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s Toy Workshop
저는 FPV 드론을 날립니다. 드론에 카메라를 달고 그 영상을 눈에 꼭 맞는 고글형 모니터로 보는 거죠. 내가 날고 있는 느낌이 들어 어린아이처럼 좋아해요. 그런데 이렇게 조종을 하다 보면 드론이 움직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몸을 흔들지요. 앉아서 날리지 않으면 상당히 어지럽습니다. 그래서 작은 낚시 의자를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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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심때 잠깐씩 날리는 드론에 아무리 작은 의자라도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의자를 꺼내는 것도 귀찮아질 만큼 몸과 마음이 무거워진 탓인지 요즘은 그냥 서서 날리곤 해요. 오른쪽이나 왼쪽을 회전할 때마다 '이건 내가 아니라 드론이야 드론' 하고 주문을 외워야 하는데 이것도 익숙해지니 그 어지러움까지 즐기게 되더라고요. '이건 어제 마신 술이 깨지 않아서 그런 거야' 하고요.
그러나 항상 그렇듯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드론을 날리려면 조종기도 꺼내야 하고 드론 배터리를 꺼내서 드론에 끼워야 하고 FPV 고글도 꺼내야 합니다. 손이 2개뿐인 저는 조종기든 드론이든 잠시 땅바닥에 놓아야 하지요. 앉아서 준비하나 서서 준비하나 귀찮기는 마찬가지지만 눈이 잔뜩 와서 땅이 축축할 때나 요즘처럼 비로 땅이 흙투성이가 된 때는 영 불편하더라고요.
두 손으로 어떻게든 드론 비행을 준비해 보려고 해봤는데 드론이나 조종기가 자꾸만 땅에 떨어집니다. 스파이더맨의 닥터 옥토퍼스와 마음이 연결되었지만 그런 멋진 팔을 만들자고 달려들었다가는 빌런이 되어버릴듯합니다. 그러는 사이 드론은 더 못 날리겠지요.
https://brunch.co.kr/@matthewmin/70
2016년부터 사용하던 드론 가방을 개조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케아에서 산 제 드론 가방은 앞에 망사로 된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 여분의 프로펠러를 넣어 다녔는데 이번에는 플라스틱 판을 넣을 생각입니다.
https://brunch.co.kr/@matthewmin/164
가방 앞에 벨크로 테이프로 드론을 고정할 수 있도록 이런 액세서리도 달았었는데
판과 함께 고정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구멍을 뚫고
너트로 조입니다.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크기의 너트라 다시 끼우는데 애먹었네요.
이제 이 판위에 드론이나 조종기를 잠시 올려둘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판이 아래로 떨어질 테니 평평하게 만들어줄 무언가 더 필요합니다.
드론을 고정하는 벨크로 테이프가 딱 여기 어디쯤 잡아주면 좋을 거 같아요.
벨크로 테이프는 털이 있는 곳은 어디든 잘 붙으니 털이 있는 부분을 이렇게 잘라
가방 바깥쪽에 붙여 주었습니다.
가방을 들고 있으면 이렇게 잠시 물건을 놓을 공간이 생깁니다.
물론 이 공간도 넉넉하지는 않지만 드론에 배터리를 끼울 때나 고글을 꺼낼 때 잠시 드론과 조종기를 놓기 좋아요.
이제 이렇게 서서 드론을 날릴 수 있습니다. 드론에 흙 한 톨 묻히지 않고 말이죠.
이렇게 가방을 개조해 좋다고 드론을 날리다가 또 풀숲에 떨어트려서 한참 수풀 사이를 헤맸습니다. 물론 드론은 다시 흙투성이가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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