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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숙녀 Nov 01. 2021

어쩌다 보니 매일 손절하고 삽니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단순해진다. 인연사 번잡한 게 싫어지고 온갖 수식으로 치장해야 하는 사이는 피하게 된다.


그러니까 그게 무어건 한껏 준비해야 하는 만남. 이를 테면 식사 메뉴부터 대화 소재, 상대방 이야기에 보일 리액션까지, 신경 써야 할 것 투성인 골치 아픈 연과의 이별이 생각보다 워지는 것이다.


물론  땐 상상도  수 없던 .

그땐 누구 소원해라치면 가 그리 아쉽고 서러운지. 내가 더 노력  성하고 후회하고... 렇게나 안간힘을 썼더랬는데. 께한 역사가 눈에 밟혀 돌아지가 않았는데. 나이가 뭔진 몰라도  대단하긴 한가보다.  숫자 조금 높아진다고 이런 것도 다 변하는 걸 보면.


하기사 길어야 100년 밖에 안 되는 인생. 좋은 사람 나기도 빠듯한 마당에, 굳이 만나기 전 부담되고 마주하는 동안엔 불편하며 헤어지고는 꺼림칙한 이와 만남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까.


거기다 신기하게도 그런 감정은  상대도 나와 비슷하게 련이었던 걸 생각해보면, 마냥 불편하거나 불쾌한 일만도 아 듯하다.


이왕이면 다들  살고 싶어 하는 세상.

더 즐겁고 편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고 

또 절로 하게 되는 인연 단절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된 지금.


암묵적 동의하에 이뤄진 원망도 미련도 없는 아주 특이한 이별들이 허탈하지만은 않은 건, 그간 악착같이 매달리고 기 싫어 고집부렸던 무수한 과거가 있기 때문이라.


비움을 결심하니 추억의 무게는 생각보다 가벼웠,  나는 매일 외롭기를 자처한다. 


남지 않을 사람과 되지 않을 계를 위해 애쓴 건 지금  한 걸로 충분 것 같아서. 어차피 인간은 외로 거고 인생은 혼자인 거면, 쓸쓸해지는 연습도 이제 해봐야 하니까 말이다.


얼마 후면 만날 서른일곱의 나는 홀로 남는 걸 즐 못 하더라도 두려워하진 않는, 혼자서도 제법 근할 줄 아는 람이 좋겠다.


그 정도만 되더라도, 나는  곱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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