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의 주식 고충
요새 주식 관련 글을 몇 개 브런치에 남겼는데 그게 조회수가 꽤 나온다.
"아 주식이 요즘 대세라더니 주린이 입장에서 쓴 글이 먹히는구만" 이런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더 노를 저어보고자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해 남기기로 했다.
대략 이런 글들이었다.
https://brunch.co.kr/@maven/119
https://brunch.co.kr/@maven/124
이제 어느덧 나는 주식 3개월 차가 되었다.
한창 주식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을 나이.
2개월 째까지는 거의 매일 주식 차트를 들여다 보았고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차트를 보면서 나름 재미도 있었는데
이제는 다소 시큰둥해져서 관련 책들을 몇 개 섭렵하며 보고 있다.
그렇다고 딱히 책이 온전히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주식이 하락할수록 마음을 비우자는 심경으로 책을 본다.
몇 권의 책을 읽다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얘기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이야기.
오늘은 왜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게 어려운지에 대해
주린이 입장에서 얘기해 보려 한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건,
반등할 때 사서, 살짤 내릴 때 사라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코스피 지수를 얘로 들어 설명해 보자면,
2020년 3월 19일 경 코스피 지수가 1,400~500p 대로 가장 떨어지다가
이후 조금씩 반등했으니, '무릎' 시점이 되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샀다가
지난 금요일 3,000p 미만으로 떨어졌으니 팔면 된다.
즉, 발바닥에서 무릎으로 올라온 시점에 사서
머리에서 어깨로 내려온 시점에 팔라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올라가는 '무릎'인지, 또 내려가는 '어깨'인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식시장을 바라보던 게 지난 9월 쯤 부터였는데
그 때 SNS 데이터를 보면서 가장 뇌리에 박혔던 게
"매수는 타이밍, 매도는 예술이다"라는 얘기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말이 무릎, 어깨 얘기보다 더 와 닿는다.
작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면 무릎 시점과 어깨 시점을 나 같은 주린이들만 몰랐던 건 아닌 것 같다.
작년 내내 전문가들이 했던 얘기를 되짚어보면 곧 조정이 올거다, 위험하다,
주가가 이렇게 오를 상황이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던 것이 기억날거다.
하지만 주가는 계속 올랐고 머리에서 어깨로 떨어졌다고 판단했던 시점을 지나면
다시 머리로, 아니 그 머리 이상으로 계속 우상향을 이어갔다.
마치 처음에 170cm의 키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 키가 서장훈.
그러니까 그 사람의 키가 몇 cm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깨의 높이를 알리 만무하다.
위에서는 작년 1월부터 최근 1월까지의 코스피 지수만을 놓고 설명했으니까
마치 지난 주 금요일이 어깨인 것 아냐? 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작년 차트를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 나온다.
작년 2월과 6월 사이에 있는 코스피 지수 모양이다.
6월 중순이 '어깨'같지 않은가?
만약 내가 저 때 샀었으면 나는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저 때의 차트만 놓고 보면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2월의 최고점,
2,200p를 거의 회복했을 때였다.
지금은 코스피 지수를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삼성전자 주가를 보면 더 그렇다.
동일 시점에 삼성전자 주가는 더 요동을 친다.
물론 주가 폭락 이전의 주가인 6만원 대에 못마치는, 약 57,000원의 주가를 형성하기는 했지만
코스피 지수로 볼 때보다 더 등락폭이 심하다.
내가 만약 4월 초에 들어가서 6월에 여전히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있었다면
저 시기를 과연 잘 버틸 수 있었을까?
아니, 차라리 내 돈으로 했으면 그래도 어쨋든 돈을 벌고는 있었으니 버텨 볼만했겠지만
만약 대출금이었다면? 정말... 피가 말랐을 것.
내 생각에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려면,
- 무릎이 어디인지 알아야한다. 즉, 해당 주식의 저가, 적정가, 고가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한다.
- 어깨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 내돈내산이어야 한다.
- 주변에서 알려주는 매수 타이밍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매도 타이밍을 알 수 없으니까.
만약 정말 믿을 수 있는 정보라는 생각이 들면 분할매수를 한다.
처음에는 한 주를 사서 시세의 움직임을 보고, 더 안 떨어질 것 같으면 2~3주를 추가 매입하고
계속 오르겠다는 스스로의, 정말 스스로의 판단이 들면 그 때 좀 더 많은 분량을 태운다.
- 그런데 그렇게 분할매수하다가 이미 매수 타이밍을 놓치면 어떻하지?
그 정도 1~2주만에도 매수 타이밍을 못 잡을 주식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인 경우가 많다.
혹은 확 올랐다가 확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주식에 많은 금액을 태우면 결국 ... 우리만 손해볼지도.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팔라는 얘기는,
내 생각에 단기 투자를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닌 것 같다.
내가 겪은 이 몇 달 간의 주식 시장은, 절대 하루 하루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무릎과 어깨는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 그때가 무릎, 어깨였구나.. "를 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