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녕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

by 하민영

가을이


초록을 담고

여름을 머금고

그대로 가려나 보오


노랗고 빨갛고 갈색으로 물든

단풍을 기다리고 기다렸는

다 익지도 못하고


정녕

가을이

이대로 떠나려나보오



가을이 시작되기 전부터

노랗고 빨갛고 갈색으로 물든 단풍을 기다고 있었더랬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초록잎이 하나둘 연한 연둣빛으로 노란빛으로 변해갔다.

머지않아 곱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이 겨울을 몰고 왔다.

겨울도 되기 전에 몸도 마음도 얼어붙었다.


뚝 떨어진 날씨는 첫눈 소식을 전했다.

에휴 올 단풍 구경은 다했네.


빛바랜 나뭇잎은 바짝 말랐고

찬비에 우수수 떨어진 초록잎이 숲 속에 가득하다.


젊은 청춘의 넋을 보는 듯하여 마음이 허무하다.

제 몫을 다 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 같다.


갈 봄 여름 없이 피고 지던 꽃도 잎도 없이

공원에 서있는 시비마저 쓸쓸하다.


떠나는 가을을 붙들어 붙들어?

다음을 기약해야지.

단풍은 내년에도 물들 터이니.



#라라크루 1-3

#라이트라이팅

#하나만_일기쓰기

#딸아행복은여기에있단다_엄마에세이

#간호사무드셀라증후군처럼_간호사에세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