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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by 이경



가련한사내.jpg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카 중에서



요즘 아침저녁으로 가을 냄새 많이 난다.

가을이 왔다고 느껴지면,

넬(Nell)의 음악을 듣기도 하고,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단카를 꺼내 읽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여섯 번째 책을 계약했고,

어제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이달에 진행할 프로그램 포스터를 보내주셨다.

사서 선생님이 '강연'이나 '강의'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나는 부러 '북토크' 같은 단어를 사용해 가며 사서 선생님이 선택한 특정 단어들을 피해 다닌다.


여전히 '작가'라고 불리는 게 부끄럽고,

'강연'이나 '강의' 같은 단어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긴다.

나도 언젠가는 시원치 않은 글을 쓰고서,

기뻐라 할 수 있는 가벼움을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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