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 별 Jan 19. 2024

방울이의 여행

살면서 참 다양한 만남을 경험할 거야

거세게 비가 오는 날 드디어 방울이는 다시 빗방울이 되어 세상에 내려가요.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정확히는 몰라도 종착지가 어딘지는 알고 있죠.

방울이는 산기슭에 떨어졌어요.

거기서 작은 시냇물을 만났죠.

"시냇물아 안녕~난 방울이야"

"안녕 방울아~어디 가고 있니?"

"응 나는 바다에 가고 있어~너는?"

"나도~우리 같이 갈까?"

둘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같이 여행하기로 했어요.


"근데 넌 어쩌다 빗방울이 된 거야?"

"아 난 원래 선유 컵에 있는 물이었는데 선유가 가족들이랑 여행을 가버려서 

컵에 계속 있다가 날이 건조해 공기 중에 증발했어. 

그러다가 구름 집에 가게 된 거지.

거기에는 여기저기서 온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말 다양한 애들을 많이 만났다니까"

"그래? 어떤 애들을 만났는데"

"응 어떤 아이는 꼬맹이들이 노는 수영장의 물이었대.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니 

아이들이 수영을 하러 안 오니까 마르다가 결국 증발해 나처럼 구름 집에 오게 된 거지.

어떤 애는 어떤 여자의 눈물이었다나?

하여튼 여기저기서 각기 다른 사연으로 모인 애들이 한가득이었어.

우린 잠시 구름 집에 머물렀다 집이 꽉 차니까 구름이 문을 열어 버렸어.

그래서 와르르 다시 세상에 떨어진 거야.

난 평소 산을 좋아해서 산 쪽으로 가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여기 떨어져 너를 만났네"

"아 그랬구나 난 여기서 오랫동안 있었어. 내가 있던 곳은 원래 햇빛이 잘 안 들어서 

대부분 너처럼 증발하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며 살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사람들이 나무를 베어 가는 바람에 햇빛이 들기 시작해서 이사하기로 마음먹었지.

이왕 이사 가보기로 한 거 멀리까지 가고 싶어 바다에 가기로 했어."


둘이 얘기하고 가다 보니 금세 산 중턱까지 내려오게 됐어요. 

거기서 계곡이를 만나게 됐어요.

"계곡아 안녕 우리는 바다로 가는 중인데 너는 어디 가?"

"나도 바다로 가는 중이지~"

"아 그래 그럼 우리 같이 갈래?"

"너희처럼 그렇게 천천히 가서 바다에 언제 갈래? 난 빨리 가야 해. 너희들끼리 천천히 오렴"

계곡이는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하며 빨리 가버렸어요.


방울이는 가면서 한차례 빗방울들과 또 만났고 강이라는 아이도 만났어요.

"세상엔 구름 집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아이들이 있구나"

하고 방울이는 생각했어요.

오다가 강을 만났을 때 시내는 너무 힘들다고 좀 쉬다 온다 길래 방울이는 부지런히 혼자 바다로 갔죠.


바다에 도착하니 계곡이도 있었고 구름 집에서 만난 친구들도 있었어요.

다시 만나니 더욱 기뻤어요.

구름 집을 떠날 때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싫었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참 신기했어요.


여기서 좀 기다리다 보면 시내도 다시 만나고 또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겠죠?

방울이는 또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며 설레했답니다.

이전 11화 할아버지가 남긴 생각의 흔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