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지기 마야 Oct 16. 2024

성실한 오늘이 만들어낸 결과

지금 당장 결과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성실한 자세로 오늘을 보내면 된다

2024년 1월 새해를 맞아 지인들과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마산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청량산으로 정했다. 정상까지 그리 높지도 않고 험한 코스도 아니라는 말에 안심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처음에는 이게 등산인가 싶은 정도의 평탄한 길을 걸었다. 그러다 갑자기 산의 한 면을 꽉 채운 지그재그 모양의 계단 길이 나타났다. 


'와, 저길 어떻게 다 올라가?' 


고개를 한참 들어야 보이는 계단 끝으로 눈길이 멈추자 한숨이 나왔다. 혼자였다면 돌아섰을 텐데 일행이 있으니 그럴 수도 없었다. 정상에 가기로 했으니 걸음을 떼어야 했다. 깊게 숨을 내쉬고 첫 계단에 발을 내디뎠다. 


다행히 숨이 가빠질만하면 쉼터가 나왔다. 잠시 호흡을 고르고 다시 한 계단씩 오른다. 마침내 600개의 계단을 다 올라 뒤돌아보면 내 고향 남쪽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올라온 계단을 내려다보니 다 올라온 게 신기하고 대견하다.  


'계단 전체를 볼 필요는 없다. 그냥 한 번에 한 계단만 올라가라.' 


마틴 루터 킹의 말대로 계단을 오를 때 전체를 볼 필요는 없다. 오르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도 너무 높아서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내려놓아야 한다. 그저 눈앞에 놓인 한 계단 한 계단만 성실히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흔히 인생을 마라톤이나 등산에 비유한다. 아니면 사막을 건너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저마다의 삶의 경험을 들어 인생을 무언가에 빗대어 표현하지만 결국 결론은 하나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한 걸음을 떼어내야 한다. 


42.195km 완주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는 것도 성실한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였을 때에야 이룰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볼 때면 하루아침에 그것을 이룬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과정보다 결과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야 성공이 더 빛나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단 한 번의 도전으로 정상에 오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많은 좌절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기에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패 앞에서 매일 술을 마시며 세상을 탓할 수도 있고, 매일 도서관에 가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하고 오늘의 한 걸음을 어디로 옮기는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된다. 


때로는 지금의 한 걸음이 너무나 작고 초라해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모래시계의 모래알 하나하나가 모여 1분, 1시간, 하루 그리고 삶을 채우듯이 의미 없는 모래알은 단 하나도 없다. 오늘의 한 걸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어떻게 채워가는지가 그래서 중요하다.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에서 사사키 후미오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하루를 만족감으로 쌓아 올린 미래가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갈 리 없다.'


오늘 내디딘 성실한 한 걸음이 올바른 목표를 향하고 있다면 반드시 언젠가는 그곳에 도착할 것이다. 멀어 보이는 정상도 오늘의 한 걸음부터다.  




이전 10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