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비용
경제학 용어 중에 기회비용이라는 말이 있다.
쉽게 생각하면 어느 하나를 선택함에 있어 포기되는 것들의 가치라고 할까? 경제학도가 아니라서 정확한 개념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회비용의 정의는 위와 같을 것이다. 굳이 이론적인 걸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매일 수많은 기회비용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선택이라는 것은 결국 두 개 이상의 상황에서 택하는 것일 테니 말이다.
사고 싶은 물건을 구매할 때,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언제나 기회비용을 생각했을 것이다. 한정된 비용 안에서 더 원하는 것, 더 필요한 것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비용이라는 물리적인 상황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 같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대인관계의 기회비용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내가 이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 나감에 있어 발생하는 여러 긍정적인 요소, 그와 더불어 생각할 수밖에 없는 기회비용(이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 생기는 긍정적인 기대 요소)을 말이다.
사업은 기회비용의 장이다.
인간적인 관계가 지속되기도 하지만 서로의 기회비용에 따라 움직여지는 말 그대로 기회비용의 종합시장이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많은 명함을 받았고 내 명함도 건넸다. 처음 명함을 주고받을 때는 무언가 기대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뭔가 일이 바로 진행될 거 같은 느낌이 들고 이 사람과 인간적으로도 친분이 생길 거 같은 그런 순수한 마음 말이다. (사업 처음 시작하면서 부정적으로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은 희망이 되고 계획이 되었고.
"연락 기다리겠습니다."라는 말은 정말 기다리고 너를 믿는다는 나의 믿음이었다.
믿음과 기다림은 희로애락이 되었고 그러면서 조금씩 인간관계의 기회비용이 시작되었다. 이 사람이 정말 나에게 이윤창출의 기회를 줄 사람인가 아니면 그저 얼굴만 익히는 사람이 될 것인가! 물론 상대방도 나를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고 그렇게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는 시작이 되리라. 사업이라는 게 분야가 있고 내 전문 아이템이 있다 보니 상담내용이나 진행과정이 엇비슷하다. 엇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기회비용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모든 업체를 다 거래하면 좋겠지만 그럴 순 없다. 계산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업체를 거래하면서 얻는 것은? 그리고 잃는 것은?"
"이 사람과는 적극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야 해! 대신 저 사람과는 서로 알고만 지내고 될 거 같아"
이 모든 계산이 기회비용이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겠지만 선택에 대한 책임은 전부 짊어지고 싶지 않은 계산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마진과 지속성에 대한 기회비용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 기회비용도 정산이 시작된다.
소위 말하는 더럽고 치사해도 돈 때문에 할 것인가 돈은 덜 벌더라도 내 정신건강을 챙길 것인가! 물론 돈 한 푼 아쉬울 땐 이런 고민이 의미 없겠지만 사람일이라는 게 원래 사람 때문에 좋고 사람 때문에 힘든 거 아니겠는가!
난 아직은 기회비용 중 내 정신건강을 좀 더 고민하는 것 같다. 상담을 해보고 비슷한 오더를 취급하는 곳이라면 어찌 됐든 담당자의 업무 성향을 좀 더 보게 된다. 돈을 좀 더 줄지언정 내가 일을 너무 힘들게 한다면 결국 그 오더는 용두사미가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마진과 지속성은 냉정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결국 기회비용이라는 게 무엇인가를 포기했을 때 포기한 것에 대한 가치인데 그 가치가 회사의 이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현실적이고 계산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된다. 나는 1인 사업자이기에 아직은 정신건강이 중요할지는 몰라도 직원이 있고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기회비용의 중요도가 나의 그것과는 다를 것이다.
직원을 두고 일하는 이사님께서
"아직 더 배워야 해"
"네가 한번 고개 숙여 직원들 월급이 나오고 가정을 지킬 수 있다면 백번이라도 숙여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다.
틀린 말씀이 아니다.
그분의 기회비용과 나의 기회비용이 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