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니까 결론이 뭔데?"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주제를 말하기 위한 서술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결론이 뭔데?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친구 사이에서도 듣고 일할 때도 듣는다. 매스컴에 나오는 단어로 보면 TMI라고 해야 하나?
나는 대화를 할 때 주제를 먼저 얘기하기보다는 주제를 위한 서술적 표현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 말할 결론을 정해 놓고 상대방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부연설명을 시작한다. 결론을 말하기 애매한 상황이거나 말하고 싶은 주제가 많을수록 서술이 늘어나고 상대방의 기다림은 길어진다.
서술이라는 것이 애매모호함을 내재할 때가 많다.
상대방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대화의 방향 자체도 조금씩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그게 아니라"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서둘러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인 이거야"라고 결국 서술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결론을 말한다.
요즘은 의식하고 노력하고 있다. 최대한 간결하게 얘기하고 주제만 전달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 길어질 때가 많다. 성향이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특히 더 그러는 것 같다. 상대방을 너무 의식해서인지. 간결한 표현이 서툴러서인지... 그래도 이 나이에도 의식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는 패션 쪽이다 보니 주관적인 견해가 많고 수치화해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설명하기 어려운 분야를 설명으로 하려니 더욱 힘든 것 같다. 나도 어려운데 하물며 그 얘기를 듣는 사람은 오죽할까? 직장생활을 할 때는 어느 정도의 결론이 정해져 있었다. 회사의 매뉴얼이 있었고 솔직히 말해 내 돈이 직접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론의 장애물이 적었다.
소위 결정을 내려줄 수 있는 자리였는지라 크게 어려움이 없었고 인지하기도 힘들었다. 개인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입장이 바뀌고 나니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생각이 많아지고 내가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로운 결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 안 그래도 말이 많은데 더 많아졌다고 해야 할까.
여러 이유로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를 위해서도 결론 중심의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서술이 많은 표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단어의 선택, 그리고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이타심 많은 듯한 대화방법이 오히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게 되는 아이러니함을 겪어본지라 그 방법을 바꾸려 하는 것이다.
말을 할 때 말할 주제어를 적으면서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말이 많아져도 주제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제어를 보면서 얘기하다 보면 자칫 생각이 많아져서 또다시 서술형이 되더라도 짧은 시간에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다.
"그니까 결론이 뭔데?"
내가 싫어하는 말인데 많이 듣는 아이러니한 말이다. 나쁜 말은 아닐지라도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볼 때 안 듣는 게 좋은 말임은 분명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