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열두달 흔들리는 꽃: 5월 Flowers

5월 Flowers_작약/캄파눌라/망개/청보리

by 문혜정 maya



'일년, 열두달 흔들리는 꽃'은 매월,

하나의 에세이와 그 달에 어울리는 꽃과 사진을 정리한 이야기, 총 2개의 글을 발행합니다.








5월_May Flowers

작약/캄파눌라/망개/청보리










드디어 5월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매월 첫번째 월요일에 에세이를, 마지막주 금요일에 그달의 꽃을 올리다 보니 사실 5월의 꽃에 대한 이야기지만 6월을 앞둔 지금도 정점에 있으니 구하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5월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때문에 카네이션이 꽉 잡고 있지만 사실 장미와 작약의 계절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도 5월 14일에는 로즈데이도 있고(정체불명의 기념일이지만), 스무송이의 장미를 받는다는(이것도 정체불명의 전통이지만) 성년의 날도 있어 장미를 찾는 사람들은 종종 있지만 아쉽게도 작약의 날이 없다.

하지만 5월에 결혼하는 신부들이 선택하는 1순위 부케가 작약 부케이다. 그만큼 크고, 화려하고 그러한 계절인 5월을 대표한다. 핑크색의 작약을 가장 흔히, 많이 볼 수 있지만 작약의 컬러와 형태는 매년 계속 추가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다. 사실 작약에 대해서는 더 덧붙일 말이 없다. 작약 한대를 들여와 봉오리부터 만개하고, 또 시드는 모습까지 보는 것은 죽기 전에는 꼭 해봐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여러가지 가족 행사로 꽃값이 늘 고공행진을 하는 5월에도 숨통을 트일만한 꽃이 있긴 하다 종꽃, 초롱꽃이라고도 불리는 캄파눌라이다. 긴 줄기에 작은 종 모양의 꽃들이 아래부터 위까지 촘촘히 달려 있는데,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도 천천히 모두 피어난다. 그러다보니 꽤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가격도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선택할만한 컬러 옵션도 핑크, 화이트, 연보라 등 서너 가지 된다. 이보다 더 덕이 깊은 꽃이 있을까?

물을 못 먹은 상태에서는 종 모양 꽃이 구겨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줄기끝을 사선으로 자르고 깨끗한 물에 넣어 서늘한 곳에 두면 금방 물이 올라 댕그란 모양이 살아난다. 하지만 꽃잎이 얇아서 찢어져 버리거나 이미 말라버린 상태라면 복구가 잘 안된다. 분화가 아닌 절화라면 주변에 이파리들을 잘 정리해 주는 게 깔끔해 보이고 진무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5월에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조금 다른 것이다. 꽃이 아닌 것들.
5월에는 청보리와 망개가 나온다. 우리가 아는 그 보리와 망개떡을 감쌀 때 쓰는 그 망개의 열매이다. 보리가 익어 노르스름한 색을 띄기 전, 작은 알갱이는 달렸되 아직 작고 익지 않아 파릇한 보리와, 지그재그 라인으로 휘어진 나무 가지에 작은 청포도같은 알갱이가 탐스럽게 다려 있는 망개는 딱 5월처럼 싱그럽다. 망개는 청미래 덩굴이라고도 부르는데, 툭 치면 후두둑 떨어지는 열매는 버리지 않고 모두 모아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놓으면 너무 예쁘다. 시간이 지나면 천천히 붉은 빛으로 익어가는데 생각보다 금방 썩지 않아서 며칠은 볼 수 있다. 실내가 특히 건조하다면 서서히 말라간다.






청보리는 시기가 아주 짧지만 그렇기 때문에 싱그러운 이 계절을 표현하기 좋은 소재다. 줄기가 가늘고 속이 비어있어 자칫 잘못하면 후두둑 다 꺾여버리므로 부케를 만들때는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좋다. 다른 꽃들이 다 시들고 난 뒤에도 남아서 말리면 약간 누르스름한 빛을 띠며 가을 같이 변한다.

그리고 이때에는 냉이초도 아직 남아 있는 시기이다. 그린의 소재를 쓰고 싶은데 너무 어둡거나 한 여름의 신록 느낌보다 봄 느낌이 나는 여리여리한 그린을 찾는다면 냉이초도 봄꽃들과 아주 잘 어울린다. 화단이나 정원이 있다면 굳이 꽃시장에서 구입하지 않아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소재로 사용되기 전까지는 잡초로 치부되며 성가신 존재였지만 요즘은 들꽃느낌의 부케를 만들 때 아주 요긴한 소재로 자리잡았다.







Flower 1.


3월에 분양 받고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주말농장이 5월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사실 내가 키우는 것보다 농장 주변에 자연적으로 피어난 꽃들, 나무들, 그리고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잡초들이 더 나의 어레인지먼트를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다. 특히 내가 다니는 농장에는 아주 큰 불두화 나무가 있는데 가지가 부러질만큼 매년 풍성한 불두화를 피워내고 있다. 그 나무 가지 몇개만 있으면 화기가 터지도록 꽃이 찬다. 다만 너무 무거워서 자꾸만 아래로 늘어지는 불두화들 사이는 잡초들, 클로버꽃들, 내가 키운 비올라와 애플민트, 짧은 마가렛으로 채워 주었다.

애플민트는 몇해 전 카페 앞 화단에 심어놓은 아이인데 특별히 뭘 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월동을 하고 봄이되면 쑥쑥 자라난다. 자를 때 나는 달콤하고 신선한 허브향이 기분 좋아서 종종 그린소재로 사용한다.







Flower 2.


5월 어느날의 원데이 클래스에서 샘플로 만들었던 부케의 꽃들이 시들해져서 모두 풀러 다른 꽃들을 조금 더 추가하여 침봉꽂이로 다시 만들었다. 이제부터 아주 풍성하게 나오는 클레마티스와, 이제 끝물로 들어서기 시작한 라넌큘러스, 그리고 위의 어레인지먼트에 썼던 애플민트가 여기 다시 들어갔다. 봄과 여름의 만남이랄까. 아니면 봄의 끝인사와 여름의 첫인사랄까. 계절이 교차하는 시기는 꽃을 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흥미롭다. 만날 수 없는 꽃들이 아주 잠깐 서로 스치듯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놓칠 수 없는 호사이다.

아래 스타일링용으로 깔아놓은 딸기는 물론 촬영 후 다시 씻어서 간식으로 먹었다. 이제 딸기 철도 안녕.






Flower 3.


농장에서 얻는 것들이 늘어날 수록 꽃을 하는 즐거움이 커지고 있다. 꽃시장에서 사는 꽃들도 이 들꽃같은 아이들과 잘 어울릴 것 같은 것들로 찾고 산다. 산 것은 캄파눌라, 시레네, 라넌큘러스, 키우고 채집한 것은 수레국화, 토끼풀꽃과 잎, 이름을 모르는 노랗고 작은 꽃, 딸기의 잎, 비올라이다.

왼쪽의 어레인지는 치킨와이어를 사용했고, 베이스를 시레네로 덮어 와이어를 감춘 뒤 왼편과 오른편의 구획을 나누어 캄파눌러와 수레국화가 세를 겨루는 듯하게 표현했고 토끼풀꽃은 그 둘 사이의 연결자 느낌으로 사용했다. 오른쪽의 어레인지먼트는 캄파눌라의 지원군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역시나 토끼풀꽃으로 연결을 했고, 침봉만을 사용하여 어레인지 했다.












매월 첫번째 월요일에는 그 달의 에세이를 써서 발행합니다.

그리고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그 달에 어울리는 꽃, 직접 만든 꽃, 찍어 놓은 사진을 정리하여 발행합니다.

저의 글과 꽃과 사진이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보기]

Prologue_꽃도 흔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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