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바람

#30.

by 마음밭농부

살다 보면

두 눈 감게 만드는 세월이 있고

미소 짓게 만드는 세월이 있다.

바래 진 색으로 스치는 세월이 있고

선명히 가슴에 새겨진 세월이 있다.

그런 세월의 기억들이 내 마음에 바람 부는 동안

나는 걸어갈 수 있고 미소 지을 수 있으며

사랑을 기억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마지막 시간과 만날 수 있으리라.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가슴 웃으며 만나리라.




살다 보면 슬플 때도 있고 가슴 벅찰 때도 있지요.

다 보면 사랑할 때도 있고 상처받을 때도 있지요.

그런 기억들이 모여 세월이란 바람으로 마음속에 살아 있죠.


어느 날 그 세월의 바람이 마음을 스칠 때

잠시 잊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 마음을 물들이죠.


어찌 보면 우리 삶은 그런 세월을 쌓아가는 과정일 수 있어요.

시처럼, 소설처럼, 영화처럼 말이에요.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쌓인 세월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현명하게 만들며 견디게 만들죠.


힘든 시기가 찾아오든 행복에 겨운 순간이 찾아오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시간들이 쌓여

우리네 힘겨운 걸음에 등 밀어주는 힘이 된다는 것이에요.


그런 추억들이 함께한다면 힘차게 걸을 수 있어요.

시간 지나면 이별의 추억조차 미소 짓게 만들죠.


지금의 시간을 지금으로만 보지 말아요.

지금은 곧 어제가 되고 조금 지나면 세월이 되죠.

그 탈색의 과정에서 불순물은 걸러지고

우리네 삶을 지탱해주는 양분만 남아

우리 가슴속에서 바람으로 살아남죠.


그 바람 불어오는 동안은 우린 살아있고, 살아갈 수 있죠.

아픔이 몰아쳐 오더라도 눈물이 짓눌러도

웃을 수 있는 건 그 바람이 불어다 주는 벅찬 세월 때문이죠.


그 세월 켜켜이 쌓아지는 어느 날

우린 영원히 웃을 수 있는 세월을 만나는 거예요.


그 세월 기억하며 우리 걸어가요

그렇게 힘차게 함께 걸어가 보아요.


마음밭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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