통화 기능을 가진 크게 특색은 없는 메신저였다. 이후 오버레이 기능 등을 업데이트하고 회사에서 게이머로 사용자 타깃을 변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게이머에게 우수한 품질의 음성 채팅 기능이 어필되었다. 게이머들은 이 음성 채팅 기능을 사용해 같이 게임하는 사람들과 소통했다. 디스코드에 게이머가 모여있다는 소문이 나자 많은 게이머들이 디스코드에 모였다. 디스코드로 커뮤니티를 개설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디스코드가 요구하는 간단한 설정만으로 쉽게 채널을 구성했다. 채널에는 운영 목적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다른 데서 게임 친구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채널 내에서 ‘미드 구함’ 방을 판 다음 기다리고 있으면 미드가 보고 들어왔다.


애플리케이션으로 희망 게임 친구의 스펙을 설정하고 찾기 버튼을 누르는 것이 더 편리하다. 그런데 애플리케이션은 사람의 태도를 검증하는 단계를 거치지는 않는다. 쉽게 게임을 포기하는 트롤인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단순히 찾기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전적을 볼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해서 친구의 성향을 가늠하게 할 수 있다. 게임 종료 후 상대에 대한 평가를 누를 수 있는 기능을 삽입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친구인지 확인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판에 문제를 일으킬 확률을 완전히 없애주는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사회에 속해 있지도 않고 사회 내의 어떤 위치도 특정 인간 관계도 없다. 이번 판을 던져도 잃을 게 많지 않다.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온 사람들은 사회 내에서의 다른 커뮤니티 구성원과의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트롤 행위를 할 가능성이 낮다. 이 사람들이 나를 안다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안다는 것, 계속 이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다는 것 등이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게임에서는 트롤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주게 한다.

   

‘노트롤즈’라는 디스코드 커뮤니티가 있다. 말 그대로 트롤을 만나는 것이 싫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채널이다. 이곳에서는 트롤은 애초에 받지 않고 만약 트롤 행동을 하면 바로 퇴출당한다. 결국 여기 사람들과 같이 게임을 하면 적어도 트롤은 아닐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기술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영역(트롤 찾아내기)을 커뮤니티가 해결한 것이다.


토너먼트 플랫폼과의 연계


대통령 배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 지역 예선에 출전하고자 하는 예비 선수가 있다면 그 친구는 같이 대회를 참가할 팀원을 구해야 한다. 대통령 배 아마추어 이스포츠 대회 디스코드 채널이 있다면 예비 선수는 다른 고민을 할 것이 없다. 디스코드를 열고 채널에 가입하고 이미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다른 예비 선수들과 접촉을 하기면 하면 된다. 토너먼트 플랫폼은 처음부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게이머들을 적극적으로 모아야 했다. 사용자 중심의 팀 관리 기능을 구현해야 했고 기능을 꾸준히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사용자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디스코드에 채널에 진입한 후 참가자를 모아 팀을 만든다. 이후 토너먼트 플랫폼에 접속한다. 토너먼트 플랫폼에서 미리 가입한 팀원을 개별 소환하여 팀 관리 페이지를 만든다. 그다음 참여하고자 하는 대회에 팀 명의로 참가 신청을 한다. 사용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했던 플랫폼은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디스코드에 채널을 직접 생성하고 채널을 통해 대회에 참가할 사람들을 모았다. 또한 사람들이 서로 팀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채널 내에서 다방면으로 지원했다.


팀원이 구해진 팀은 토너먼트 플랫폼으로 옮겨와 대회에 참가했다. 플랫폼은 일련의 과정이 원활하게 되도록 가이드 제공과 문의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운영자는 디스코드 채널에서 사용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대회 참가에 대한 허들은 낮아지고 운영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졌다. 근미래의 토너먼트 플랫폼은 사용자의 디스코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할 것이라 예측한다. 토너먼트 플랫폼은 사용자가 자기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디스코드에서 활동하는 사용자를 계속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디스코드는 메신저 서비스로 커뮤니티 운영 인력이 없다. 따라서 커뮤니티적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가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을 해줘야 한다. 이를 테면 대회 플랫폼의 운영자가 디스코드 채널을 운영을 해줘야 커뮤니티가 유지된다. 이후 디스코드가 토너먼트 플랫폼과 장기적 상생 관계가 가능한 형태로 서비스 방향을 전개할 수 있다. 토너먼트 플랫폼은 자체 개발로 디스코드가 가진 기능을 대체할 필요는 없어진다. 다만 사용자의 디스코드 의존도가 지금은 높기 때문에 토너먼트 플랫폼에서 디스코드와 유사한 커뮤니티 지원 기능이 직접 출시한다고 해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커뮤니티 플랫폼


한 친구는 대학을 다닐 때 처음 리그오브레전드를 접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루는 친구들과 같이 게임을 했는데 실수 연발이었다. 너무 못한 나머지 게임하는 내내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게임을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포털사이트를 열어 게임 배우기를 검색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어디에도 게임을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확인한 것은 오직 자기처럼 게임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게임을 가르쳐주는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실제 현업 대표의 경험담이다. 이슈를 대할 때는 이처럼 직관적이면 좋다.  


① 문제의 인식 - ‘게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② 현재 시장 상황 또는 환경 - ‘그런데 게임을 가르쳐주는 곳이 없다.’

③ 문제 해결을 위한 자세와 방법  - ‘게임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을 모아서 게임을 알려주자!’


우리 주변에는 형에게서 게임을 배우거나, 친구에게서 배우거나, 남자친구로부터 게임을 배우는 등 일종의 배움 관계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은 많다. 무언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행위는 이처럼 일상이다. 탁구도, 미술도, 축구도, 피아노도, 태권도도, 컴퓨터도, 댄스도 전부 같다. 게임을 포함해 사람들이 무언가를 배우려고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친구들보다 더 잘해서 일종의 우러러봄을 느끼고 싶을 수도 있다. 또래와 어울릴 수 있을 만큼은 하고 싶은데 그 실력까지 도달하기 위한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몇몇의 경우에는 재능이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 한다. 도움을 받게 될 시 프로 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그냥 게임을 잘하고 싶은데 혼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배우고 싶어 하기도 한다. 또는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경우도 있다. 같이 배우자고 하니까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서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나열된 것에는 어느 것이든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한쪽에 누군가가 있고 또 다른 쪽에 누군가가 있으며 그 둘이 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교회에서 밴드 활동을 했다. 나에게 기타를 가르쳐준 사람은 같은 교회를 다니던 동네 형이다. 그 형은 지역에 사는 나와 같은 친구들을 모아 놓고 무료로 기타를 가르쳐줬다. 사실 밴드도 기타도 관심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도 기타를 열심히 배우고 연습했다. 그 형과 같이 어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형은 밴드를 결성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형과 같이 어울리기 위해서는 내가 기타를 잘 쳐야 했다. 멋진 형이랑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은 남동생이라면 다 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그거밖에 없어서 그렇게 했다.    


한 번은 사촌 동생이 집에 놀러 왔는데 그때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충분히 재미있어 보일 수 있다. 내가 하는 것을 옆에서 구경하다가 자리를 비켜주니 신이 나서 게임을 했다. 흥미가 붙었는지 이후에도 이것저것 알아본 듯하다. 집에 돌아가서 이모를 졸라 디아블로 게임을 샀다. 전혀 특별한 이야기 아니다. 이후 게임을 하다가 막히는 것이 있으면 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하는지 물어봤다. 들은 지식으로 어려운 과정을 해내면 성취감이 생긴다. 하면 할수록 게임은 더 재미있어지고 더 잘해지고 싶어 진다.


현대는 게임을 하다 막히는 부분이 나오면 인터넷에 어떻게 하는지 물어본다. 형에게 전화해서 물어볼 수도 있지만 안 그래도 된다.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같은 질문에 대해서 같은 대답을 반복하던 고수들은 질문과 대답을 한 곳에서 실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게임 커뮤니티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고수들은 일종의 인플루언서다. 처음에는 게임에 관해 해외에서 먼저 나온 공략을 번역해서 알려주었다. 대게 일본 게임들은 일본 사람이 미국 게임은 미국 사람들이 정보가 더 많았다.


이후에는 지식이 쌓이면서 스스로 공략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런 모습으로 한 사이클이 지나갔다. 이후 출시 된 신작 게임들의 커뮤니티는 처음부터 커뮤니티 활동 목적에 맞게 설계되어 세상에 등장했다. 그전까지의 공략은 글과 이미지를 활용해 게시글로 업로드되었다. 그런 다음 댓글이나 답글을 이용해 소통했다. 물론 이 정도로도 이미 충분했다. 그러나 커뮤니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발전했다. 카테고리 정렬화와 정형화가 나왔다. 공지사랑, 업데이트, 이벤트, 자유게시판, 팁과 노하우 등이 고정되었다.


특정 게임만을 위한 여러 기능이 개별 추가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디렉터리 형식의 아이템 검색 시스템, 아이템 이미지 아래 고수의 의견을 달 수 있는 코멘터리가 있다. 코멘터리에 대한 평가를 표기하는 별표 시스템도 있다. 자주 찾는 공략을 따로 구분해서 표현해 준다. 좋은 평가를 받은 공략글을 모아서 보여주기도 한다. 거래소 연동, 이미지 불러오기, 시뮬레이터 등도 추가되었다.


커뮤니티란 기술적으로 더 많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사용자가 공략 작성을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플랫폼은 항상 적절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것이지 그것이 커뮤니티의 가치 평가의 전부는 아니다. 예를 들어 중고나라가 당근마켓보다 시스템적으로는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를 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다면 사람들은 그곳에도 머문다. 따라서 조금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기존 커뮤니티를 대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핵심은 원활한 소통이다.


롤플레잉에서 보스몬스터를 상대할 때는 글, 사진, 영상 정도면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다. 보스몬스터는 컴퓨터(AI)다. 공략을 당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대상이다. 다만 난도는 조절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공략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기본 정보를 공개한다. 공격에 패턴도 삽입한다. 결국 패턴에 대한 이해와 필요한 조작이 공략에 필요한 전부다. 이는 할 수 없는 것을 하게끔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게임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게임은 사용자를 상대하게끔 구조화되어 있다. 이 경우에는 사람을 상대로 공략을 해야 한다. 그런데 상대도 나를 공략한다. AI는 공략 성취를 위한 도구이지만 이 경우는 상대와 나의 대결을 돕는 도구다. 일정한 패턴이 없고 공략에 반드시 성공해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게임 업데이트에 의해, 게임하는 상대에 따라, 상대의 기분에 따라, 게임이 흘러가는 상황에 따라, 나와 함께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의 상태에 따라 그 외 모든 것들에 의해 상황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게임상에서 펼쳐지는 상황이 다분히 변칙적이다.


상황을 특정하지 못하기에 비변동소재(ex 보스몬스터 패턴) 때와 달리 적절한 지식 전달에 한계가 있다. 물론 원칙은 있다. 다만 피적용 대상(상대방)이 동적이기에 전달해야 하는 지식 성립이 상황 의존적이다. 발생하는 상황을 원칙을 가지고 해석하는 식이다. 따라서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기존에 전달된 지식은 100% 적용을 할 수 없다. 또한 비교육자의 이해에 따른 적용의 한계도 있다.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은 자기 지식에 근거해 전달한다. 적용하는 사람의 지식이 낮다면 응용은 불가능하다. 실행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른 한계도 있다. 고수는 가능한 움직임이지만 하수는 원래부터 할 수 없었던 것일 수 있다.


‘다른 라인에 주도권이 있는가’

‘상대 챔피언과 비교해서 나의 성장 값은 어떻게 되나’

‘우리 팀은 어떤 승리 공식(스플릿, 한 타 등)을 따르는가’

‘내 캐릭터는 우리 팀의 캐릭터들과 어떤 시너지가 발생하는가’

‘내 캐릭터는 어떤 타이밍에서는 어떤 역할을 기대받는가’

‘오브젝트들은 우리 팀에 얼마나 큰 가치를 주는가’

‘어떤 주문(스펠)을 드는 것이 유리한가’

‘상대 챔피언 구성을 볼 때 아이템 트리는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은가?’


지금 올려놓은 질문은 극초급이면서 또한 극소수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해야 한다면 몇백 개 아니 몇천 개가 넘게 해야 할 수 있다. 고수들이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 결국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답을 할 것이다. 자유 의지를 가진 사용자가 자신과 똑같은 자유 의지를 가진 다른 사용자를 게임상에서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그러나 스포츠도 훈련하고 배우듯이 게임도 훈련하고 배울 수 있다. 불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다. 텍스트로는 배울 수 없다는 의미다. 커뮤니티는 한계에 봉착했다.   


해결을 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쉬운 접근은 영상이었다. 사용자들이 핵심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부분들을 발췌해 영상으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최대한 상황을 다각도로 설명하려 했다. 대표적인 회사는 프로가이드다. 유튜브 채널 기준으로 구독자 90만 명 업로드된 영상은 1800개가량 된다. 다만 게임은 주기적으로 패치가 있다. 패치가 있을 때마다 전에 만들어 놓은 영상은 빛을 바랐다. 매번 영상을 다시 갱신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한 개의 상황으로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설명하다 보니까 교보재의 한계가 오히려 더 드러나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으로 끝난 이야기는 아니다.


교육 플랫폼


사용자는 매 순간 상황에 맞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비슷한 상황을 가져와 설명하는 교육 형태는 극적이지 않다. 마치 글로 축구 전술을 배우는 것과 같다. 운동장을 뛰면서 전술을 익히고 적용해야 훈련이 완성된다. 게임도 상황에 안에서 고수에게 배우거나 고수와 같은 수준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기술로부터 배워야 효과적이다. 최초의 인간 중심의 게임 교육 서비스는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어느 날 커뮤니티에 게임을 가르쳐준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처음에는 무료였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게임을 돈을 받고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인지 반대로는 돈을 내고 배워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사람이 찾을지 알 수 없는 것에는 가격이 있을 수 없다. 검증이 완료되고 사람들이 찾게 되어야 비로소 가격이 붙는다. 소비자의 숫자와 필요도에 따라서 가격이 올라가거나 내려갔다. 시간이 지나자 수요가 높은 코치가 수면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수요가 몰리자 이제는 본격적으로 돈을 받고 게임을 가르쳐 줄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 코치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돈을 받기 위한 시스템이었다. 활용된 것은 재능마켓이다. 재능 마켓이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파는 곳이다. 악기를 다루는 법을 가르쳐 줄 수도 있고, 디자인이나 번역과 같은 서비스를 해줄 수도 있다. 인기 코치는 수강생으로부터 결제를 받기 위해서 재능 마켓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사람들은 따라와서 결제했다. 이곳에서 게임을 가르치는 순간부터 소비자들은 이들을 코치라 불렀다. 혹은 스스로 코치라고 표현했다. 프로팀에서 사용하는 코치와 분명 다른 의미다. 그러나 그렇게 부르는 것에는 아무런 상관없다. 사람들이 이들을 코치라고 부르기를 원하면 코치다.

 

누군가에게 게임을 가르쳐주는 것으로 수익이 발생된다는 소식이 산업에 전해졌다. 이제부터는 시장에 선행 진입한 코치들보다 스펙이 뛰어난 코치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전직 프로 선수 또는 전직 코치들이다. 선수이든 코치이든 상관없었다. 잘 가르치면 인기 코치가 되었다. 현장에서의 선수와 코치는 언젠가 때가 되면 은퇴를 해야 한다. 이후 일거리가 필요하다. 이들의 경력은 수강생들에게 신뢰를 주었다. 결국 기존 코치들은 자신이 얼마나 높은 티어를 가지고 있는지를 강조했다면 새로 진입하는 코치들은 선수 또는 팀 코치 생활을 몇 년 했는지를 강조했다. 치열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코치들은 게임에 삶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가진 지식과 재능과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우선 선택지가 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게임을 가르치고 수입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자리는 최상의 선택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언젠가 프로팀의 코치 자리가 날 수도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게임을 가르치고 있었다는 활동 내역도 이력이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인기 강사라는 타이틀을 어필할 수도 있다. 


개인 게임 코치 교육의 단면


대표적으로 게임을 가르쳐 주는 방법은 두 가지다. ① 학습자가 실시간으로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한 영상을 피드백하는 방법, ② 학습자와 같이 게임을 하면서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법. 첫 번째 방식은 가장 일반적이다. 코치의 능력에 따라 교육의 질의 차이만 있다. 또 논란도 없다. 학습자는 상황에 적합한 선택을 코치로부터 듣긴 하지만 결국 그 학습을 현실화해 내는 것은 학습자 자신에게 있다. 따라서 학습자가 스스로의 능력으로 게임을 한다는 측면은 변함이 없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방식은 두 번째다. 학습자는 낮은 랭크 구간에서 학습을 하게 된다. 코치가 학습자와 같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같은 낮은 랭크 구간의 계정이 필요하다. 결국 그 랭크 구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용자가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랭크 구간에 강제로 머문다. 이는 구조적으로 같은 게임에 잡힌 해당 랭크 구간에 있는 다른 사용자에게 피해를 입힌다. 같은 편이라면 시시한 승리를 얻는다. 상대편이라면 억울한 패배다. 사회는 이 방식을 대리 게임의 또 다른 형태로 이해한다.    


게임에 돌입했을 때 사용자와 학습자 외의 다른 게이머들은 이 구간에 그 사용자가 왜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실력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게임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과정을 통해서 학습자는 높은 구간에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더 문제는 이후에 혼자 게임을 하게 될 때다. 이때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같이 게임에 돌입한 게이머들은 낮은 실력의 소유자가 왜 이 랭크 구간에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혼자 스스로 달성하지 않는 랭크에는 학습자에게 맞는 실력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많은 학습자가 코치와 함께 달성한 랭크가 실제 자신이 있어야 하는 랭크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사실은 교육의 의미가 아닌 것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한다. 대부분의 학습자인 소비자들은 순수하게 게임을 잘하기 위한 목적으로 게임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교육에 걸맞은 고랭크라는 결괏값을 얻는다. 그런데 소비자 중 일부는 유사 대리 게임 교육이라는 상품을 선택한다. 돈으로 사면 안 되는 것을 산다. 


이 소비자는 애초에 노력과 열심으로 얻게 되는 실력에는 관심이 없다. 저랭크 시절에 같이 걸린 팀원들의 플레이가 못마땅했을 수 있다. 주변인에게 증명할 고랭크에 포지셔닝되어 있는 자신의 계정만 필요하다. 자기 수준에 맞는 고랭크 사람들과 게임을 해야 한다는 착각을 한다. 결국 시장의 코치들은 순수하게 게임을 배우고자 하는 소비자와 그렇지 않은 소비자를 분류했다. 순수히 자기 실력으로 랭크를 올리고자 했던 소비자들을 위해 양질의 교육을 실현하고자 했던 코치들은 그들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같은 부류로 인식되어 시장 전체가 매도당하지 않아야 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일종의 자기 정화라 할 수 있다. 최근에 등장하는 교육 플랫폼 서비스들은 같이 게임을 하는 방식을 사전에 차단한다. 그 방식의 교육이 애초에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실시간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도중에 코칭을 하거나 혹은 이미 플레이를 한 영상을 보면서 코칭한다. 학습자가 당일 교육이 가능한 코치를 선택해 결제를 하면 대기 코치에게 알람이 가고 매칭이 되면 메신저 채널이 자동으로 개설이 된다. 그 채널에서 교육이 이루어진다. 교육이 끝나면 코치는 교육 종료 버튼을 누르고 교육이 종료되면 학습자는 코치를 평가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기록을 남긴다. 


갖춰진 시스템은 또한 코치들에게는 편리감을 가져다주었다. 코치는 이제 24시간을 대기할 필요가 없다. 교육을 위한 대기 상태가 가능한 시간대에만 대기한다. 물론 플랫폼 초기에는 코치가 몰리는 시간대에 몰리고 빠지는 시간대에 같이 빠졌다. 몰리는 시간대에는 코치 간 경쟁이 심했다. 빠지는 시간대에는 인기 코치가 많이 없어서 소비자 선택지가 좁았다. 결국 학습자의 플랫폼 사용률이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매니징이 필요했다. 


초기에는 코치의 교육 일관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교육이 코치 개인의 지식과 관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그날 코치가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보는 것에 강의 내용이 치중되는 경향이 높았다. 또한 낮은 티어 교육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다. 이는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과 검증된 커리큘럼, 그리고 개발 및 보급되어야 할 교육 스킬에 관한 내용이다. 코치의 개개인의 잠재적 능력 하고는 관련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단순하게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가 정형화되면 문제는 해결된다. 다만 재능마켓과 플랫폼은 대부분 프리랜서 계약이다. 강의도 단발성으로 이루어진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 


최근 출현하는 플랫폼들은 기술로 인한 문제 해소를 목표로 한다. ‘gosu.ai’, ‘senpai.gg’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게임에서 각 랭크 별로 학습자가 해야 할 미션을 부여하고 미션을 달성하게 함으로써 학습을 돕는다. 머신러닝 기술도 활용한다. 학습자가 정보를 제공할수록 가공할 수 있는 학습자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고 이를 통해 분석한다. 반복적인 과정으로 얻게 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자에게 업그레이드된 맞춤형 학습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Your.gg의 플레이 리포트가 대표적이다.

  

이론상으로는 학습자에 맞춤형 교육 실현이 가능하다. 특히 낮은 랭크 구간에서 교육되어야 내용은 범용성이 크다. 상식적이고 정형화가 가능한 내용이 많다. 저랭크 구간의 사용자가 고랭크 구간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많은 소비자가 분포되어 있는 시장의 기술적 요구치(가르쳐야 하는 교육 난이도)가 낮기에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서비스되는 수준보다는 고도화가 필요하다. 특히 실시간 AI 코칭은 현재 거의 초기 단계로 유의미한 수준까지는 상당한 개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게임은 사용자가 게임을 할 때 생성된 정보가 저장된다. 소비자가 정보를 저장한다는 개념을 몰라도 게임사가 알아서 저장한다. 그렇다면 알아서 저장을 안 해주던 시절이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그런 때도 있었다. 먼 과거의 게임은 개인이 저장을 하지 않으면 게임이 종료되었을 때에 정보가 날아갔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하면서 한 번도 저장을 하지 않았다가 컴퓨터가 다운되어 버리면 망연자실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무척 화는 났지만 당시는 누구도 그게 이상한 거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늘날은 게임을 하다가 배터리가 소모되어 폰이 꺼져도 게임 데이터는 저장된다. 그리고 그 정보는 누가 임의로 없애버리기 전까지는 없어지지 않는다. 게임 데이터를 저장하는 이유는 사용자가 정보를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정보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저장을 안 했다는 이유로 정보가 날아갔다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그 게임을 떠난다. 물론 사용자의 게임 정보는 지금도 날아갈 수는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저장을 할 필요는 없지만 그 말이 저장을 해야 하는 이유가 사라졌다는 말은 아니다. 


서비스 초기 운영이 불안한 몇몇 게임은 버그가 발생한다. 발생한 버그로 인해서 생긴 문제를 롤백을 통해서 해결하기도 한다. 롤백이 결정이 나면 얻은 정보들은 전부 날아간다. RPG 장르에서 롤백은 쌓은 경험치, 습득한 아이템 등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소비한 시간과 노력이 다 사라진다. 한번 롤백을 하게 되면 사용자 저항이 심할 수밖에 없다. 게임은 결국 사용자의 노력에 대한 대가로 보상을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방금 이긴 게임으로 인해서 B랭크에서 A랭크로의 승급 전을 치를 수 있게 되었는데 서버가 롤백되어 정보가 날아갔다면 사용자는 RPG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상실감이 생긴다.


이스포츠 게임도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 보관하고 다양한 요청에 대응한다. 데이터는 곧 기록을 의미하기 때문에 공정함과 명확함을 상징한다. 따라서 확보된 데이터의 일부를 공개도 한다. 퍼블리셔는 공개된 데이터로 게임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한다. 사용자가 대상과 매칭이 되는 이유를 받아들일 수 있고 기준의 일관적인 적용을 믿을 수 있게 된다. 한번 신뢰도가 확보되면 사람들은 랭크의 가치를 보장받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자신이 A랭크라고 말을 하면 그 실력을 인정할 수 있다.  


랭크는 일로(elo)에 기반한다. 일로는 체스와 같은 보드게임에서 플레이어 간의 상대적 수준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비디오 게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일로는 그 자체로는 직관적으로 이해되지는 않는다. 이유는 수치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특정 수치에 대해서 그 수치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또는 낮은 수치와 얼마나 실력적으로 간격이 있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일로는 명칭이 다른 경우가 있다. 라이엇 게임즈의 경우에는 MMR(Match Making Rate)라 부른다. 


오늘날의 사용자는 보다 직관적인 형태인 랭크로 대화하기 때문에 일로는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게임사가 일로로 계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시장에서 개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말은 사람들이 필요한 경우에 그 단어를 실제로 사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대리 게임을 랭크 부스팅이라고 하지 않고 일로 부스팅이라고 표현한다. 판매자가 플래티넘 랭크까지 올려드린다는 커뮤니케이션을 해도 그것을 사회가 부를 때는 일로 부스팅이라고 한다. 


일로라는 것이 남아 있다면 일로를 구성하기 위한 정보도 그대로다. 다만 일로를 위해 활용된 정보를 사용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가공이 필요하다. 설명한 바와 같이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한 사용자의 위치가 왜 그 위치인지 일종의 쉽게 이해될 근거를 제시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로를 들어 설명하지만 사용자를 위한 가공 데이터는 일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직 데이터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샘플이다. 킬데스어시스트, CS수급력, 대미지 또 시간대별 퍼포먼스 기대치 등 아주 많다.  


데이터의 확보와 활용


정보의 직관성이 더 높다고 해서 더 높은 신뢰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정보가 더 높은 신뢰도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직관적인 정보가 상황 인지에 대한 더 높은 이해도를 보이는 것은 맞다. 따라서 게임사에게 랭크는 해야 할 일이다. 반대로 게임사에게는 랭크로 보여질 일로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 신뢰도만 확보되면 더 해야 할 것은 없다. 


다만 오늘날 사용자는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한다. 먼저는 자신에 대해서 궁금해했다. 더 높은 실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용자 스스로 실력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편과 상대 편에 대한 분석도 원했다. 나와 게임을 같이 하는 사용자가 어떤 캐릭터를 또 어떤 역할을 잘하는지를 궁금해했다. 트롤인지 아닌지 등도 알고자 했다. 사용자에게 정보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했다. 필요를 발견한 사람들은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바로 전적 검색 사이트다. 오늘날 많은 사용자들이 이 전적 검색을 서비스를 이용한다.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곳을 라이브러리라고 한다.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무언가를 계산하기 위한 목적의 함수가 저장되어 있는 곳이다. 게임에도 라이브러리가 있다. 그리고 라이브러리에 접근하기 위한 규칙을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라고 부른다. API에 대해서 기술적인 지식은 없어도 어떻게 활용이 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 보통 API로 (데이터를) 긁어 온다. 데이터 분석 및 가공을 위해 필요한 사용자의 정보는 라이브러리에 저장되어 있는데 이를 가져오는 방식의 약속이 API 혹은 기술이 API이다.

 

API를 통해서 데이터를 불러온 개발자들은 곧 가공해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전달했다. 전적 검색 사이트는 게임 클라이언트가 제공하는 인게임 정보를 수치, 그래프, 이미지 등을 활용해 최대한 직관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또한 타임라인 등을 표시해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 최근 오피지지와 블리츠닷지지는 데스크톱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공된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 및 실행하면 게임 실행과 동시에 자동으로 여러 설정을 돕는다. 멀티 서치나 인 게임 정보 등이 실행 또는 표시된다. 모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데스크톱 서비스는 사용자가 배워야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알려 줌과 동시에 사용자가 배우지 않아도 게임을 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해준다. 일종에 가이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인게임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주로 알려준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또한 배워야 하지만 배우지 않아도 배운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도 해준다.


프로 선수와, 코치, 관계자들도 전적 검색 서비스를 이용한다. 게임 패치 발생 후 어떤 캐릭터들이 어느 구간에서 승률이 좋은지 어떤 템트리들이 시도되었는지 확인한다. 신인 선수를 발굴할 때도 유용하다. 세계에는 간혹 몇 달 안에 가파르게 랭크가 상승하는 사용자가 있다. 현직 프로 선수들을 분석을 할 때 활용도도 높다. 코치나 감독이 선수의 최근 솔랭 기록을 확인하고 효과적인 훈련을 위한 보완점을 찾는다. 이렇게 보면 코칭스텝에게는 일반 사용자보다 더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

 

특정 소비자는 게이머 자신이 아닌 프로 선수들의 데이터를 관찰하는 것을 좋아했다. 선수의 솔랭 성적을 비교해 최근 폼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한다. 평소에 봐오던 고수 신인에 대한 기대감도 갖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대회를 많이 보고 대회에 진지하다. kda.ai는 사용자의 리그오브레전드 퍼포먼스를 분석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분당 골드, 분당 CS, 캐리력, 포지셔닝, 딜 기대치, 스노우 볼링 등을 계산해 어떤 사용자가 더 나은 퍼포먼스 기대 값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앞에서 설명한 선수간 데이터 비교도 할 수 있다. 개발자는 LCK 팀 경쟁력을 높이고 방송의 재미를 배가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끝으로 플랫폼은 다양한 분야로의 연계가 쉽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과 커뮤니티 서비스는 교육 플랫폼으로 진출이 용의 하다. 토너먼트 플랫폼도 교육 플랫폼과 데이터 분석, 커뮤니티 서비스로 진출하기 좋다. 반대로 교육 플랫폼도 데이터 분석이나 토너먼트 플랫폼으로 진출할 수 있다. 또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2022년 lvup.gg는 라이엇 게임즈의 아마추어 대회 서비스 파트너다. your.gg는 라이엇 게임즈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파트너사다. 서비스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퍼블리셔가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협업을 통해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확인만 되면 본격적인 투자는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 근미래에는 스트리밍 플랫폼 회사 또는 퍼블리셔가 플랫폼 관련 서비스에 직접 진출하거나 기존 회사들을 인수 합병 할 것으로 판단된다. 최종적으로는 여러 종류의 이스포츠 관련 플랫폼 서비스가 한 곳에 다 담겨있는 일종의 메가 플랫폼이 출현할 수도 있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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