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 오뎅바 미유키 본점 (三幸 本店)
식 당 명 : 가나자와(金沢) 오뎅바(おでん居酒屋) 미유키 본점 (三幸 本店)
먹었던 음식 : 오뎅 (어묵)
위 치 : https://maps.app.goo.gl/ZqdhhKShT6G4P3oc9
[5점 만점]
2024년 12월 아내와의 은혼식 여행을 준비하면서 2024년은 사업에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의 주력 사업 분야를 변경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으며,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 갔다. 현실을 도피와 잠시 일에서 멀어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마치 당시 군복무 중인 아들의 장기 휴가 기간이 다가와서 아내와 나는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어려워지는 사업으로 마음도 경제적인 여유도 넉넉하지 않았지만, 잠시 나를 돌아보기 위한 힐링과 치유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군복무 중인 아들에게 일본 여행 가능한지 확인을 요청했다. 언뜻 생각하면 현역군인의 해외여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만약 아들이 해외여행이 어려우면, 아내와 나만 떠나거나, 아니면 국내로 여행 계획을 수정하려고 했다. 다행히 현역 군인이 휴가 중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나를 위한 힐링과 치유 여행은 가족 일본 여행으로 확정되었다.
해외여행이 좋은 점은 오롯이 여행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의 일상에서 현실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 여행이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여행이라는 것은 모드 전환이며, 일상을 객관화시키는 시간을 갖게 한다.
내가 가족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들이 모든 계획을 짜고, 아내와 나는 방관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들이 여행 가이드를 하게 되면 그에 따른 상응한 역할로 부모는 여행경비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 가족 여행을 돌이켜 보면, 아들이 어렸을 때는 여행 동선과 먹거리 장소를, 아내가 숙소 예약하고 주요 방문지를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아들 녀석이 20살 넘어서는 이 모든 여행 계획을 아들이 1차로 짜고 나와 아내가 의견을 제시하여 수정하여 최종 여행 계획이 완성된다. 우리 가족은 함께하는 여행이 많았던 덕분에 여행지 선정과 방문에서 큰 이견이 많지 않아 좋다.
2024년 5월에 떠나는 가족 여행의 목적을 아들에게 말했다. 여행의 묘미 중에 하나는 여행 계획을 수립하는 그 시간임을 알기도 아들에게 여행 기획을 맡기면서도 나 역시 따로 여행 기획을 하였다. 여행의 기본 전제는 비행기로 3시간 이내이면서 여유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한국사람이 없고, 새롭지만 그래도 익숙한 곳으로 떠나는 곳으로 설정했다. 아들에게 여행기준을 제시하고 나와 아들은 여행지를 찾기 시작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나와 아들은 일본을 여행지로 선정하였고, 일본 중소도시로 떠나는 여행을 제시하였다. 아들은 오사카와, 도쿄 인근의 중소도시를, 나는 5월에 눈을 볼 수 있다는 설렘으로 일본의 알프스라고 하는 도야마를 추천하였다.
가족회의가 주말에 가족회의가 화상으로 이루어졌고, 우리는 최종적으로 가나자와를 목적지로 정하였다.
목적지가 가나자와를 정한 이유는 한국에서 도야마 직항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을 여러 지역을 투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천에서 오사카로 비행기로 이동하고, 오사카에서 가나자와로 신칸센을 타고 가고, 가나자와에서 렌터카를 타고 도야마 및 인근 지역을 투어 하는 일정을 아들과 나는 계획을 짜다. 특히 나는 이번 여행에서 아들에게 핸들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 자동차 운전을 경험시켜 주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일본 가나자와 여행은 시작되었다.
가나자와는 일본 이시카와현의 현청 소재지로, 에도 시대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였으며 오늘날에도 전통 공예와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도시"소도시"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일본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전통 공예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가나자와는 혼슈 동해안에 위치하며,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3시간, 오사카에서 특급열차로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오사카에서 특급 열차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가나자와는 우리나라의 울진, 삼척, 동해와 지도 위에 직선거리에 위치해 있다.
가나자와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소감은 여기가 일본이구나 라는 생각 스쳤다. 외국인이 눈에 띄지 않는 일본 소도시로 번화하거나, 번잡하지 않는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낯설지만 편안한 느낌 쫓기지 않아도 되고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면 되는 시간과 공간이었다. 가나자와라는 도시의 특성도 있겠지만, 내 심리 상태에서 이곳에서 느끼는 여유로움과 현실 단절감과 가족 여행이라는 안정감이 나를 더욱 편안하게 해 준 것 같다.
가나자와에서의 첫 저녁으로 아들이 추천한 곳이 오뎅 바이다. 오뎅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나의 언어 습관에는 어묵 보다는 아직도 오뎅이라는 단어가 더욱 친숙하다. 그래서 아들의 오뎅 바 추천은 아주 기대를 하게 되었다. 아들의 추천으로 방문한 오뎅바는 가나자와 현지인들에게 아주 유명한 곳이었다.
평일 초 저녁인데도 가게 안은 꽉 차있었다. 우리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직장인들 중 고객과의 저녁을 위해 예약한 분들은 먼저 들어가기도 하였다. 여행객인 우리 입장에서는 부러운 장면이었다. 우리는 거의 1시간 10분 이상을 기다린 후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식당 문 앞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린 것도 처음이었다.
미유키 오뎅바는 창업자인 가케가미 토미코 씨는, 1967년에 「미유키」를 가나자와에서 개업했다. 나중에 아들인 가케가미노쓰씨가 미유키 본점(三幸 本店)을 이어 딸의 가케가미 하루미 씨가 사이카와(犀川)점을 오픈해, 가족 경영으로 가게로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미유키의 특징은 가족 경영의 장점을 살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나, 전통과 혁신을 양립하는 메뉴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가나자와 오뎅의 맛(예를 들면, 현지의 식재료나 독자적인 국물, 조리법)을 내면서, 가족의 아이디어나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시켜 혁신을 추구한다고 한다.
미유키 본점에 들어가면 룸이 있고, 그곳에는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좌식 식탁이 있다. 그리고 홀에는 바와 의자가 있는 식탁들이 있다. 혼자 방문하는 손님에서 단체 손님까지 모두 미유키에 방문할 수 있는 구조였다. 실제 우리 앞에 기다리시던 여성분은 혼자 오신 분이었다. 주방에 계신 몇몇 분들은 일본어를 못하는 내가 보기에도 식구 같았다. 미유키는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되는 가족 경영을 매장 안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뎅바에 오면 국물과 무 등은 잘 먹지 않는다. 오롯이 오뎅 먹기에 집중한다. 그런데 미유키의 국물은 정말 맛있었다. 국물이 시원했다. 그리고 담백함과 감칠맛이 극강이었다. 미유키 육수는 전통 일본식 다시마·가쓰오부시 육수를 바탕에 개인적인 생각에는 소고기 부위를 육수로 활용한 느낌도 들었다. 오뎅 역시 속이 꽉 찬 탱탱함과 여러 오뎅에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오뎅, 소라, 스지, 문어, 버섯 등등 우리 가족은 종류별로 다 먹었다. 오뎅을 먹기 전 시원한 아시히 맥주로 청량감을 주었고, 오뎅을 먹으면서는 지역 사케와 함께 오뎅 및 기타 음식을 먹었다. 사케의 달콤 쌉쓸함이 오뎅 및 기타 음식을 먹을 때 느낄 수 있는 느끼함을 제거해 주면서, 약간의 취기로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가나자와 미유키 본적에서의 오랜 기다림은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했다. 가나자와 주민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으며, 가업을 잇는 일본 가족 경영 소상공인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하다. 식당을 나서면서 배가 부른 것을 아쉬워할 정도로 우리는 포만감과 만족감 그리고 행복함으로 호텔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