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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thew Min 민연기 Sep 27. 2022

동글동글 타이타닉 만들기

MAtt's Toy Workshop

한참 전에 타이타닉 모형을 사고는 가끔 생각날 때마다 꺼내 어루만져 보다가

https://brunch.co.kr/@matthewmin/246


누군가 타이타닉 모형에 조명을 만들어 넣은 것을 보고 따라 해 보기도 하고

https://brunch.co.kr/@matthewmin/251


조명도 넣은 김에 초음파 진동자로 연기도 모락모락 피어오르게 만들었지만

https://brunch.co.kr/@matthewmin/253


이렇게 타이타닉 모형을 끝내기에는 너무 아쉽습니다. 모형 만들기는 색칠을 해 주어야 하거든요. 안 그럼 장난감이 됩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건 장난감이지만 이렇게 실제로 있었던 탈것은 당시 자료를 참고해서 꼼꼼히 재현해 주어야 해요. 이 동글동글 타이타닉은 실물 재현이 핵심이니까요.



당시 촬영된 사진은 흑백이 대부분이라 영화 타이타닉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스크류는 구리색으로 칠하고 광택을 더해주었습니다.



선박의 바닥 빨간색은 어패류가 붙지 않도록 코팅을 한다고 해요. 저는 밝은 빨강과 갈색을 준비했습니다. 밝은 빨강을 칠할 때는 기분도 밝아졌는데 갈색으로 명암을 더하고 보니 원래 플라스틱 색과 별로 차이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기분도 어두워졌습니다.



다른 색을 칠하기 전에 LED와 전자 회로가 있는 부분을 마스킹 테이프로 가려줍니다.



애써만든 투명한 창문을 페인트가 가리면 안 됩니다. 일일이 마스킹 테이프를 붙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마스킹 졸이라는 물건을 찾았어요. 이렇게 바르면 마르면서 마스킹 테이프같이 됩니다.



처음 써보는 거라 요령이 없어서 원하지 않는 곳까지 발라졌습니다. 떼어내느라 애를 먹었어요.



이제 검은색을 칠해 줍니다. 어두운 파란색으로 명암을 더해 주려고 했는데 먼저 칠한 검정이 너무 진해서 그냥 검정으로 남아 버렸습니다.



창문은 2층에도 있어서 다시 마스킹으로 가려주었습니다.



대륙에서 출시한 이 모형은 정말 현실적인 타이타닉 모형이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난간이 없어요.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이 다가오는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벌리는 명장면은 난간 없이는 불가능한 겁니다. 디카프리오랑 윈슬렛이 양팔 벌려 떨어져 버릴지 모릅니다. 아애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할지도 모르지요. 난간을 위해 모기장 한 칸을 조심스럽게 잘라냅니다.



조심스럽게 붙여줍니다. 이제 타이타닉의 연인이 가능해졌습니다. 모기장으로 만들었으니 모기도 함부로 침입할 수 없는 겁니다.



남은 부분도 에어브러시로 칠해줍니다. 하얀색을 강조하려고 파란색을 조금 섞었는데 너무 많이 들어가서 2번이나 다시 칠했어요. 책상 스탠드의 노란 조명에 파란색이 안 보이더라고요.



아주 작은 부분을 칠할 때 저는 붓 대신에 이쑤시개를 잘 사용해요. 더 가늘게 깎을 수도 있고 그냥 버려도 되거든요.



미처 광섬유를 넣을 수 없는 곳은 이렇게 노란색을 칠해 주었습니다.



먹선을 넣어 줍니다. 옛날에는 검정 페인트를 시너로 희석해서 사용했는데 요즘은 이렇게 묽게 희석된 페인트가 있어서 편리합니다. 시너를 묻힌 면봉으로 남은 부분을 닦아내면 됩니다. 시너지만 빨간 아크릴 물감은 녹이지 못합니다.



먹선 페인트 색도 다양해서 이렇게 하얀색에 사용할 회색도 있습니다. 이걸 닦다 보면 면봉이 많이 버려지는데 화장지를 가늘게 말아서 사용해도 되더라고요.



무게감을 주기 위해 은색 페인트를 붓에 아주 조금 묻혀 문질러 줍니다. 너무 많이 칠하면 장난감 같아 보이지만 나중에 무광으로 코팅해서 은색을 회색으로 만들어줄 생각이에요. 처음부터 회색으로 해도 되지 않냐고 물어보신다면... 그럴걸 그랬네요.



파스텔로 명암을 더해 줍니다. 저는 이때를 가장 좋아하는데 장난감이 모형으로 바뀌는 순간이거든요. 어떤 얼룩이 생길지 가만히 상상해 보는 것도 즐겁고요.



함께 구입한 갑판입니다. 얇은 나무를 레이저로 가공한 스티커인데 상당히 정밀합니다.



색도 더 손 데 지 않아도 될 만큼 좋아요.



아쉬운 점이라면 이것만으로 모든 나무 갑판이 끝나지 않아요. 2층에 살짝 보이는 갑판은 남은 스티커를 가늘게 잘라 한 장 한 장 붙여 주었습니다. 이때 1차로 실명의 위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색은 다 칠했으니 마스킹 테이프를 제거하고



스팀이 올라오도록 굴뚝이 조립될 자리에 나무 갑판도 구멍을 뚫어 줍니다.



노란색 굴뚝 4개가 준비되었습니다.



초음파로 만들어진 수증기가 다른 틈으로 나오면 안 되니까 코팅액을 꼼꼼하게 발라주었습니다.



스팀 엔진을 갑판과 함께 조립하고



초음파 발진 회로에 연결해 줍니다.



이제 거의 다 왔어요. 배에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는 구명정을 끼우고 앞뒤에 돛대를 조립합니다.



이제 전체적인 명암을 파스텔로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페인트 위라서 파스텔이 쉽게 지워지지는 않겠지만 파스텔 가루를 고정하고 색도 차분하게 가라앉도록 무광 투명으로 코팅을 합니다. 모델 전용 페인트는 비싸니까 저는 철물점 락카 스프레이를 좋아해요.



유광 색은 마지막에 칠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눈에 힘을 빡 주다가 두 번째 실명의 위기를 겪게 됩니다.



처음 칠했던 스크류도 조립하고요. 가운데 스크류는 날개가 4장이던데 여기는 3장입니다. 그래도 정말 귀여워요. 이 동글동글 타이타닉에서 가장 귀여운 부분입니다.



이제 창문을 막았던 마스킹을 제거합니다. 상처에 딱지 떨어지듯 퐁 하고 떨어지는 게 즐겁습니다.



타이타닉이 인쇄된 스티커를 붙여 줍니다. 판막이 처럼 문질러 글자만 붙이는 방식인 줄 알았는데 그냥 스티커입니다. 후미에 금색 'TITANIC' 스티커는 영 볼품이 없어 쓰지 않기로 했어요.



남은 러너를 촛불로 녹여 당겨 플라스틱 실을 만듭니다. 크기에 맞춰 잘라 돛대를 고정하는 선으로 사용할 거예요.



원래 배 모형은 실로 만드는데 이 타이타닉은 너무 작아 정말로 시력을 잃어버릴지 모르거든요.



하지만 마지막 타이타닉 글자를 쓸 때 다시 시력을 잃을 위기를 만나게 되죠.



완성입니다. 가장 앞에 굴뚝은 쉽게 열리도록 만들어 두어서 주사기로 물을 넣을 수 있습니다. USB를 연결하고 바닥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선실 창문으로 조명이 켜지고 굴뚝에서 연기가 폴폴 피어오릅니다.



가장 뒤에 굴뚝은 장식으로 환기구로 사용되었다고 하니 앞에 3개 모두 연기가 나면 좋겠지만



초음파 발진기 한 개에 여러 가지 모양의 날개를 만들어 봐도 작은 공간에 별다른 공기 흐름 없이 3군데로 나누는 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가습기에는 팬이 들어가기도 하죠.



이것으로 긴 시간 함께했던 동글동글 타이타닉 만들기는 끝이 났어요.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편집했습니다.

https://youtu.be/T4mz8vekeKQ


힘들었고 즐거웠고 아쉽기도 했지만 행복했습니다. 타이타닉이 만들어지던 시절의 이야기와 당시의 공학 기술들을 조사해 보기도 하고 그 배와 함께 사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머릿속에는 계속 이 음악이 떠나지 않는 걸까요?

https://youtu.be/sKDJxDKNA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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