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깔끔하게 12km 완주했으나...

풀 마라톤 도전하다




광명 마라톤 클럽 앞


20220921 수요일 저녁 8시 광명 마라톤 클럽


'야소 800' 훈련이 끝나서 다행이다. 휴~


일요일이 광명 ktx 평화마라톤 대회 하프코스에 나가기 때문에 오늘은 간단히 ~ ^^ 12km만 달리기로 했다.

밤 날씨도 선선하고 달리기에도 좋지만 연이은 장거리 실패로 인해서 좀 자신감이 떨어져 있기도 하다. 토요일 실패로 일~화요일까지 푹 쉬었다.


2km까지는 같이 뛰다가 그 이후는 각자의 달리기로 했다. 자주 뛰는 거리고, 이제는 익숙할 만도 한데 처음 1~2km는 항상 몸이 무겁다. 스마트 워치에는 7분 10초/km라는 음성이 들린다. 일요일 열릴 마라톤 대회 얘기도 하고 새로 맞추는 클럽 싱글렛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웃으며 달린다.


올해 2월에 입회해서 아직 나만 싱글렛이 없다. 예전 디자인이라 새로운 싱클렛을 준비 중인데 확실히 새로 만드는 싱글렛 블랙이 참 마음에 든다.


이번 대회는 시간이 촉박해서 준비를 못 하고 10월 23일 춘천 마라톤 대회에는 처음으로 클럽 싱글렛을 입고 뛰게 된다.

슬슬 흩어지기 시작한다.


홀로 남았다.


클럽 박 회장님 조언대로 6분 40초/km로 뛰어보기로 했다.

호흡과 스피드에 집중을 하고 같은 속도를 유지해 보자. 혼자서 같은 스피드로 감을 잡는 게 아직도 부족하다.


6km까지는 힘들지 않게 6분 40/km라는 음성이 들려서 잘 달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환점을 돌았으니 속도를 조금이라도 단축시키면서 finish line에 가보자고 다짐했지만 유지하는 것조차 무척 애쓰고 있었다.


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져서 호흡 조절에 집중하고 하나 둘 셋 넷을 세면서 발과 팔 호흡에 리듬을 맞추며 나아갔다.


주로 달리기 연습하는 광명 안양천



더운 날씨에는 이 정도만 뛰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릴 텐데 확실 가을 날씨여서 그런지 땀을 1번 정도 닦을 정도로 선선한 날씨다.


9~10km에는 조금 더 힘을 내어서 10초가량 단축했는데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달리기는 익숙하면 할수록 쉬워져야 하는데 쉽다고 느껴질 때가 없다. 항상 집중하고 힘들다.


내가 왜 힘든 달리기를 선택했을까?

12km도 힘든데 일요일 대회 하프는 얼마나 힘들 것이며 춘천 마라톤 풀코스 도전은 왜 했을까?

나는 왜 고통을 이겨내고 나를 이겨내고 싶어 하는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이미 시작했으므로 끝낼 일만 남았다.


마지막 1km로 최고 속도로 스퍼트를 내야지 했는데 마음처럼 발이 빨라지지 않는다. 유지하는 것만도 최선이다 생각하면서 출발점만을 바라보며 달렸다.


주위의 경치는 이미 못 본 지 오래다.


500m 남았을 때 클럽 이 부장님이 마중 나와 주셨다. 또 있는 힘을 다 빼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으나 마무리를 위해서 달려와 주신 것만으로 항상 감사하다. 2월부터 지금까지 항상 꼴찌로 들어오는데 클럽 고수님들께서 항상 finish line에서 기다려주시고 한두 분은 꼭 마중 나올 때마다 뭉클하다. 힘이 따 빠졌을 대 만나서 항상 민망하다.


이 속도로 왔으면 6분 50초/km 되겠다며 칭찬해 주신다.


힘이 다 빠졌는데 힘내라고 하면서 " 어이, 어ㅣ이" 외쳐 주신다. 마지막 200m, 100m, 50m 남았다며 속도를 내시니 나까지 덩달아 속도를 내게 된다.


" 보폭을 길게, 빠르게, 마지막까지 힘내서~"


이 말에 없는 힘까지 짜내서 전력 질주를 했다. 출발점에서는 모두 서서 감사하게도 박수를 쳐주신다.

이렇게 달리고 나면 개운하긴 하다.

헉헉대며 천천히 달리다가 와서 물을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고 끝냈다.


다른 날이면 더워서 물을 몇 번이나 수돗물에서 마셨을 텐데 12km이고 선선해서인지 물을 마시지 말고 뛰어야겠다는 생각에 참고 뛰었다.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 좋았다.


같이 달린 클럽 고수님들


와~ 개인 최고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가지런한 이처럼 나란히 보이는 아름다운 숫자 6의 향연이라니... 스피드 조절을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뿌듯했다.


12km 구간 기록


6분이라는 숫자가 1~2개가 보일 때가 무척 행복한 7~8월이었는데 9월에 접어들자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역시 더운 여름날 개미처럼 열심히 연습한 덕분이다.



12km 기록


10km를 1시간 30분 뛰었는데 12km가 1시간 22분이다. 정말 일취월짱이다.


2022 ktx 광명역 평화마라톤 대회


클럽에서 일요일 있을 2022 ktx 광명역 평화마라톤 대회 티셔츠와 배 번호가 든 서류봉투 3개를 들고 귀가했다. 하프코스, 10km, 4.8km 가 있는데 나는 하프를 신청하고 남편과 아들은 4.8km를 신청했다. 2019년 ktx 광명역 평화마라톤 대회에는 셋이 4.8km를 완주한 소중한 경험이 있다.



달밤 달리기 연습


12km 완주 후 귀가하면서 sns에 올릴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이 동영상과 사진을 찍고 계단에 일요일 대회에 입을 티셔츠와 배 번호를 두고 귀가해버렸다. 그런데 놓고 온 것을 안 게 뒷날 저녁이었다.


어쩔까나... 티셔츠와 배 번호...


12km에 너무 만족해서 기분이 좋았고 사진, 동영상 찍느라 너무 들떠 있었다.


자중하자, 자중하자, 찾아보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