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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Han Feb 19. 2021

명상이란? : 상태 및 행위 관점 (1)


들어가며


내가 명상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가장 헷갈렸던 대목이자, 명상 이해에 박차를 가하게 해준

한 가지 도구를 꼽으라면 단연 '상태-행위 관점'을 들 것이다.


명상을 상태-행위로 분리해서 바라보는 관점

나에게 있어 명상을 이해하게 만든

일종의 '아하 모멘트'였기 때문인데,


그러다 보니, 나는 명상을 설명할 때

상태-행위 관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편이다.


본격적인 설명을 위해, 예를 한 가지 들어 보겠다.

명상이라고 하면 항상 떠오르는 특정한 몸의 모습이 있다.Photo by Ale Romo Photography on Unsplash


위의 사진에 나온 사람은 

여러분이 보기에도 '명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우리가 명상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이 분은 '명상'을 하고 있을까?

명상, 혹은 요가를 많이 해보신 듯한 아우라가 뿜뿜하는 이 분께서 사실은,

'사진이 어떻게 찍히는지는 사진작가가 알아서 할 일이다!'

라고 생각하여,

사진 촬영은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평소 하듯 명상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1),

(=명상을 하는 것이 메인, 사진을 찍는 것은 서브)


좋은 사진을 위해 챙겨야 할 것들, 예컨대

물건들의 구도나 연출, 혹은 자세 등을 생각하면서

이날만큼은 명상 보다는 사진 촬영에 집중하느라 

명상 외적인 것을 더 많이 신경쓰고 계셨을 수도 있다(2).

(=사진을 찍는 것이 메인, 명상은 포즈를 취하는 정도의 서브)


명상을 행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저 사람은 (1)이든 (2)이든 

명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상태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1)은 명상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2)는 명상을 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명상을 상태 중심으로 접근하면

'명상과 관련된 어떤 특정한 모습을 취한다'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이 명상 상태에 들어갔는지 장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초심자에게 명상을 시킬 때

'허리를 곧게 펴고 가부좌를 틀어라' 라거나

'호흡을 관찰하라', 혹은 '현재에 머물러라', 

'떠오르는 생각을 흘려보내라' 라는 식의 

행위 중심 가이드를 안내하는 것은

명상이 아니라 '내가 명상이라고 믿는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되'는 사람에게

서울이 어딘지 알려주지 않고

좌회전,우회전,직진 여부만을 알려준다면


물론 어떤 사람은 서울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울에 도착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행위중심이란, 목적지를 알지 못한 채

진행되는 과정만을 주입받는 것에 가깝고,

상태중심이란 그 과정이 사람마다 다 다를지라도

목표와 목적, 효과를 향해 다가가는 것이다.

상태중심(좌) vs 행위중심(우)

물론 목표와 목적 없이 명상을 하는 과정에서도

하다 보면 언젠가 '왜'를 알게 될 수 있다. 

그런 경험이 나에게도 있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허리를 펴고 곧게 앉는 것이 

구부정한 자세보다 명상이 더 잘되는 경험을 하고 나서 

'왜' 특정한 자세가 명상 시에 권장되는지를 찾아 이해하게 되었고,


요가 동작을 열심히 해서 지친 날이

오히려 다른 날보다 명상이 잘 되는 것 같은 경험을 

반복한 후에야 그 원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명상이라는 여정에서

행위를 바라보며 깨달음을 얻는 순간 또한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이 과연 초심자에게도 필요한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자세와 명상의 관계를 알아보자' 거나, '요가와 명상의 관계를 알아보자'

는 목표가 있었다면 굳이 안 해도 될 시행착오 없이

보다 빠르고 쉽게 결론에 이를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초심자들은 굳이 명상이 아니라도 할 일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명상을 알려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명상에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명상에 투자할 시간과 자원 확보를 

스스로가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의 얘기에 관심이 없다


이런 특징을 가진 '초심자' 집단에게 있어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접근인지,

어떤 방식의 코칭이 더 좋은지를 생각한 결과

처음에는 상태중심 접근을 먼저 안내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명상이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고 헷갈리기만 한다면, 명상을 행위 차원이 아닌 상태 차원에서 접근해 보기를

권장하고 싶다.


그렇다면 대체 행위 차원의 명상이 무엇인지, 상태 차원의 명상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 글에 이어 2부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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