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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Han Feb 16. 2021

키워드로 알아보는 명상 : #알아차림

명상을 이해하려면 알아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

Photo by Haydn Golden on Unsplash



들어가며


<알아차림>이라는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가 아니기는 하다.

(친구에게 '요즘 어때? 좀 알아차림은 괜찮고?' 와 같은 말을 하지는 않으니까.)


충분히 어색할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시를 들면서

'그래서 알아차림이 뭔데?' 라는 질문에 답해 보도록 하겠다.



알아차림을 이해해 보기

예전에 영단어 공부를 할 때 봤던 자료를 예시로 들면서

<알아차림>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SEE :  자연스럽게(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별 '생각' 없이 본다
LOOK : (어떤 대상을) '초점'을 맞추고 '집중'한다
WATCH : (넓은 시야 내에서) 움직이는 것을 '따라가면서' 본다


see와 look, watch 라는 단어는

셋 다 '보다'라는 한 가지 뜻으로 해석되지만,

사실 영어에서 세 단어가 가지는 속뜻은 조금 다르다고 한다.


명상을 기준으로 할 때도 세 단어는 그 뜻이 다른데,

만약 see와 look, watch를 <알아차림>의 정도를 기준으로 나열해 본다면

look > watch > see가 될 것이고,

명상에서 권장되는 보기 방식은 see 보다는 look일 수 있다.


단어를 설명한 문장을 잘 살펴보면,

'생각', '초점', '집중', '따라가면서' 와 같은 단어에 따옴표 표시를 해 놓았는데,

바로 저 단어들이 <알아차림>과 관련된 부분이다.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을 알아차리지 않고 보는 것이 see이고,
어떤 대상을 알아차린 상태에서 보는 것이 look이며,
시야를 넓게 두고 그 안에 움직이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보는 것이 watch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사람은 see와 look 중 어떤 것에 더 익숙할까?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오감 중 시각에 85% 정도를 의지한다.

그 말은,  대부분 눈을 뜨고 무엇인가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잘 때도 꿈을 꾸면서 상상하는 것들을 '보고' 있다.


하지만 보는 행위를 유형 별로 분류해 보면 

대부분의 시간을 see 하는 데 사용하고,

필요한 특정한 순간일 때만 look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시간을 유튜브를 watch 하는 데 보내긴 하지만..)


예를 들어, 

샤워하는 시간 내내 우리는 눈을 뜨고 있지만(see),

화장실 안의 물건들이나 떨어지는 물줄기를

열심히 관찰(look)하지는 않는다.


길을 걸어가면서도 눈은 항상 뜨고 있지만(see) 

뜬 눈을 통해 길에 나뭇잎이 몇 개 떨어져 있는 지를
하나하나 보는(look) 일 또한 굳이 하지 않는다.


평균 이상으로 look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일컬어 우리는 관찰력이 좋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에는 잘 집중하지 못한다, 산만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정리하자면,

사람들은 see와 look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별 다른 자각이 없으면 see의 비율이 look의 비율보다 높다



보는 행위에 있어서 명상을 잘 한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혹은 '명상스럽게 보는 것'이란 무엇일까?


'보는 행위'를 <알아차림>의 관점에서 바람직하게 한다는 것은,

(1) see와 look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2) see의 비율이 look보다 높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3) look의 비율을 높여 일상의 알아차림의 순간을 늘린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look은 명상스럽게 보는 것이고, see는 명상스럽지 않게 보는 것이라는

단순한 식의 접근은 또 아니다.


무엇인가를 look 하기 위해서는 see에 비해 에너지가 더 소모된다.


특정한 이유나 목적 없이 길가의 나뭇잎 갯수를 다 세려고 한다면,

나뭇잎 말고 바닥에 붙은 껌도 세야 할 것이고,

날아가는 비둘기의 갯수도 세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마 그렇게 되면 우리는

10m도 걷지 못하고 우리의 시야 안에 쏟아지는

수많은 것들에 집중하느라 순식간에 에너지가 고갈될 것이다.



알아차림을 잘 한다는 것은

항상 알아차림의 상태에 스스로를 놓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려야 할 때 알아차리고, 필요 없을 때는 모드를 끄는 식으로

알아차림을 조절하는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는 행위'에 한정지어 명상을 잘 하는 사람을 설명하자면

내가 보는 모든 것을 100% 알아차리는 능력자가 아니라,

별 다른 노력 없이도 다른 사람보다 look의 비율이 높은 사람,

자신의 look 비율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알아차리고) 있는 사람,

look을 해야 할 때와 see를 해야 할 때를 잘 판단하는(알아차리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샤워를 하면서 시시때때로 내가 look 하고 있는지, see 하는 지를 

별다른 노력 없이 알아챌 수 있지만,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는 뜨끈한 물을 맞으며 물을 느끼기 보다

후딱 씻고 나갈 줄도 아는 사람이나


길을 걸으면서 나뭇잎의 존재를 알아차리다가도

저 앞에서 오는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버스에만 온 신경을 집중할 수도 있는 그런 사람들이 

명상을 잘하는, 알아차림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닫으며


알아차림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해 '보는 것'을 예로 들어봤는데,

고작 한 가지 예만 들었음에도 이렇게나 글이 길어져 버렸다.


아직 알아차림이 어떤 목적을 갖는지, 

왜 알아차림 능력을 길러야 하는지,

어떻게 그 능력을 기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얘기도 꺼내지 못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알아차림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음 글을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


또 열심히 정리해서 지치지 않고 

글을 써낼 수 있도록

댓글을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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