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리지아
너는 막내 여동생처럼
내게 왔지
노란색 니트와
체크무늬 스커츠를
즐겨입던 너
니가 처음 내차를 타던 날
그 날 이후 내차에서
후리지아 향기가 났어
짧은 만남 후
긴 이별이 오던 날
나는 너에게 후리지아
한다발을 선물했지
그날 이후 내방에는
후리지아 향기가 났어
이제 봄이 오면
노오란 봉오리로
내 맘속에 니가
다시 피어날 거야
니가 보고 싶어지면
시를 쓴다.
한편 두편 세편
니가 그리워 지면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
한컷 두컷 세컷
너 때문에 나는
시인이 되고
사진사도 된다.
사람들은
내가 쓴 시와
내가 찍은 사진을
좋아하지만
정작 나는
시보다도
사진보다도
니가 좋다
너의 미소에
숨겨진 가시를
보지 못하고
너의 향기에
품겨진 독을
맡지 못한 나는
너의 미소와 향기에 취해
어느새
가시에 찔리고
독을 마시고
하루하루...
너는 어디선가
미소와 향기로
가시와 독을 숨긴 채
누군가를 유혹하고 있겠지
앞에 있어도
니가 그리운 나는
너의 눈높이에 맞추어
키를 낮추어 보지만
너는 내 마음을 알아챈 듯
저 멀리 도망간다
멀찌감치서 새초롬히
나를 보고 웃고 있는
너는 사랑의 위너
가까이 있어도
니가 그리운
나는 사랑의 루저
또 다시 봄이 왔네요
4월이 되어
연분홍 꽃이 피어나면
당신은 나를 찾아오지요
고작해야 열흘
당신은 핑크빛 내 속살에서
마음껏 꿀을 즐기다가
한바탕 소낙비와 바람에
내 몸에서 꽃이 떠나가면
당신도 새로운 꽃을 찾아
나를 떠나가지요
꽃이 지고 나면
내 몸은 초록색 나뭇잎이 되어
사시사철 당신을 기다리지만
아름다운 꽃들에 취한
당신은 나를 찾지 않네요
겨울이 되어 잎도 사라지면
내 몸은 알몸이 됩니다
한겨울 북서풍을
맨몸으로 견디어 내며
나는 기도하지요
또 다시 4월이 되어
하얀 꽃이 만개하면
당신이 나를 다시 찾아오기를...
360일을 기다려
열흘간의 사랑이 찾아오면
내 마음에도 봄이 다시 피어날거에요
어제는 퇴근길에 눈비가 내리더니
오늘 점심 중랑천에 꽃비가 내린다
천변을 뒤덮은 하얀 꽃잎이
얼굴을 가린 신부의 면사포처럼 빛난다
4월의 날씨가 결혼을 앞둔 처녀마음 같다
변덕스러운 여자의 마음도
장미꽃이 피는 5월이 되면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함께 돌아오리라
천변을 산책하는 여인들의 치마길이가
뜨거운 여름을 재촉하는 4월의 어느날
계절은 이미 신록과 함께
여름으로의 질주를 준비 중이다
너와 마주 보면
내 맘을 들킬까봐
나는 너의 뒤에 선다.
너의 표정이 궁금해
슬금슬금
너의 옆으로 가다
눈이 마주치면
다시 뒤로
자꾸만 보게 되는 너의 뒷모습
자꾸만 보고 싶은 너의 얼굴
오늘도 오지 않는 너
채워지지 않는 너의 빈자리
카톡으로 사진 한 장 보내주렴
그리움을 추억으로 채울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