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두 눈 감게 만드는 세월이 있고
미소 짓게 만드는 세월이 있다.
바래 진 색으로 스치는 세월이 있고
선명히 가슴에 새겨진 세월이 있다.
그런 세월의 기억들이 내 마음에 바람 부는 동안
나는 걸어갈 수 있고 미소 지을 수 있으며
사랑을 기억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마지막 시간과 만날 수 있으리라.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가슴 웃으며 만나리라.
살다 보면 슬플 때도 있고 가슴 벅찰 때도 있지요.
살다 보면 사랑할 때도 있고 상처받을 때도 있지요.
그런 기억들이 모여 세월이란 바람으로 마음속에 살아 있죠.
어느 날 그 세월의 바람이 마음을 스칠 때
잠시 잊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 마음을 물들이죠.
어찌 보면 우리 삶은 그런 세월을 쌓아가는 과정일 수 있어요.
시처럼, 소설처럼, 영화처럼 말이에요.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쌓인 세월은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고 현명하게 만들며 견디게 만들죠.
힘든 시기가 찾아오든 행복에 겨운 순간이 찾아오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시간들이 쌓여
우리네 힘겨운 걸음에 등 밀어주는 힘이 된다는 것이에요.
그런 추억들이 함께한다면 힘차게 걸을 수 있어요.
시간 지나면 이별의 추억조차 미소 짓게 만들죠.
지금의 시간을 지금으로만 보지 말아요.
지금은 곧 어제가 되고 조금 지나면 세월이 되죠.
그 탈색의 과정에서 불순물은 걸러지고
우리네 삶을 지탱해주는 양분만 남아
우리 가슴속에서 바람으로 살아남죠.
그 바람 불어오는 동안은 우린 살아있고, 살아갈 수 있죠.
아픔이 몰아쳐 오더라도 눈물이 짓눌러도
웃을 수 있는 건 그 바람이 불어다 주는 벅찬 세월 때문이죠.
그 세월 켜켜이 쌓아지는 어느 날
우린 영원히 웃을 수 있는 세월을 만나는 거예요.
그 세월 기억하며 우리 걸어가요
그렇게 힘차게 함께 걸어가 보아요.
마음밭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