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호랑e 님에게-
지난밤 자려고 누웠다가 은둔호랑e 라는 분이 쓰신 글을 읽었습니다.
제가 며칠 전 브런치에서 라이킷빌런이라고 생각한 한 유저에 대해 쓴 글이 있는데요.
https://brunch.co.kr/@mc2kh/711
그 내용을 두고서 저를 비판한 글이었습니다.
https://brunch.co.kr/@hslee6281/286
은둔호랑e 님이 쓰신 글에 댓글창이 열려 있었으면, 그냥 그 안에서 이야기하면 됐을 텐데, 댓글창이 막혀있어서 이렇게 새창을 열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는 걸 원치 않아서 그만할까 하다가도, 이 정도 자기변호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아래로는 은둔호랑e 님이 쓰신 글에 제가 구차한 변명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
네, 제가 힌트를 너무 많이 주었죠. 저는 그 사람이 그렇게라도 해서 제 글을 봐주길 바랐습니다. 제가 쓴 글을 읽고서, 제 글이 맞다면 사과를 하거나, 제 글이 틀렸다면 반박을 해주길 바랐습니다. 그분은 사과도 반박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글을 쓴 이후로 제 계정에 와서 라이킷을 누르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네, 브런치 운영팀에 내부정보 유출자라도 있는 건가... 하는 것은, 은둔호랑e 님의 지나친 망상인 것 같고요. 제가 단순하게 일반화해서 명확한 증거도 없이 추측만으로 억지주장을 펼치는 꼴이라는 것, 역시 똑같은 억지 추측 아닌가요? 선생님이 하시는 주장은 정의이고, 제가 하는 주장은 억지인가요? 이런 걸 보통 '내로남불'이라고 부르는 거 같은데요.
심지어 저는 단순히 저 혼자만의 경험과 생각으로 쓴 글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라이킷빌런이라고 이야기 한 분은 이미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비슷한 불편함을 입히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지 어쩌고 한다는 글을 반성문처럼 쓰기도 했다는군요? 아래는 브런치의 '발검무적' 선생님이 쓰신 글이오니 참고삼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brunch.co.kr/@ahura/1675
은둔호랑e 님이 지난 5월에 쓰신 글 중에서, 인스타 맞팔족처럼 구독버튼을 눌러놨다가 누군가 맞구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구독취소를 하는 사람들을 비판한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쓰신 글과 제가 쓴 글의 본질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선생님은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은 채 글을 쓰셨고, 저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게끔 썼죠.
네, 저는 일부러 그랬습니다. 그가 글을 읽지 않고서 라이킷을 누르는 사람이라는 걸 확신했거든요.
그는 최근 [책과강연]이라는 한 출판에이전시에서 진행하는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책과강연]이라는 대표가 쓴 책을 여러 차례에 걸쳐 비판을 한 적이 있고요.
그 사람은 그 글에 조차 라이킷을 누르고 갔습니다.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은둔호랑e 님에게 사과를 받고 싶은 지경입니다. 왜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옮기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제가 등단 장사하는 문예지를 언급하며, 할 일 없는 노인네들 친목이나 도모하는 곳이라며, 노인비하 발언을 했다고요? 이건 글 해석의 문제인 거 같은데요. 저는 심지어 '노인'이라는 단어를 쓰지도 않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런 곳에서 활동하는 게 오히려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말년에 그런 재미라도 있는 게 좋다고요. 이게 노인 비하인가요? 이걸 노인 비하라고 생각한, 은둔호랑e 님의 생각이 노인 비하 아닐까요?
아니요, 이건 비유가 잘못됐습니다. 상금을 주는 문예지와, 등단했다면서 오히려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문예지는 SKY와 지방대에 비유할 것이 아니고요.
은행원과 사채업자 정도로 비유하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사람 누군가가 은행원과 사채업자 둘 중 하나의 직업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저는 당연히 은행원을 하라고 말해 줄 겁니다.
문예지에 글을 보내고 등단을 했는데, 상금은커녕 등단비를 요구하는 곳이 아주 많죠. 지면에 글을 가져가고 돈을 주지 않는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면, 최근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열정페이'가 왜 생겨났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은둔호랑e 선생님 역시 한 문예지에 글을 올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쓰신 글이 어쩌면 '자기 합리화' 혹은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신춘문예나 출판사에 보낼 글을 다듬으며 피땀 흘리는 문청들이 많이 있을 텐데요. '작가'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차치하도록 하고, 그 각자의 노력은 분명 다를 겁니다.
네, 저도 누군가를 이렇게 저격(?)까지 해가며 글을 써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부러 좀 과하게 쓴 부분도 분명 있었고요. 다만 저로서는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앞뒤 상황 재가면서 썼던 글이었고요.
선생님은 제가 그 사람이 구독자가 많다는 이유로 시샘하는 게 아닐까, 하셨는데요.
저는 브런치가 기본적으로 작가들의 플랫폼이 아니라, 작가 지망생들의 플랫폼이라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제가 그 사람을 시샘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쓴 다른 글을 읽고서, 저를 두고서 '개그'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선생님이 부크크로 내셨다는 소설을 한 번 읽어보도록 할까요?
아니요, 저는 선생님이 쓰신 책을 읽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편집자 없이 만들어진 POD 출판물에 신뢰가 없는 사람이고, 이것이 선생님과 제가 생각하는 '작가'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글을 쓴다는 사람들이 모인 브런치에서 이래서는 안 된다는 글을 쓰셨죠?
저는 글을 쓴다는 사람들이 '비판도 없이 발전을 논하는가'라고 여쭙고 싶습니다.
제 글이 선생님에게 지나쳤다면 죄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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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해 언급하는 글은 늘 조심스럽습니다.
브런치에 '사각사각'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유저분 역시 저의 '저격'을 문제 삼으면서, 또 다른 '저격'을 낳고, 또 그 댓글 안에서 제가 조리돌림 당하는 것도 지켜보고 있는데요.
저격을 욕하면서 왜 새로운 저격을 일삼는 것인지, 저에게는 역시나 '내로남불'의 모습처럼 보여서 유감입니다. 사각사각 님 역시 댓글 창을 열어놓으셨다면 오해를 풀고 이야기할 소지가 있을 텐데요. 사각사각님이 저를 차단하신 상태라 제가 댓글을 달 수 없는 상태로군요?
그리고 이제 이런 저격이든 비판이든 그만하고 싶기도 합니다.
제가 누군가를 비판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 구독자가 늘기도 했는데요.
그런 걸 보면서 사람들이 자극적인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사람이 점점 흑화되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제 글을 보고서 불편함을 느끼신 분이 계시다면 유감입니다.
다만 저는 제가 쓴 글을 지우진 않겠습니다.
저는 여전히 브런치 안에서 활동하는 라이킷빌런이 불편하고,
출판에이전시 대표라는 사람이 쓴 논리가 엉망인 책이 불편하고,
링크트리에 '커피 한 잔으로 작가 응원하기' 같은 링크를 올려놓은 글쓰기 강사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