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러닝 목표가 200km인데 30일 182km가 되었더군요. 어떻게든 채우고 싶은 건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요일도 달릴까 하다가 지방 다녀오느라 피곤해서 달릴 수가 없더군요. 31일 20km 한강을 다녀오자고 마음을 먹고 나섰어요.
이제 막 연두 새싹들이 나오고 노란 산수유, 하얀 목련, 노란 개나리, 이른 벚꽃 봉오리까지 보여줄 듯, 말 듯 애를 태우면서 피고 있더군요. 1km부터 몸이 무거워 고민을 했어요. 갈까, 말까? 에이 몸이 안 풀려서 그럴 거야. 5km 가보자. 5km 겨우 가니 몸은 풀렸는데 목이 마르더군요.
11시 넘어서 해는 올라오고 있었지만 10도 기온이라 그리 나쁘지는 않은 기온이에요. 그래 한강 편의점까지 10km 채우고 거기서 생수를 사든, 커피를 사든 그것만 보고 가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아갔죠.
역시 한강이 주는 느낌은 다릅니다.
한강을 보니 그래, 잘 왔어하고 변덕스러운 마음이 우습더군요. 마음은 항상 흔들리는 본질을 안다면 조금 기다려보거나 시간을 보내면 해결이 되는 일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하기 싫어도 일단 하다 보면 하게 되는 일이 많죠.
어렵게, 힘들게 도착한 한강은 그리 이뻐 보일 수가 없어요. 어디서나 보는 한강이지만 힘들게 러닝 해서 간 한강을 매번 다릅니다. 자전거로 간 적도 있지만 러닝 해서 간 것만큼 이뻐 보이지 않았어요. 힘든 만큼 아름다워 보이나 봐요.
드디어 편의점에 도착하니 어찌나 기쁘던지요.
라면을 먹고 싶었으나 먹으면 돌아갈 때 뛰기가 힘들 것을 알기에 간편한 것을 고릅니다. 단 것과 단백질을 고르고 먹는데 이리 행복할 수가 있나요.
집 근처 편의점에서 사 먹는 맛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목마른 자에게 물이 생명이듯이.
반환점을 돌고 다시 귀가합니다. 오늘따라 이 다리가 눈에 들어오네요. 디지털 드로잉을 배우다 보니 입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순간 생각하다가 다시 달렸어요.
15km에 고비가 한번 더 왔어요. 다리가 무겁기 시작했지만 풀코스에 비하면 20km는 고통 축에 끼지도 못한다고 다독이며 견뎌냈어요. 월 1~2회 한강 다녀왔기 때문에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지만 가뿐하지도 않은 거리예요.
20km를 2시간 16분에 완주했어요. 6분 48초 페이스로 나쁘지 않은 페이스입니다. 앞으로 더 좋아지겠지요. 무엇보다도 한강 혼자 다녀온 것과, 3월 목표 20km 채워서 너무 기쁩니다. 하기 싫어도 하다 보면 하게 되는 저를 발견합니다. 누가 더 하기 싫은 일을 잘 해내는가가 관건이 아닐까 생각도 들고요.
완주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뛰었어요. 끝은 있다, 잘 해냈다고 생각할 모습을 상상하면 견디게 되니까요. 그리고 항상 끝은 있으니까.
러닝이 목표가 아니라 생활화하려고 합니다. 안 하면 이상한 것처럼 습관, 생활화해야 하는 게 운동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목표는 못 이룬 게 많지만 운동만이라도 해내고 싶은 3월이었어요.
목표가 있으면 마지막날에도 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