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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MD Feb 18. 2022

[아버지의 서재] 와인이야기 첫번째 - 프롤로그

아버지 몰래 올리는 아버지가 쓰신 글입니다. 아버지가 오래전부터 먹는 데와 글 쓰는 데 취미가 있으셔서, 시간 날 때마다 먹는 것에 관한 글을 쓰시는 건 알고 있었는데, 본인 하드디스크에만 소중히 간직해오시다가, 언젠가부터 지인이나 가족들에게만 공유해주고 계십니다. 사회적 관계로 얽힌 지인들께서는 성실히 읽고 피드백을 주시는 것 같은데, 가깝고도 먼사이인 가족들은 막상 그렇게 빠른 피드백을 주지 못해서, 요즘 살짝 삐져있으신 것 같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일단 글이 너무 길고,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서 입에 풀칠하랴 집안일(?) 하랴 바빠서 빨리 못읽습니다. 근데 아무리 봐도 더 늦어지면, 지금보다 더 많이 삐지실 것 같아서, 좋은 글 조금이라도 더 읽히게 할 겸, 올리면서 저도 읽어볼 겸 해서,(여기 올린다고 뭐 많이 읽으실 분들은 없지만 그래도 안올리는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몰래 올리게 되었습니다. 워낙 길어서 도입부만 먼저 올려 봅니다. 


와인 이야기에 대체 007이 무슨 상관인지는 아래 프롤로그를 살짝 읽어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글의 제목을 와인이야기라고 하고 보니 백과사전 하나가 필요한 이 어마어마한 이야기의 시작을 어디서부터 펼쳐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 소개하려는 이야기는 사실 대단한 얘기는 아니다. 우리가 와인을 접하면서 알아두면 좋을법한 그리고 많은 분들이 대부분 알고 있음직한 이곳 저곳에 펼쳐있는 것들을 정리한 내용이다.


007시리즈‘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에서 제임스 본드는 오리엔탈 특급열차에서 여자, 그리고 수상쩍은 신사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는데 본드와 여자는 생선요리에 샴페인을 주문하고 신사는 ‘키안티Chianti’를 주문한다. 이에 웨이터는 생선요리에 당연히 화이트와인을 시킬 줄 알았는데 키안티를 주문하자“화이트 키안티”하고 되묻지만 신사는“레드 키안티”라고 답한다. 이에 본드는 상대가 바로 수상한 사람임을 알아본다. 키안티는 화이트 와인이 없으니 굳이 레드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키안티는 13세기 피렌체 남쪽지역에서 최초에는 ‘카나이올로’ 청포도를 이용하여 화이트 와인으로 만들어 졌으나 19세기 이후 이 지역 포도 품종이 산지오베제로 바뀌면서 레드 와인만을 만든다). 역시 007시리즈 ‘다이아몬드는 영원히(Diamonds are Forever)’ 에서는 킬러가 웨이터로 변장하고 본드에게 접근한다. 보르도 최고급 와인인 ‘샤토 무통 로칠드’를 서빙해 온 킬러에게 ‘클라렛’은 없냐고 되묻는다. 없다고 응답하자, 이에 본드는 바로 총을 빼든다. (‘클라렛Claret’은 무통 로칠드를 포함한 보르도산 레드 와인을 통칭해서 부르는 용어이며 어원은 불어의 연하다는 뜻을 가진 클레레clairet로 예전 보르도와인 가운데 빛깔이 아름답고 색이 연한 레드와인이나 분홍빛의 로제와인중 비교적 진한 색깔의 것을 일컫는 용어다.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는 1945년 산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되어 백화점에서 3,900만원에 판매된 바 있으며 2015년 및 2018년 750ml 한 병당 120~140만원 수준의 와인이다).


제임스 본드와 와인 한잔하려다 주문을 잘못해서 총맞는 건 피해야 하겠고, 게다가 본드가 왜 시도 때도 없이 총을 빼 드는지는 알아야 007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기 다다시’ 원작에 ‘오키모토 슈’가 그림을 입힌 ‘神의 물방울’을 시작으로 몇 권의 책을 보며 와인을 만나기 전 몇 가지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와인 역사부터 시작해서 와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 부분이 좀 길어서, 이걸 그대로 올릴지 각색을 좀 할지 고민 중입니다. 도입에 한해서는 우선 그대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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