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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확고할수록 현재가 사라져 간다

행복하려고 투자 공부를 시작했는데..

by 제미쓴 일단 해봐

여러 건의 투자들을 겁 없이 저질러(?) 놓았던 시기였다.


돈, 재테크와는 거리가 멀게 살았던

그동안의 삶이 무색 정도로

투자의 세계에 어설프게나마 발을 들여놓자

무서운 속도로 빨려 들어갔다.

공부하고 싶고, 알고 싶은 내용이 무궁무진했다.

책, 블로그, 주로는 유튜브로 배워나갔다.


하지만 하루의 일상 중에 대부분의 시간은

해야 할 일이 짜여있었다.

회사에 출퇴근을 하는 시간, 일하는 시간,

그리고 아이들을 하원/하교시키는 시간,

저녁을 요리하는 시간,

아이들을 돌보고 씻기고 놀아주고 재우는 시간을 빼면


아무리 이른 퇴근 후에 잠시 공부를 하고 온다고 해도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unsplash의 Pablo Heimplatz


스터디 카페에 있는 하루 1시간 정도는

책을 읽고 생각을 반복하며

다른 짜투리 시간에 이어폰으로 유튜브를 들으며 다녔다.


출근, 퇴근의 모든 이동 시간

점심시간(구내식당에서 빨리 먹거나 회사 인근을 걸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

약속이 있는 경우,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이동 시간

아이들이 잠든 후


투자 공부를 시작하며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들었다.

열심히 준비하면 나도 할 수 있다고 믿었고, 점점 더 우리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아내는 내가 짜증이 줄고

긍정적으로 변해간다며 좋아했다.


unsplash의 Luke Ellis-Craven


하지만 모든 신경이 투자와 재테크 공부로 쏠리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중에도 유튜브를 보거나

가족과의 시간을 줄여가며

강의를 듣고 임장을 다니기도 했다.


한동안 지켜보던 아내가 말했다.


"자기가 미래를 꿈꾸고 공부하고 준비하는 것은 좋은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있는 것 같아.


가족 모두를 위해서 그러는 것은 충분히 알지만

막상 그 목표를 위해 가족과의 시간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ㅠ"




목표가 확고해지고

꼭 이뤄내고 싶다는 욕구가 강력해질수록

이상하게도 행복하지 않았다.


뭔가 희망을 가지는 것 같기는 한데

즐거움보다는 초조함이

여유보다는 조급함이 주로 드는 감정이었다.


분명히 시작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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