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느새 1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자 8살 아들의 엄마이자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은 여자입니다. 3번째 직장인 현재의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라는, 저에게는 꿈의 직장인 이 곳에 안착하기까지 그 긴 세월을 저는 '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랑 맞는 것인가?', '왜 일이 재미가 없지?', '이 일이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맞을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고 하던데...' 와 같은 내 직업에 대한 수많은 고민을 품고 삶을 살아왔습니다.
보통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일이 어떻게 재미있을 수가 있어? 그냥 먹고 살려고 하는거지." 여러분도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동의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처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는 걸 포기하지 마시라고, 100%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찾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노력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찾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평생 재미없는 일을 하며 사는 삶과 재미있는 일을 하며 사는 삶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이죠.
요즈음에는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공무원이라고 하죠. 하지만 제가 대학 4학년이었던 2005년에는 공무원보다는 대기업 취직이 좀 더 선호되는 선택지였습니다. 저도 여느 대학생들처럼 대기업 취직을 목표로 취업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공고가 나면 회사의 산업군과 직무 특징 등은 불문하고 일단 열심히 자기소개를 써서 접수하고, 면접 스터디에 참여해 모의 면접도 진행하며 바쁘게 4학년을 보냈습니다. 그때 당시 회사에서 보통 면접비로 3만원을 지급했는데 한 달간 면접비로 30만원을 벌을 정도였으니 참 바쁘게도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그 결과 저는 S전자의 가전 부분 영업마케팅, A 외국계 제약회사의 영업, C 대기업 계열 증권사, S해운의 해외영업직, H 반도체 회사의 해외영업직 등에 합격했고, 이 중 어떤 직장을 가야하지라는 고민은 취업 준비 초반에 취직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보다 백 배 정도는 더 심하게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게 그거고 저게 저거 아닌가요? 수많은 직업 중 나에게 맞는 직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 거죠?
이 때 저에게 누군가가 '직업을 고를 때는 연봉이나 회사의 인지도보다는 네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해' 라든가 '회사의 산업 특성을 파악하고 그 산업의 특성이 너와 맞는지를 파악해 봐' 등의 조언을 해 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조언을 제게 해 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되기까지 너무나 먼 길을 돌아오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나 대학교 시절에 아무도 저에게 일반적인 좋은 직장, 흔히 말하는 대기업을 고르는 방법이 아닌 '나한테 맞는 일을 찾는 법'에 대한 조언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원망 아닌 원망을 해봅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하다보니 앞에서 직업 선택의 기준에 대한 키워드가 등장했는데 바로 일, 다시 말하면 직무와 산업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개의 기준에 맞춰 저의 직업 선택 과정을 살펴보고 무엇이 문제였는 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직무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죠.
제 중학교 시절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저의 장래희망은 외국계기업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어를 좋아했고 외국에 대한 동경이 매우 컸기 때문이었죠. 대학 시절에도 '글로벌'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과목은 모두 수강할 정도로 해외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해외 영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마케팅 과목도 매우 흥미로웠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일도 좋아했기 때문에 마케팅도 저와 잘 맞을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를 쓰는 일, 해외영업, 마케팅 등으로 저의 희망 직무를 추렸고 그에 따라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합격한 회사 중 최종적으로 물망에 오른 후보는 S전자의 영업마케팅, S해운의 해외영업, H반도체의 해외영업 이었습니다. 제 적성을 따져 직무를 기준으로 후보를 추려낸 과정까지는 좋았는데 저는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연봉, 회사의 성장성, 취업 결정만 하면 회사에서 보내주기로 한 해외 연수 등에 이끌려 최종적으로 당시 파죽지세의 성장세에 있었던 S해운을 선택했습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입직원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나름의 타당한 이유도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렇다면 산업은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왜 중요한 걸까요? 바로 산업과 나와의 궁합이 일의 재미를 결정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쉬운 예를 들어보죠. 게임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면서 해외 영업직을 원하는 지원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게임회사에서 해외 영업을 하는 게 더 행복할까요, 아니면 반도체 회사에서 해외 영업을 하는 게 더 행복할까요? 당연히 전자이겠죠. 게임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품의 특징을 연구하고 어떻게 잘 팔아야 할 지 고민할 겁니다. 아마 주식에 관심이 있고 주식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해운업이 맞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해운업이라는 것은 시황에 따라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주식시장과 매우 유사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죠. 하지만 불행히도 저는 주식에는 큰 관심도, 재능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해운업의 특성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제 마음이 저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배와 같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사진: Shaah Shahidh on Unsplash
영업 또는 마케팅 직무를 원했던 저는 '내가 해운회사에 들어가면 무엇을 팔고 무엇을 마케팅 하게 될 까?' 를 고민했어야 했지만 저의 사고는 거기까지 미치지 못 했습니다. 산업에 따라 내가 마케팅하고 팔아야 하는 대상이 달라지는데 그 대상에 대한 나의 관심이 일의 재미를 결정 지을 거라는 판단을 하지는 못 한 거죠.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대학 교육 관계자가 계시다면 '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와 일의 선택' 이라는 과목을 개설해 대학교에 개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과목이 있다면 저처럼 직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1편에서는 일의 선택 기준으로서의 일(직무) 과 산업 이라는 2가지 키워드를 기억해 주시기 바라며 앞으로 제가 해운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경영 컨설턴트로 전향을 하였는지, 남편과 아들을 데리고 영국 유학을 떠나게 된 사연과 지금의 직장을 어떻게 찾았고 지금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등을 써 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