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의 행복과 힘겨움 사이
엄마 나 타다바(찾아봐)~
주말이면 어김 없이 나는 좁은 집에서 문 뒤, 커튼 뒤 그리고 책상 밑으로 몸을 욱여넣는다.
"엄마는 못찾아!"하면서도 딸이 찾아보라고 소리치면 귀찮은 표정과 목소리로 찾았다고 외치는 아내도 있다.
어린시절 내가 할 때에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던 놀이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놀이가 되는 것은
오직 '의무감'이다.
(물론 가정생활에서 의무감은 아주 중요하다.)
오늘도 아침먹고 숨바꼭질, 낮잠자고 숨바꼭질, 저녁먹고 숨바꼭질을 했더니 내 영혼도 함께 숨어버린 듯하다.
재미는 없지만 아이가 좁은 공간을 뛰어다니며 크게 웃을 때는 내 가슴이 따뜻해 지고 행복해 진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미소와 웃음 소리에 가장 행복해 한다는 사실을
지금은 밤 12:51 이 글을 마무리 짓고 책을 한권 읽다가 자면 새벽 2시가 될 것이 뻔하다.
내일 6시에 생후 176일된 둘 째가 고개를 쳐들고 이리저리 기어다니며 나를 깨울 것이다.
그러면 나는 능숙한 솜씨로 빵빵한 기저귀를 버리고 뽀송뽀송한 기저귀로 우리 아기의 기분을 업시켜 줄 것이다.
둘 째만 일어나면 다행!이겠지만...
불행하게도 첫 째가 몸을 뒤척이면서 말한다.
"아빠 나 깼어요. 잠이 안와요. 아침에 일어나면 뽀로로 보여준다고 약속했어요..."(물론...약속한 적은 없다.)
그러면서 "쉬아!"하고 달려나간다.
이 강철인간은 어제 하루종일 숨바꼭질하고 9시간을 내리 잠을 잔 후라서 원기를 모두 회복했지만
반면 나는 10시에 일어나 새벽 2시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느라 정신이 몽롱한 상태다.
이 꼬맹이(34개월)는 누가 알려주지 않았는데 우투부(유튜브)를 능숙하게 검색해서 꼬마버스타요를 재생한다.
동영상이 재생되기가 무섭게 나는 둘 째에게 철분제 0.8ml를 먹이고
계란 후라이를 2개 만들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첫 째가 신기하게도 김치를 좋아해서 밥과 김치 그리고 나물류로 아침을 먹인다.
(크기가 크거나 입에 있는데 계속 주면 뱉어버리는 쿨함을 보여준다.)
최근 둘 째는 이유식을 시작해서 보행기를 태우고 아침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음식물 흘리기를 수습하면서
아내가 만든 소중한 이유식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고 하지만 양조절을 실패해서 2/3를 버리고서야
아내의 욕으로 나의 허기진 배를 채운다.
어제 저녁 어지럽혀진 거실의 물건들을 모두 제자리에 두고 필요한 경우 청소기도 돌리고 쓰레기도 버린다.
청소가 끝나면 빨래를 정리하고 첫 째가 실수한 것을 차분하게 세탁한다.
부끄럽게도 태어나서 31년 동안 설겆이를 한번도 안 했는데 근 5년 동안 매일 설겆이를 했지만
아직도 아내에게 욕을 먹는다. (사실 나는 설겆이 할 때 식기와 전투를 한다.)
첫 째와 어린이집을 가야하므로 아이에게 입힐 옷을 초이스하고 머리를 묶어준다.(아무래도 나는 패션테러리스트인가 보다.)
요즘에는 양갈레로 머리를 묶고 앞머리도 묶어준다.
이렇게 머리를 묶어주면 사랑스럽고 아이도 시원하다.
5분안에 샤워를 마치고 5분안에 옷을 입어야 한다.
그래도 이 때가 가장 행복하다. 내가 나를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니
엄마와 둘 째는 집에 있고 아빠와 첫 째만 출근한다.
아빠는 회사로 첫 째는 어린이집으로
우리 가족은 다행히도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하는데 무척 익숙하다.
여보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아빠 사랑해요. 동생아 사랑해
긴 인사를 마치고 나서야 출발할 수 있다.
차 안에서는 가능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운전을 한다.
우리의 룰은 과자는 차에서만 먹는 것이므로 차에서 가벼운 쿠키를 준다.
(건강에 안 좋은 것은 알지만 이것도 인생의 낙이리라...)
20분을 달려서 회사에 도착하면 끝이 아니다.
8시 45분까지 놀아줘야한다. (회사에서도 숨바꼭질을 한다 ㅠ.ㅠ)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서 숨바꼭질도 하고 그대로 멈춰라 춤을 추고 빙글빙글 돌려주는 놀이를
마치고 나서야 아이는 "어린이집 가자!"를 외친다.
눈을 뜨고 세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무엇인가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오늘도 긴 하루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될 것이다.
2016. 07. 25
Hy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