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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가 다시 본 <인사이드 아웃> 2부

ESTJ, INTJ의 이야기

by 과몰입

무릇 어른들까지도 웃고 울게 만들었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024년의 2편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지난주에 이어 다른 MBTI의 <인사이드 아웃> 1편 감상을 공유합니다.


여러분이 <인사이드 아웃>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은 누구였나요?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나요? 자신의 MBTI와 정 반대인 것 같은 감정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그때의 마음을 다시 생각해 보며, 혹은 지금 다시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 상상하며

INTJ, ESTJ의 글을 만나보세요.




도망치지 않을 때 빛날 수 있을까요? 당연합니다.


INTJ


무지개 속에 있다면 내가 무지개 속에 있는지 안갯속에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사실 나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서 영화를 보는 내내 다가오는 감정이 사실 조금 버거웠다. 특히 감정적인 부분에서 내가 뇌종양으로 호르몬 쪽에 문제가 생겨 타인보다 무디게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인지, 내 안의 여러 감정들이 조금 힘을 잃은 느낌이 있어 영화를 보는 내내 여러 감정들이 어렵게 느껴졌다.


영화의 주인공은 라일리라는 소녀로, 따뜻한 가정과 행복한 환경에서 자란 엉뚱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직장 일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오게 되며 낯설고 불만족스러운 환경에 맞닥뜨리게 되고, 내내 잘 통제되었던 슬픔이 어느 날 고장 난 것처럼 자기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에서의 기쁨이처럼 나도 슬픔을 이해하며 생각을 추스르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왜 사람은 슬프고 분노해야 할까? 좋게 생각만 하고 살면 괴로운 일이 없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슬픈 기분이 들지?' '왜 갑자기 우울하지?'라는 의문만 가진 채 억지로 좋은 생각을 쑤셔 넣기 바빴다. 좋은 생각만 하며 살려다 보니 결국 이기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걸까. 그래서인지 영화 속 기쁨이와 그렇게 생각했던 나의 마음이 굉장히 이기적으로 느껴졌다.


그 후 영화에서도 라일리의 많은 것이 부서지고 잊혀지고 빛이 바랜다. 그처럼 사람은 많은 것을 부수고 다시 만들어가며 살 텐데 나는 그 부서지는 것들이 너무 싫어서 항상 외면했었다. 결국 나이만 어른이 된 채 여기저기 녹슨 섬들이 빛바래 너덜너덜 매달려 나를 지탱해 왔던 건 아닐까. 좋았던 사람도, 행복한 기억도, 즐거워하던 일들도 전부 손에 쥔 채 낡아질 때마다 두려움에 떨면서 살아온 건 아닌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 엉뚱섬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되돌릴 수 있냐고 물었던 슬픔이의 대사가 생각난다. 나중에 그 섬들은 더 아름답고 다채로워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섬들이 생겨났고, 한 감정만이 제어할 수 있었던 작은 제어판도 모든 감정이 조종할 수 있을 만큼 넓고 다양한 버튼이 생겨났다.


다양한 색이 섞인 구슬은 더 특별한 무엇인가가 되어 아름다웠다. 나는 파란색도 붉은색도 전부 노란색으로 덧칠한 채 살아온 사람이었다면 이제라도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서 온전히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




ESTJ


[ 감정에 직면할 수 있을 때 성장한다 ]


<인사이드 아웃> 1편은 저에게 "감정에 직면할 수 있을 때 성장한다"라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아버지의 직장으로 불가피하게 이사를 갔던 주인공이 다양한 모습으로 감정이 표출되고 감정들도 슬픔이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일련의 감정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인 슬픔에서 기인한 것들이라는 것을 주인공은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에 자신의 감정을 부모님에게 토로하는 모습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 일지라도 피하거나 무조건적인 극복이 아닌 직면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저의 지난날들이 떠올랐습니다. 방황하지만 결국은 그 감정과 상황을 받아들일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고 성장한 제가 존재하였습니다. 이는 곧 다소 받아들이기 싫은 부정적인 순간은 발전하는 순간이라는 생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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