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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원 Mar 31. 2024

동네, 이웃사촌

1980년대 부산으로 떠나다.

19070년 대 후반에서

1980년 대 초 도시의 동네는 사람들이 많았다.

동네 집들은 한가족이

보통 4인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어떤 집은 3대가 같이 방 2개로 구성된

단독 집에서 오밀조밀 살기도 했다.

그래서

당시 도시의 동네 인구 밀집도는 높았다.


동네의 범주에 대해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여러 집이 모여 있는 곳"

이라고 한다.

당시 내가 살던 곳의 아이들에게

동네는 윗동네와 아랫동네가 구분이 명확했다.

아이들끼리의 동네 경계는 놀이 공동체로

집을 나와서 함께 놀 수 있는 끼리끼리의 범주였다.


우리 집은 우리 동네의 중심부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 집 앞 도로는

동네 아이들이 모이는 중심지였고, 항상 시끌벅적했다.


당시 아이들에게

동네는 놀이와 테마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사진 속 공간은

우리 동네와 아랫동네 사이의 동네 DMZ 지대이다.

우리 동네와 아랫동네의 경계 지대 (동네 DMZ)

이곳에는 대문이 도로로 나있지 않고

반대편 골목으로 대문이 있었다.

때문에 인접 도로는

집들의 담벼락이거나 집벽이어서,

아이들 나올 수 없는 구조로

놀이 공간이 형성되지 못했다.

그래서

이곳은 우리 동네와 아랫동네의 DMZ 공간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당시 동네라는 개념이

아이들끼리의 놀이 공동체 공간으로

동네가 규정되었고,

어른들에게도 물리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된 듯하다.


동네는 교류하고 소통하고 주고받을 수 있는

그래서 서로 나눔에 어색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그때는…


동네의 형, 누나, 동생, 친구끼리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놀고, 같이 공부하기하며,

가끔 부모님께 혼난 우리들은 동네 골목으로 뛰쳐나와

우리들끼리 서로를 위로하며 웃으면 놀았다.

학교에서는 같은 동네 아이들을

서로 보호해 주기도 했다.

어쩌면 그래서 당시에는 학교 폭력이 지금 보다

많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1980년대 내가 살았던 그곳은 씨족 집성촌 같은 동네 공동체였다


사진 속 제민한의원....

저곳은 우리 어머님과 이웃사촌의 정을 맺은

3대의 가족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내가 기억을 인지할 나이에

나는 "제민한의원"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3대가 사는 가족과 우리 가족은

친척이상으로 서로를 위하며 동네에서 함께 살았다.


지금은 그들과 헤어져 소식을 알 수 없지만...

나는 인연을 생각하며, 언젠가를 그리며

피천득 님의 아사코의 추억으로 남기며 살아가고 있다.


제민한의원의 할아버지는

한의사 자격증이 없는 한의사셨다.

할아버지의 스승님은

조선말 한의사였다는 어렴풋한 기억만 있을 뿐이다.

할아버지의 의술은

자신이 공부하고 터득한 의술이 더해져

당시 그 유명세가 대단했고,

복싱 챔피언이었던 분이

할아버지를 찾아오기도 하였다.


당시 제민한의원의 할아버지는 우리 가족 주치의셨다.


할아버지는 한의사 시험을 볼 학력을 갖지 못했고,

젊은 한의사를 고용하여

협진하는 방식으로 한의원을 운영하셨다.


할아버지에게는 아들이 두 분계셨다.

난 이분들을 삼촌이라고 불렀다.

큰삼촌과 막내삼촌은  한의원에서 약을 조제하면서

할아버지께 의술을 배웠다.

가끔 삼촌들이 내가 아플 땐 맥을 짚고, 약도 주셨다.

삼촌들이 맥을 짚고 나면,

한의사 선생님이 다시 확인해 주셨다.


할아버지는 삼촌들에게

한의사 공부를 시키고 싶었지만...


훗날 막내 삼촌은 한의사 아내를 맞이하셨다.


동네에서도 특히 가까운 이웃끼리는

멀리 떨어진 친척보다 가깝다.

우리 가족과 제민한의원 3대 가족이 그러했다.


가족, 이웃, 공동체가 주는 가치는 그 속에서 나를 찾게 하는 모티브가 있는 듯하다.
동료, 조직, 회사가 나에게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의 또 다른 나의 숙제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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