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서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5월 중순을 넘어서면 더워지기 시작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람이 철에 맞게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주말농장도 날씨에 맞게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농작물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더운 날씨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채소로 갈아타야 한다. 수많은 농작물 중에서 어떤 것을 심을지 미리 생각하고, 파종 시기와 방법, 재배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도시농부는 1~3 구획(15평)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작물을 키워야 한다. 많은 작물 중에서 선별적으로 농작물을 심을 수밖에 없다. 작물은 어떤 선택을 해도 상관없다. 자신의 관심과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하지만 채소의 여러 장단점을 비교하고 효율성을 따져보는 것은 필요하다.
작물들의 특성과 장단점, 재배법은 책자나 인터넷에 찾아보면 된다. 초보라도 책이나 인터넷만 보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이웃 농부들의 밭을 기웃거리면서 탐색하는 것도 좋다. 이웃이 기르는 작물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저절로 학습이 된다. 그래도 잘 모른다면 종묘상 사장님이나 주말농장 이장님, 이웃 농부에게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준다. 토양이나 환경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채소는 이용 부분에 따라 경엽채류(莖葉菜類), 근채류(根菜類), 과채류(果菜類)로 *분류한다. 이글에서는 편의상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로 나누어보았다. 주말농장에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를 골고루 심는다면 좀 더 다양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봄에 심는 잎채소는 빈 땅에 피어나는 새싹의 힘에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잎채소는 화수분처럼 따고 또 따도 무한정 새로운 채소를 제공해주니 자연의 무안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 뿌리채소는 땅 위로 뻗어나가는 잎사귀와 땅속에서 나오는 채소의 생김새가 달라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땅속을 헤집었을 때 알알이 박혀오는 채소를 보면 마치 신령스러운 물건이라도 만난 것처럼 경이로움을 느낀다. 열매채소는 푸른 줄기와 잎사귀 사위로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를 보면 저절로 탄성이 쏟아진다.
초등학교 다니던 아들이 잎채소를 보았을 때는 반가움의 표정을 보일 듯 말 듯 지었다면, 열매채소를 보았을 때는 이빨을 환하게 드러내며 웃었다. 어린 아들의 얼굴 표정에서 서로 다른 채소가 주는 기쁨의 정도를 알 수 있었다.
상추 같은 잎채소는 키우기도 쉽고, 좁은 공간에서 단기간에 기르는 재미와 수확의 기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열심히 잎을 따주고 물만 잘 주면 잘 자란다. 하지만 날씨의 영향을 쉽게 받는 편이다.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이 한두 달 정도로 짧다.
과채류에 해당하는 호박이나 오이, 수박이나 참외 등과 같은 덩굴식물은 지지대와 끈으로 그물망을 만들어서 키우는 것이 좋다. 제한된 공간에서 덩굴식물을 재배하려면 약간의 요령이나 기술이 필요하다.
감자나 고구마는 뿌리에서 얻어지는 기쁨이 크다.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경우라면 아이들이 지르는 탄성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뿌리식물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반면 수확량이 적을 수 있다. 감자는 빛을 보게 되면 쓴맛이 난다. 고구마는 입을 자주 따게 되면 고구마가 제대로 영글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주말농장 하는 동안 심었던 작물은 해마다 조금씩 달랐다. 종류도 다양했다. 주말농장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농작물을 심었다. 당시에는 어디에서 보고 들은 것은 있어서 많은 것에 욕심을 냈다. 상추와 배추, 무는 기본이다. 청경채, 시금치, 당근, 허브, 갓, 부추, 수박, 참외, 오이, 호박, 감자, 고구마, 완두콩 등등 심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심었다.
이제는 나름 작물 선정기준을 갖게 되었다. 주말농장이 너무 단조롭지 않으면서 키우는 재미와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여름 채소는 특히 뜨거운 날씨를 잘 견딜 수 있는 것이 좋다.
올해는 욕심을 조금 더 내려놓았다. 이번에 선택한 여름작물은 고추와 가지, 토마토다. 그동안 경험에 비추어보면 위 세 가지는 심어놓기만 하면 비교적 잘 자라고 수확도 어느 정도는 보장된 열매채소다.
몇몇 이웃들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이미 여름 채소를 심었다. 우리는 5월 셋째 주에 여름 채소를 심는 것이니 이웃 농부들에 비해 한두 주 늦었다. 우리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봄 채소를 재배하느라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웃들의 밭을 기웃거리며 어떤 작물을 심었는지 살펴보고 작황 정도도 들여다본다. 이웃의 작물을 보면서 배워가는 것이 많다. 그런데 가끔은 잘 자란 이웃의 작물을 보면서 조바심이나 시샘을 내기도 한다. 기껏 2 구획의 조그만 땅덩이에서 키우는 것인데도 그렇다. 주말농장에서 힐링하고자 하면서 시기와 질투, 비교와 경쟁을 한다. 경쟁사회에 익숙한 도시농부에게 이런 마음이 끼어들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 필요하다.
고추와 가지, 토마토를 심기 위해서는 우선 땅을 마련해야 했다. 봄채소 가운데 잘 자라지 못한 파가 눈에 들어왔다. 10개를 심었는데 세 너 개만 남고 죽어 있었다. 파 사이사이에 고추를 심기로 했다.
또 다른 곳으로는 열무가 자라고 있는 자리를 선정했다. 열무는 싹이 트자마자 벌레가 먹어서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이후에는 두어 번 솎음해서 나물도 해 먹고 김치도 담가 먹을 수 있을 정도 잘 자라주었다. 5월 3주째 열무의 크기는 20~30cm 정도로 싱싱했다. 한두 개 뽑아보니 뿌리는 잘 여물지 못했지만, 줄기와 잎은 야들야들 부드러웠다. 김치 담가 먹기에 딱 알맞다고 여겨졌다.
열무를 뿌리까지 잘 키운다면 좋겠지만 잎사귀만 잘 키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싱싱한 열무로 열무김치를 담가서 열무국수와 열무비빔밥을 해먹을 생각을 하니 군침이 돌았다.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는 열무를 왜 뽑으려고 하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열무의 수확시기로 보면 한주 정도 더 두고 보면 더 크게 자랄지도 모른다. 이웃 중에는 열무를 꽤 크게 키운 사람도 있었다. 우리 부부는 몇 해 열무를 키웠지만, 뿌리를 제대로 키운 적이 없다. 과거 경험상 열무 뿌리를 더 키울 자신이 없었다. 첫해에는 조금만 더 키워보자고 했다가 열무가 모두 세서 먹지 못했다. 열무 뿌리를 키우기 전에 꽃이 피었고 뿌리는 섬유질이 가득했다. 줄기는 질겼고, 잎은 시들해지고 노랗게 변했다. 결국 열무를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다음부터는 잎사귀만 잘 키워서 먹었다. 잎사귀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게 먹었다. 열무 뿌리까지 잘 키워내려면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열무는 얼마나 뽑을까? 다 뽑을까? 아니면 일부 남길까?”
“작은 것은 남기든지... 열무를 두고 본다고 해도 더 자랄 것 같지 않으면 다 뽑자.”
남편과 열무를 언제 뽑을지 또 얼마나 뽑을지 상의했다.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뽑을 시기와 양이 정해졌다.
“몇 개는 남겨서 열무 꽃을 보는 것은 어때?”
“그래. 사람들 열무 꽃 본 사람 없을 것 같다. 사진 찍어서 보여주면 좋겠네.”
남편도 내가 브런치에 올리는 글과 사진에 적극적이다. 나는 밭에 열무 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예쁘게 핀 열무 꽃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니 괜히 신이 났다.
열무 꽃을 보기 위해서 한 이랑은 남기고 다섯 이랑의 열무는 뽑아냈다. 열무를 뽑아낸 다음 괭이로 땅을 갈아엎었다. 파가 있던 자리와 열무를 뽑아내고 나니 고추와 가지, 토마토를 심을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제는 밭에 새 식구를 옮기면 된다.
땅을 갈아엎은 자리에 물을 흠뻑 주어 땅을 촉촉하게 만들었다. 호미로 작은 구덩이를 팠고, 모판에서 모종을 꺼내서 구덩이에 심었다. 손으로 꼭꼭 눌러주면서 “잘 자라라.”라고 격려의 말도 전했다.
잎채소와 다르게 고추와 가지, 토마토 곁에는 지지대를 세웠다. 열매채소는 지지대가 없으면 여름 장마철 비바람에 가지가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히기도 한다. 지지대는 열매채소가 손실 없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지대는 하나의 열매채소에 하나의 지지대를 세우는 것이 좋다. 지지대를 세운 후에는 작물이 지지대에 기대어 자랄 수 있도록 끈으로 묶어주어야 한다. 모종을 심을 때는 키가 작지만 한여름에는 사람의 허리춤까지 자라기 때문이다.
지지대를 세우고 난 후에는 모종 주위로 **웃거름을 주고 흙으로 덮어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물을 주었다. 흠뻑 준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물과 영양을 골고루 채소에 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농장에 이사온 새식구 - 고추, 가지, 토마토 열매채소 심기전 물 주기 VS 열매채소 곁에 지지대 세우기 VS 열매채소 주변에 웃거름 주기
*채소의 분류 –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 참조
채소는 이용하는 부위 따라 경엽채류(莖葉菜類), 근채류(根菜類), 과채류(果菜類) 로 분류한다.
경엽채류는 배추·양배추·상추·시금치 등과 같이 잎을 이용하는 것, 양파·마늘 등과 같이 잎이 저장 기관으로 변형된 것, 꽃양배추와 같이 꽃망울을 이용하는 것, 아스파라거스·죽순과 같이 어린 줄기를 이용하는 것이 여기에 속한다. 근채류는 무·순무·당근·우엉 등과 같이 곧은 뿌리와 고구마·마 등과 같이 뿌리의 일부가 비대한 덩이뿌리를 이용하는 것, 연근·감자·생강 등과 같이 땅속줄기가 발달한 것을 이용하는 것이 있다. 과채류는 생식기관인 열매를 식용하는 채소들로써 오이·호박·참외 등의 박과 채소, 고추·토마토·가지 등의 가지과 채소, 완두·강낭콩 등의 콩과 채소와 이밖에 딸기·옥수수 등이 이에 속한다.
**웃거름 주기 – 서울시 제공 책자 참조
생육상태를 보아 잎채소는 15일, 열매채소는 30일 간격을 기준으로 준다. 웃거름은 작물의 잎이 지면에 뻗은 위치에 작물을 중심으로 둥글게 파서 퇴비나 비료를 준 다음 흙을 덮는다. 비료는 구덩이를 파고 준 후에 흙으로 꼭 덮어야 한다. 웃거름을 너무 가까이 주거나 너무 많이 주면 잎이 노랗게 되거나 죽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딸아행복은여기에있단다_하민영
#간호사의우아한사생활_하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