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갇힌 너를 사랑해.

계절이 지나도 결국 또 다음 계절에 니가 있어.

by maudie

계절에 갇힌 너를 사랑해.


어떤 계절로 너를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 그런데 어떤 계절이라고 딱히 너를 명명할 수 없겠더라. 내가 너를 사랑한 계절이 다만 한 계절이 아니었기에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어. 그저 너를 어떤 계절로 명명하기엔 너는 내게 너무 큰 세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너는 내게 꽃향기 가득한 봄이 되기도 하고, 뜨거운 마음 같은 햇살을 가진 여름이기도, 알록달록 예쁜 빛깔에 기분 좋은 선선한 바람이 부는 금세 지나가버릴 아쉬운 가을이기도 하고, 춥지만 따뜻한 것들로 온기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겨울이기도 해서. 감히 어떤 계절이라 명명할 수 없겠지만 분명 사계절 내내 너는 어디에나 있어. 비록 지금 내 손을 잡아주진 않지만, 여전히 너는 내 계절에 갇혀있어. 나를 사랑해주던 그 따뜻한 눈빛으로 나를 보고, 포근한 향으로 감싸주며 그렇게.


언젠가는 너도 내게서 계절이 지나듯 지나야 함이 분명한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흐릿해져 구분할 수 없어야 함이 진실로 분명한데. 어째서 너는 내게 더 또렷이 남아 있는 건지. 어째서 계절처럼 흐르지 않고 내내 갇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 아니 어쩌면 계절과 같이 흐르지만, 너를 어떤 계절에 한해 담을 수 없어서, 모든 계절에 니가 있어서. 그래서 니가 지나가지 못하고 다시 시작되고 또다시 시작되고, 그렇게 반복되는 것이 아닐까. 결국은 내 계절의 너는 지나갈 수 없겠구나. 언제까지고.


계절이 지나도 결국 또 다음 계절에 니가 있어. 그리고 나는 너를 벗어날 수 없겠구나. 어떤 계절이 되어 너를 그리워하는 거라면, 그 계절만 버티고 견디면 되는데 나에게 너는 사계절 내내 남아있어 이 계절이 지나고 다음 계절이 와도 또 너여서. 나는 내내 너의 계절에 갇혀있겠구나. 언제나 그렇듯 당연하게 흐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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