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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글을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는 방법

by 근아

나는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할 때, 목적이 분명했다.


'디자이너로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동화작가를 꿈꾸는 나로서'

‘나의 글’을 쓰고 싶었다.


그것은 디자인이라는 일을 설명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가는지, 무엇에 마음이 움직이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억지로 만든 자기소개서 대신, 나의 일상과 생각을 담은 진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받는지.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사유하며, 그것이 어떻게 디자인으로 연결되는지를 솔직하고 투명하게 글로 드러내고 싶었다. 디자인에 담긴 상징들을 단지 시각적인 요소가 아니라, 내면의 언어로 풀어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소박한 바람은, 브런치 작가가 된 지 한 달 만에 뜻밖의 기적으로 돌아왔다. 우연한 대화 속에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건넸고, 상대방은 내 글의 링크를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돌아온 답장은 놀라웠다.


"나도 동화를 쓰고 있어.
마침 일러스트레이터를 찾고 있던 중이야.
혹시 우리가 함께 해볼 수 있을까?"


그렇게 우리는 동화책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난 1년 동안 10개의 짧은 동화를 주고받으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나는 그림을 완성해 갔고,
그는 이어지는 동화를 보내주었다.
지금도 나는 그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러한 과정 역시 브런치북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https://brunch.co.kr/@maypaperkunah/251

https://brunch.co.kr/@maypaperkunah/308

https://brunch.co.kr/@maypaperkunah/337




이 글들은 다른 작가들과의 새로운 인연이 되어주었고, 나는 북디자이너로서, 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커리어를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내가 쓰는 글은 결국 ‘나’에 대한 이야기다.


디자인을 하는 나.
그림을 그리는 나.
글을 쓰는 나.
나를 찾는 나.
그리고 방황하는 나.


그러니,

분명한 건,
이 글들 안에는 내가 있다.


그렇기에 어느 포트폴리오에 담긴 형식적인 자기소개보다,
이곳은 더 진실된 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그리고 나는 그 진실한 기록 속에서 계속 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브런치북을 좀 더 확실한 포트폴리오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제안하고 싶다.


1. 작업 과정과 결과를 스토리로 구성하기

단순히 결과물만 나열하는 대신, 작업의 배경과 과정, 고민, 결과를 글로 풀어내는 방식은 강력한 포트폴리오가 된다. 예를 들어 디자인 프로젝트나 일러스트 작업을 할 때,

어떤 영감에서 출발했는지,

어떤 선택과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이러한 흐름을 기록하면 ‘작업자의 사고력과 미적 감각’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결과보다 과정을 설명하는 글이 가끔은 더 깊은 신뢰를 만들어낸다.


2. 브랜드 또는 작가 정체성을 보여주는 큐레이션

브런치북에 있는 글들을 테마 중심으로 재구성하면, ‘나만의 세계관’이나 ‘디자인 철학’을 드러내는 주제별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연을 품은 디자인’

‘일상의 재구성’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본 세상’

과 같은 테마로 글을 엮으면, 단순히 작업물뿐만 아니라 작가로서의 방향성과 태도가 전달된다. 이는 브랜드화된 나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3. 실제 협업 사례 및 반응 기록하기

실제 협업 경험이나 받은 피드백, 프로젝트의 흐름과 결과를 담으면, 브런치북 자체가 실전 경험을 담은 레퍼런스북이 된다. 나의 경우처럼, '브런치에 올린 글을 보고 동화 작가와 연결된 이야기' - 이러한 에피소드를 스토리 형식으로 정리해 두면, 향후 협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더욱 쉽게 신뢰를 가질 수 있다.


4. 포트폴리오로 사용할 브런치북 정리하기

매번 글을 쓸 때마다 포트폴리오를 염두에 두고 작성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프로젝트나 목적에 맞게 글을 선별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브런치에 작성한 글은 제목을 정확히 기억하지 않으면 검색이 어렵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사전 정리와 큐레이션을 해두는 것이 유용하다.

포트폴리오용 글을 따로 분류해 두거나

각 글마다 태그를 명확히 달아두거나

브런치북을 목적별로 나누어 발행해 두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정리해 두면, 나 자신에게도 글의 아카이빙이 수월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줄 때도 보다 선명한 주제와 방향성을 갖고 안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자연과 호주의 일상을 담은 글들을 다음 페이지에 따로 모아 두었다.
자연, 그리고 호주의 일상


또한, 동화 일러스트 협업이 시작된 계기 역시 <나의 삶은 동화다>라는 브런치북을 기반으로 만든 웹페이지 덕분이었다.

나의 삶은 동화다


이처럼 브런치북은 단지 글 모음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이자 새로운 인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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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놀자]는 지담 작가님과의 '공저'로 발행되는 브런치북입니다.
( 자세한 내용은 1-3화 참고하세요.)

오늘은 근아이야기, 5번째 에피소드였습니다.





[브런치에서 놀자]에는 저의 지난 17개월, 지담 작가의 지난 31개월까지.꽁냥꽁냥 브런치에서 함께 놀며 스스로를 키우고 글로 벗을 만들고 세상으로 한발 나아간 이야기들이 사.실.적.으로 담깁니다.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저희 둘이 함께 '작정'하고 시작한 [브런치에서 놀자].


본 브런치북을 통해

'글'에 '뜻'을 지니고 '길'을 걷는 많은 분들이

'감'을 얻어 '힘'을 지니시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결'이 같은 이들과

'벗'이 되어 함께 간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담 작가님은 지난 토요일 am 5:00 발행을 시작했고,

저는 매주 월요일 am 5:00 발행합니다.





지담 작가님의 브런치북 >>> 매주 토요일 5:00am에 발행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withgunah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works



근아 작가의 브런치북 >>> 매주 월요일 5:00am에 발행됩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themekunah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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