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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Feb 13. 2023

아이들을 등원시키지 않을 수 있는 날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는데 내가 행복한 하루(D-688)

나에 대해 깨닫기

몇 년 전인가,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으로 가는 등원길에

하염없이 눈이 왔다.

어린이집 옆의 공원에 수북이 눈이 쌓일 정도로,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 너무 좋은 날이었다.

그날은 갑자기 그렇게 하고 싶었다. 어린이집 대신 공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마음껏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공원 이곳저곳을 다니며 놀았다.



뜻밖의 횡재를 한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에 내 마음도 벅차올랐다.

이렇게 쉬운데,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에 아이들은 좋아하는데..


나는 그럴 때 행복한 사람이다.


회사에서 처음으로, 1년이 넘는 육아휴직을 한 아빠가 되었기에

가능한 하루였다.


출근하는 아침이었다면 눈이 오거나 말거나

바쁘게 손을 잡아끌고 어린이집으로 뛰듯이 걸어갔을 것이고

"아빠! 우리 여기 눈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될까?"

라는 아이들의 물음에

"안돼.. 우리(사실은 아빠가) 늦었어 빨리 가야 돼"

라고 답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서 행복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살 수는 없을까?

그 행복에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시간>이었다.

그때부터 시간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러려면 회사 밖의 삶을 계획해야 했다.




https://brunch.co.kr/@may1st/64


처음에는 우리가 꿈꾸는 것이 <퇴사>라고 믿었다.

직장인들은 늘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와 아내는 각각 16년, 20년을 직장인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막연한 퇴사는 답이 아니었다.

현재에서 벗어나는 것이지, 미래로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은퇴는 어떨까?

치열한 공부와 도전으로 경제적인 부분을 일부 해결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소비 수준의 적절한 통제

 - 명확한 재정적 목표가 있어야 그에 따른 준비를 할 수 있으며

 - 소비 통제가 없다면, '회사 벗어나기'가 아닌 '부자가 되기'를 시도해야 한다

2. 회사 밖에서 돈을 버는 연습

 -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지, 그렇게 되려면 뭐가 필요한지

 - 그리고 회사를 다니는 동안 작게라도 시도해봐야 한다


사진: Unsplash의 Priscilla Du Preez


그래서 우리는 <퇴사>가 아니라

<회사 밖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목표라고 생각한다.


얼마가 필요한가?

어디에 살고 싶은가?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이 모든 질문은 결국 나와의 대화를 통해,

나 자신이 결정할 수밖에 없다.


나는 얼마가 필요한가?

나는 어디에 살고 싶은가?

나는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회사 밖의 삶을 준비하는 것은 이토록 처음부터 주도적인 일이다.

복잡한 길을 찾아나가기 위해 한 걸음을 내딛는 것과 같다.


그 시작과 상상 만으로도 즐거움이 크다.

즐거움이 월요병을 이길 수 있을 때까지! 힘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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