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 <감정이 딱 두 개뿐이라고?>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나는 언젠가부터 목표를 달성하면, 왠지 모를 다운된 감정이 곧바로 따라오곤 했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면 바로 그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아니면 나를 일부러 바쁘게 만드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되돌림표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는 아마도 어렸을 적부터 입시를 준비했던 그 생활에서 온 나의 오래된 습관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잘못된 습관은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높은 기준으로 높은 성취욕을 이용하여 성공의 길로 간다 하지만, 나는 그 이전에 나를 제대로 성장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니엘과의 영어수업, 일반적인 대화를 위한 시간이었음에도, 나는 " I feel empty"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다 했고, 이는 바로 감정코칭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바로 시작된 질문은, 역시나. WHY.
나의 대답에 계속해서 이어지는 WHY, WHY, WHY 질문들.
한참을 이야기하며 찾아낸 나의 마지막 대답은 '내가 무가치하게 느껴진다'였다.
내가 공허함이라 생각했던 그 느낌의 원인은 '나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높은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어딘가 비어있는 느낌이 든 것이었고, 나는 그것을 Empty라고 표현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를 다시 가치 있는 사람으로 느끼기 위해 계속해서 목표를 세우고, 더 놓은 목표를 세우고, 그렇게 목표를 달성하며 성취감, 만족감, 자랑스러움을 느끼곤 한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생각이 밑에 깔려 있었다.
한동안 생각이 많아졌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꽤나 힘들었다. 하지만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원인을 알았고, 그게 사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나니, 바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다니엘이 마지막에 한말은 너의 가치를 찾은 후에 너의 목표를 향해가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그리고 굉장한 자유로움을 느낄 것이라고.
다니엘의 말에, 나는 그동안 나의 생각이 정말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내가 성장하며 나를 키우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의 가치를 먼저 채운 후, 나의 성장을 위해 한 계단씩 올라가야 했다. 이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지난 13주 동안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나를 찾고, 나를 성장시킨다는 과정 속에서 나는 나의 모습을 찾는데 집중했었다. 어떤 이유로 지금 나의 모습을 어떤 식으로 가지게 되었는지, 그것이 첫 번째 과정이었다. 나를 먼저 이해해야 했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나의 습관들과 나의 장단점들을 알게 되었고, 그러한 것들이 나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다음에는 감정에 대해 집중했다. 감정에 휘둘리는 모습 속에서 나의 참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감정들을 이해하고 나니, 감정들에서 좀 더 자유로워졌고, 그 감정 속에 숨어있던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이러한 과정들을 위해 나를 더 자세히, 더 깊게 들여다보면서 나의 생각의 흐름은 어떠한지, 나의 생각들은 어디로 흐르는지, 제대로 잘 흐르고 있는지도 감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흐름이 나에게 안 좋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느껴지면 차단을 할 정도의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나를 이해하고, 나를 더 깊이 알게 되었다. 그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부족함이 느껴지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다니엘과의 몇 주 동안의 대화 속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나 스스로 나의 가치를 얼마나 높이 평가하며 그 가치를 내가 얼마나 존중하는지. 그 부분이 나의 성장과정에서는 빠져 있었다.
일단, 성장을 위한 계단 오르기를 멈췄다. 나를 정사각형이라 생각하고 그 안을 채우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가치를 찾기 시작하면서, 나는 더 다양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럴 때면, 나는 새로운 모습 속에서 숨겨진 모습을 찾기 위해 더 깊게 들여다봤다.
그 안에서 나의 소중함을 찾았고, 나의 사랑스러움을 찾았고, 나의 탁월함을 찾았고, 나의 특별함을 찾았다. 그렇게 나의 가치를 찾고, 나를 한없이 사랑하게 되면서 나는 나의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값지게 지내려고 노력 중이다. 의미 있는 삶. 충만한 삶, 내가 살아있는 삶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높은 목표는 자연스럽게 세워졌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일들이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니, 그 방향이 저절로 나의 목표가 되었고, 이제는 그 목표를 향해 억지스러운 노력을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즐기며 한 방향으로 나의 삶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출렁이는 흔들림에 나는 춤을 추고,
시끄러운 소음에 나는 함께 노래를 부르고,
짙은 어둠에는 밝은 야광색을 덧칠하고,
지독한 냄새는 향기로운 향으로 다시 채우고 있다.
자유로움은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듯하다.
자연처럼, 자연스럽게.
그동안 [감정을 이해해 보자 with 다니엘]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13주 동안의 감정 코칭 과정을 공개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그리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저를 아낌없이 서포트해 준 다니엘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니엘의 헌신과 지지가 없었다면 이 힘든여정을 완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나의 다음번 과정은 "영어를 자연스럽게 말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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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다니엘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 동화이야기는 [동화, 멀티프로젝트] 브런치북에서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