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나는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
익숙했던 한국의 일상을 뒤로하고 낯선 땅으로 향하는 순간, 내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했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첫 해는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었고, 일상의 작은 순간들조차 특별한 의미를 띠는 듯했다. 미지의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나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은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여정이었다. 모든 것이 궁금증으로 가득했지만, 나는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6년이 지났고, 이제 나는 종종 한국을 방문하며 예상치 못한 시간 여행을 경험하고 있다.
한국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나도 모르는 시간 변경의 스위치가 켜지듯 2019년으로 되돌아가는 묘한 감각이 밀려온다. 이곳에서의 기억들은 어제의 일처럼 선명하게 떠오르고, 나는 그 기억의 경계에서 과거의 나를 마주한다. 자주 머물던 작은 카페의 창가 자리, 골목의 독특한 냄새와 분위기,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익숙한 맛의 음식들이 자연스레 나를 과거로 이끈다. 이런 작은 단서들은 그때의 감정과 생각들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연결 고리가 되어, 나는 2019년의 내 모습과 마주하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 기묘한 시간 여행은 과거의 기억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한국 방문은 그 당시를 생생하게 재현하면서도, 2019년 이후의 공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마치 오래된 영화 필름이 중간에서 끊긴 듯, 그 이후의 시간들은 흐릿한 공백으로 남아 있다. 이 공백은 내가 쌓아온 시간과 기억을 새롭게 재조명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그 속에서 나는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잇는 의미 있는 고리를 찾아 나선다.
여행과 같은 새로운 곳에서의 경험은 내게 신선한 자극과 설렘을 준다. 낯선 환경에서 만드는 기억들은 내 내면을 풍부하게 하고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방문은 이와는 다른 특별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기억을 만들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기억의 조각들을 정성스레 모아 다시 정돈하는 과정에 가깝다. 마치 흩어진 퍼즐을 맞추며 전체 그림을 이해하려는 것처럼, 나는 그 시간 속에서 잃어버렸던 나의 모습을 되찾고 현재의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본다.
이 여정은 내 인생의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보는 여행이며, 나를 형성해 온 시간과 장소, 그리고 크고 작은 선택들을 재해석하는 시도다. 과거와 현재가 맞닿는 이 특별한 경계에서, 나는 시간을 초월해 삶의 본질적 의미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감을 느낀다. 그렇게 나는 2019년의 나를 기억하는 동시에, 지금의 나를 더욱 깊이 재발견하는 여정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