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퇴근하고 집에 가서 와이팡에게 "분수 했엉? 분수?" 했더니 아들 1호가 "아빠 분수가 뭐야? 3/4, 1/2 할 때 그 분수야?" 하고 물었다. (요즘 초3 아들 1호는 분수를 배운다.)
"아닝, 분리수거의 줄임말인뎅? 우헤헤헤" 했더니, 아들 1호가 아빠는 어트케 세종대왕의 나라에서 태어나 말을 그렇게 줄여서 쓸 수 있냐고......
이이이이이생키가... 전형적 사십 대 한남 국밥충 가부장 애비를 가르치려들다니... 으으으으으 건방진 녀석... 으으으으으, ㅋㅋㅋ 반성의 마음으로 산책길에 킹세종 찰칵.
하는 글을, SNS에 올렸더니 '분수'는 처음 접한다는 반응들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니, 보통 분리수거는 다들 '분수'로 줄여 쓰던 거 아니었나요...? 보편적 줄임말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아아, 이거 우리만 줄여서 쓰던 단어인가 싶어 놀랐던 것이다.
쓰봉(쓰레기 봉투), 음쓰(음식물 쓰레기)는 다들 줄여서 쓰는 거 같은데, 분수는 왜 줄이질 않는 겁니까... 나는 평소 말 줄여서 쓰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희한하게 이 쓰레기들을 지칭하는 쓰봉, 음쓰, 분수는 잘도 줄여서 쓴다.
아마도 쓰레기를 곁에 두고 싶지 않은 나의 깨끗하고 순결하고 새하얀 마음이 쓰레기를 지칭하는 단어마저 줄이려 하는, 어떠한 무의식의 세계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건 점심 먹고 배불러서 하는 헛소리고요.
아니, 진짜 다들, '분리수거'는 줄여서 쓰는 거 아니었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