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새벽녘 책상에 앉습니다.
제일 먼저 노트북을 켜고, 브런치를 엽니다.
방금 올라온 따끈한 작가님의 글에 마음을 담아 아침 인사를 남깁니다.
왠지 같은 시간, 같은 모습으로 있는 친구를 만난 듯 반갑습니다.
그리곤, 너저분한 책상 위를 봅니다.
읽은 책과 읽을 책들이 쌓여있고, 마킹 테이프와 띠지들도 보입니다.
귀여운 피카추와 물통 그리고 모자.
잠깐 퀴즈!
책상 위에 벙거지 모자는 왜 있을까요?
그리고 깜깜한 창 밖을 봅니다.
그 순간 저 멀리의 아파트에 불빛이 하나 둘 켜집니다. 점점 늘어나는 불빛이 별처럼 선명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습니다.
어둠 속에서 열심히 걷는 사람과 목적지가 있는 사람들을 태운 달리는 버스.
아마도 지금 지나가는 저 버스 안에 내 아이도 있을 것 같아 창밖 사진을 찍습니다.
창밖 사진을 찍었는데 그 안에 한동안 의미를 잃은 것들이 유리창에 반사되어 보입니다.
의미를 잃은 부엌과 의미를 잃은 노트북
마음이 담기지 않은 맛없는 음식을 만들고, 글 쓰지 않는 하릴없는 노트북
생물과 무생물에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순식간에 무의미해져 버립니다.
브런치에 쓴 383개의 글들이 머물러 있는 것이 보입니다.
숫자가 늘어날수록 뒤로 밀려나 잊혀겠지만 머물러 있음이 왠지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 숫자가 측은하게 여겨집니다.
음, 새벽녘에 딱 어울리는 글이 써지고 있습니다.
'순전히 감정적인 이 글을 발행해도 될까?'
무엇이라도 쥐어짜지 않고 자연스레 써진걸 보니 그동안에 품었던 여러 생각들이 조금 정리된 모양입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점점 의미를 잃는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입니다.
마침내 새벽녘 책상에 앉아 글 하나를 써 오늘 하루의 의미를 두어봅니다.
넋두리를 하다 보니 그 사이에 동이 터 불빛이 사라졌지만 반짝이지 않아도 그곳에 있다는 사실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별의 존재처럼요.
오랜만이라 조금 수줍지만 발행을 하고,
저는 이제 향긋한 커피콩을 갈아 드립커피를 내려야겠어요.
간밤 꿈이 좋았습니다.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랍니다.
(무슨 AI 말투 같네요. 제가 쓴 것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