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미, 북한 핵공격 작전 투입 II

웹 소설 같은 논픽션 에세이 _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

by 김성원

1994년 내가 볼링 공군기지를 출발할때 사병으로 부터 공문이 담긴 서류 봉투를 받았고 한미연합사령관 배석시 열어보라는 언질을 받은 그 서류를 사령관에게 건네 주었다. 서류 봉투를 열은 사령관은 안에 있던 서류들을 내 앞에 펼쳐 놓았다. 적어도 이 내용은 나와 함께 하겠다라는 의지였었다. 서류상 미국인이 내게 나의 모국인 대한민국에 나를 파견한 것이 어떤 이유였을까를 고민하면서 왔었지만 사령관이 공개한 내용을 보고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게 주어진 임무는 한국 내 거주하고 있는 미국 시민들을 포함하여 비전투원 즉, 군인들의 가족들과 나와 같은 민간인 근무자들 그리고 UN 가입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군산 공군기지로 소개하여 이 후 오키나와로 이송하는 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 작전이었다.

사령관이 받은 작전명령서에는 3월의 어느날을 D-day로 잡고 있었다. 약 1개월 동안은 가능한 대한민국이 모르게 NEO작전을 수행하고 2월쯤 한국 정부에 미국의 군사 작전을 통보한다는 내용이었다.


나에게 미국령인 기지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서는 안된다라는 지침서를 준 이유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고 당시 7함대 소속 모든 항모 전단은 동해와 서해 공해상으로 이동 중이며 괌 공군기지에 배체되어 있었던 핵 폭격기들도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로 전진 배치 되었다고 하였다. 한국내 미군 무기고인 충청남도 ‘천안’과 경상도 ‘왜관’에 보관 중인 모든 전략 물자들도 의정부의 탱크부대와 춘천의 아파치 헬리콥터 부대 위주로 이동 중이라고 하였다.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자료사진)

되돌아보는 1994년 한반도 전쟁 위기


핵 공격 후 적후방 교란을 위한 특수부대들의 작전 또한 수립되어 있었을 것이다. 걸프전 당시에도 공격 개시 전 바그다드에 네이비씰과 육군 레인저스 부대가 투입되어 주요시설 파괴등의 임무를 수행했었다. 내가 수송기를 타고 하늘에 머무르는 동안 필요한 모든 전쟁 준비가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미국의 단 두번의 핵 공격 후 발생할 수 있는 전면전에 대한 대비로 나는 걸프전의 준비와 전쟁 과정이 배경만 한반도일뿐 그 참담함의 장면들이 영화 장면을 보듯 스쳐 지나갔다.

내 친구들과 친척들은 아무것도 모른체 일상을 보내고 있을 생각을 하니 기지 담을 넘어 뛰쳐 나가고 싶은 심정이 하루에도 수십번은 되었던것 같다.


회의에 참석한 주한 미 대사관 직원에게 대사관에 계시는 교수님께 내가 한국에 온 사실을 전해 달라는 것으로 오랜만에 교수님을 만난것이 위안이었다. 교수님께 모든 사실을 말씀 드릴수는 없었으나 대사관도 이미 본국으로 부터 받은 명령으로 통상적인 NEO 훈련 보다는 강도 높은 수준을 준비하고 있다고만 알고 계셨다. 혼란이나 기밀사항의 누설 방지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나는 그저 교수님께 가능한 빨리 본국으로 휴가를 가시라는 것으로 당시 한반도 상황을 암묵적으로 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순간까지 용산 기지내 모든 군인들이나 민간 근무자들 그리고 출입증을 소지한 한국 사람들은 일상을 즐기고 있는것으로 보아 극비리에 진행되고있는 작전이란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당시 8군이 보유한 버스로는 전체 인원에 대한 소개가 기간내 불가능하여 한국의 관광버스를 섭외 대외적으로는 군산기지와 오산기지의 견학을 일별로 일정을 잡아 새벽 출발 시간으로 예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당시 미 대사관은 한국내 거주나 관광 목적의 방문 미국시민들에 대한 소재 파악을 마무리 하였고 내게 건넨 명단의 숫자만도 몇명 모자라는 일천명 이었다.


용산 기지 내 소수의 인원만이 현실직시와 함께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무렵 볼링기지를 출발할때 부터 동행에 오던 레인저스 분대장이 사격 연습을 해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였다. 펜타곤에서 내가 원할 경우 총기 사용에 대한 훈련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 차가운 느낌이 싫어 거부하였었다. 그러나 분대장은 심각하게 9연발 권총을 건네며 지금 부터라도 사용 방법을 익혀두는것이 좋을것 같다는 조언을 하였다. 본인들의 임무는 나를 보호하는 것이지만 내가 나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하는 경우를 대비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는 왠지 모를 두려움을 암시하는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내가 모르는 명령을 전달 받은 것인지 비공식적인 전투를 비롯한 수많은 실전으로 인한 동물적인 감각 탓인지 그 표정과 말에 나는 진실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순간이 온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내리고 무슨 행동을 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할 수도 답을 위한 일말의 근거도 찾을수가 없었다.


본부인 ‘Company’로 부터 추 후 업무에 대한 특별 지시사항이 없이 긴장감과 함께 무료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 사이 소개할 대상들에 대한 인원 파악과 소개 작전은 수립되어 있었고 본부의 지시가 내려지면 실행만하면 되는 ‘Ready to go’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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