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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만을 먹다, 과일 편: 롄우(蓮霧)+ 파파야

화교의 대만 여행기

by 왕씨일기



대만 하면 과일, 과일 하면 대만. 한국에서는 비싼 과일 물가에 대만에 오면 과일을 잔뜩 먹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오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다. 그중 대표 과일로는 두말하면 잔소리, 망고가 있겠다. 하지만 망고는 여름의 과일이라 기본적으로는 5월에서 9월 사이에서야만 질 좋고 맛 좋은 망고를 쉽게 구해서 먹을 수 있다. 그래서 그때를 놓치고서 대만에 가면 유명한 망고빙수 가게들에서도 냉동망고로만 맛을 볼 수 있으니 타이밍을 잘 봐야 한다.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여름에 과일이 가장 풍성하기 나오는 만큼, 그 계절감도 여름이 가장 묵직하다고 할 수 있다. 한 여름의 대만, 한증막 같은 열기와 습기로 관광을 다니기엔 조금은 숨 막힐 수 있는 계절. 자칫하면 즐거우려고 간 여행에 불쾌지수만 높아져 일행들과 싸우기 일쑤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한국의 11월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겨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11월의 한국에서 추위를 피해 초가을의 선선함을 즐길 수 있는 대만으로 가보는 것도 멋진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11월에 가면 먹을 만한 과일이 없을까? 물론 여름 제철이랑 비교하면 과일 먹는 맛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가짓수가 확실히 여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언제 어느 계절에 대만에 가도 즐길 수 있는 멋진 과일이 있다. 그것도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대만 한정! 과일. 여행을 나갔을 때 거기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은 프리미엄이 붙으니 아주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그 과일이라고 한다면 바로 롄우(蓮霧)이다.




영어로는 wax apple이라고 하는데 한자로는 연꽃 연자에 안개 무자를 써 연무, 중국어 발음으로는 롄우라고 한다. 이름부터 사랑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것만 같다. 맛은 수분이 많은 대추 같은 맛이 난다. 여타 과일 같은 엄청난 단맛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아삭아삭하는 재밌는 식감과 수분감에 한 번 집어 먹으면 그다음, 그다음을 계속 찾게 되는 맛이다. 아삭함이 사과 같지만 그보다는 밀도가 낮고, 맛은 대추와 그 결을 같이하는 것 같지만 그보다는 좀 더 순하고 은근한 단맛까지. 대만에 갈 때 망고! 망고! 만 외치지 말고 까르푸나 여기저기 시장을 구경 다닐 때 이 친구는 없나, 한 번 둘러보고 한 번쯤은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여기에 보너스 과일 하나 더. 이 친구는 롄우보다는 한층 가까운 친구라고 할 수 있다. 나무 목(木) 자와 오이 과(瓜) 자를 쓰고 무꽈(木瓜)라고 읽는데, 영어로 하면 바로 어떤 과일인지 알 수 있다. 바로 파파야 papaya 다. 이것도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열대 과일인데, 이 친구도 대만 현지에서는 국민 과일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는 파파야를 우유랑 갈아서 무꽈우유(木瓜牛乳)로도 많이 마시고는 한다. 편의점에서 대기업에서 만든 시판 제품이나, 야시장에서 즉석에서 무과를 갈아 만들어주는 무꽈우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이것도 꼭 한 번쯤 먹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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