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왜 신촌에 레지스탕이라는 바가 있었는데요, 몰라요 사장님이 빨갱이였는지, 게릴라였는지 뭐 그런 건 모르겠고, 우드스탁 있던 건물 근처 2층에 있던 술집인데 뮤직박스가 있었단 말이죠? 가면 항상 동전 넣고 음악 듣고 그랬던, 뭔가 아지트 같던, 아 그리고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꼭 데리고 갔던, 뭐 아무튼 그런 술집인데요, 그래서 아마 사장님이 저를 엄청난 바람둥이라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르겠는데, 뭐 저도 푸르뎅뎅한 이십 대 청춘의 시절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뭐 여하튼 그건 다 지나간 일이라 모르겠고, 아무튼 레지스탕에는 어쨌든 음악을 들으러 갔던 술집인데, 갈 때마다 신청하는 곡이 다르기도 하지만, 보통 제일 먼저 신청했던 곡이 비틀스 엔솔로지 앨범에 실린 프리애즈어버드였다, 이 말입니다, 사실 제가 싸이도 아니고 새가 되고픈 마음은 없는데요, 한국에서 새라고 해봐야 살찐 쥐새끼마냥 뒤뚱뒤뚱 걸어 다니는 비둘기 생각밖에 더 나겠습니까, 한강, 혹시 한강 가보셨습니까? 한강에 가면 뚱땡이 비둘기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그 왜 또 하필이면 한강에서 연도 많이 날리잖아요? 연 아시죠? 하늘에 날리는, 바람에 태워서 날리는, 근데 연에 붙은 그 줄이라는 게 사람 눈에만 잘 안 보이는 게 아니라, 새의 눈으로 봐도 잘 안 보이고 뭐 그런 거 같더라고요? 연 줄에 걸려서 목이 잘려나가는 비둘기가 그렇게나 많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한 번 접한 뒤로는 한강에서 날리는 연도 징그럽고, 원래 정 안 가던 비둘기는 더더욱 징그럽고, 그리고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그렇게나 많은데 새는 뭐 또 지렁이 같은 맛없어 보이는 것만 먹는 거 같고, 그래서 저는 새로 살고 싶다, 아 새라는 게 참 멋있구나, 그런 생각을 거의 안 하고 사는데 말이죠, 이 노래, 프리애즈어버드만 듣고 있으면, 아 그래, 그래도 새는 날개가 있으니까, 날 수가 있으니까,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뭐 그런 생각이 들면서, 새가 되면은 엑셀 두드릴 일도 없고, 받기 싫은 전화받을 필요도 없고, 잔고 조회하면서 전전긍긍할 일도 없고, 주말을 기다리며, 월요병에 시달릴 일도 없고, 이렇게 한심한 글을 쓸 일도 없고, 그저 자유롭게,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하면서,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