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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Oct 21. 2020

히말라야 보다 산티아고

정복이 아닌 확장으로 삶을 바라보기

도전, 등반, 정복

삶에서 '성공'을 생각할 때면 함께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삶은 결코 호락호락하다. 남들에게는 쉬워 보이는 성공이 내게는 에베레스트 등반보다 더 힘들게 느껴진다. 


성공을 해야 한다. 목표한 것을 정복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면 몸은 긴장하게 된다. 평평한 바닥에 발을 딛고 있는데도 오르막을 오를 때 느껴지는 묵직함이 두 다리에 느껴진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중력과 힘든 싸움을 해내어야 한다. 


그렇게 매 순간 힘겨운 싸움을 하며 마침내 정상에 올랐을 때는 분명 짜릿한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감과 그곳을 정복했다는 우월감이 잠시 자신을 감쌀 것이다. 그런데 그 기쁨은 잠시, 이내 하산 준비를 해야 한다. 산 정상에 계속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산을 오를 때보다 발걸음은 가벼울지 모르지만 올랐던 길을 다시 되짚으며 내려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공이라는 것이 이런 모양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정상을 정복하는 것, 그것이 성공인 것. 


그러나 정상의 자리를 영원하지도 않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분명 있기 마련이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많은 이들이 말하는 성공이 히말라야를 정복하듯 수직의 그것이 아니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고 말이다. (히말라야도 산티아고도 가보지 않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배낭을 짊어지고 평지를 걷는다. 걷고 또 걸으면서 순례길에 있는 마을에 들러 순례길 수첩에 방문을 했다는 인증 도장을 받는다. 


히말라야는 수직이고 산티아고는 확장이다.


수직은 정점을 찍으면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확장은 계속해서 넓혀나갈 수 있다. 산을 오른다고 떠올릴 때 내 두 다리에 들어가는 힘의 무게만큼이나 마음은 무겁다. 하지만 평지를 걷는다고 생각하면 두 다리에 느껴지는 무게는 훨씬 가볍고 상쾌하다.


그때부터 나는 삶의 목표를 정복이 아닌 확장의 개념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목표하는 바가 생기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힘겹게 오르고 정복하겠다는 다짐 대신 나의 경험을 넓히고 확장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랬더니 목표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치열함을 덜어내고 열린 마음을 얻게 된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의 속도대로 걸으며 주변의 풍경을 즐기는 것을 상상하니 목표도 도전도 힘겨움이 아닌 기쁨이 되었다.  


삶의 목표를 위해 도전할 때 수직이 아닌 확장의 개념으로 바라보면 더 많은 것을 포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럴 때 그 과정에서 겪는 어려운 일과 장애는 실패가 아닌 경험과 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나의 목표가 내 삶의 영역을 넓혀가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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