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하철 바로 옆 자리에서 희귀종을 보았다. 무려 종이책을 읽는 사람. 그것도, 노블. 소설이다 이 말씀.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라, 복권을 샀어야 했을까. 여하튼 나는 옆사람이 보는 소설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해진 탓에 눈을 옆으로 흘기며 재빠르게 문장에서 사람 이름으로 이루어진 주어 몇 개만 파악해 보았다. 미경이 어쩌고, 상수가 저쩌고.
그 길로 스마트폰을 켜고 바로 네이버에 들어가 '소설 미경 상수'를 검색하였더니, 이혁진의 소설 <사랑의 이해>가 나왔다. 아, 내 옆사람은 지금 <사랑의 이해>를 읽고 있구나. 소설도 읽어보지 못했고, 드라마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 책의 표지 그림이 이규태의 작품인 것만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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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을지로에서 볼일을 보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부러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 광화문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이규태 개인전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으니까. 어영부영 미루다가는 또 못 볼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이규태의 그림을 잠깐 보고 왔다. 이규태의 그림을 원본으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좋았다. 이규태의 그림은 뭐랄까. 싱그럽기도 하고, 따듯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보고 있으면 그냥 좋아.
지난 어느 내 책을 만들다가 표지에 이규태의 그림을 쓰고 싶어서 컨택을 했던 적이 있다. 그때 사용하고자 했던 그림이 이미 다른 작품에 쓰이기로 되었다는 답변을 받고서 무산이 되었던 적이 있다. 컴퓨터 하드 안에는 당시 표지 디자이너에게 받았던 몇몇 가시안 표지들 중에서 이규태의 그림을 씌워본 것도 있다.
절대 쓰일리 없는 그런 가시안의 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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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전시회 이달 말까지 한다고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광화문 교보 가셔서 그림도 보시고 책도 사시고 하세요.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