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40일
펜데믹기간 동안 ’ 쿼런틴(quarantine)’이란 단어를 많이 들었지요. 격리라는 한국어가 있음에도, 매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이는 기독교전례 사순절(四旬節)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사순은 한자말로 40일을 뜻합니다. ‘Quarantena’라는 단어가 처음 기록된 것은 9세기 라틴어에서로, 예수님이 40일 동안 금식하신 광야를 가리켰습니다. 사순절과 부활절 전의 연례 금식 기간 외에도 다른 종교적 참회나 금식 기간에 적용되었습니다. 이 단어는 ‘40’을 의미하는 라틴어 ‘quadraginta’에서 유래했습니다. 여기서 ‘4’를 의미하는 ’quad-’를 볼 수 있으며, 이 접두사는 ’quadruple(4배)’이나 ‘quadrilateral(4변형)’ 같은 단어에서도 사용됩니다. 농구의 쿼터도, 사분면의 쿠아드런트도, 쿼터파운드 햄버거도 마찬가지로 4를 뜻하는 quad, quat에서 유래했습니다. . ’Quad-’는 인도유럽어족의 원형인 ‘kwetwer’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는 남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수십 개의 언어에서 ‘4’를 의미하는 단어의 조상입니다. 아우디의 쿠아트로(quattro) 역시 같은 어원에서 유래했습니다. 40일을 뜻하던 라틴어 ‘Quadraginta’는 이탈리아어로 ‘quaranta’가 되었고, 프랑스어로는 ‘quarante’가 되었습니다.
쿼런틴은 또한 중세 유럽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흑사병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부유하고 강력한 도시국가였던 베네치아는 동방과의 광범위한 무역으로 재산을 쌓았습니다. 14세기 페스트가 만연하던 시기에 베네치아는 감염국에서 온 배의 승무원들이 항구에 도착하기 전에 40일 동안 해상에 머무르도록 요구했습니다. 이 ‘quarantina’의 의미가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단어, 즉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 기간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16세기 영국 법률에서는 ‘quarantine’이 토지 소유자의 미망인이 상속을 기다리며 그의 집에 머물 수 있는 40일간의 기간을 의미했습니다. 19세기에는 ‘quarantine’이 격리되는 장소를 의미하기도 했는데, 이는 성경에서 예수님이 자신을 고립시키고 금식하셨던 광야를 묘사한 첫 라틴어 ‘quarantena’로 돌아가는 듯합니다.
격리가 꼭 나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저도 격리 기간 동안 책 한 권을 썼는데요, 저 같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셰익스피어는 ‘리어 왕’을 썼고, 아이작 뉴턴은 광학과 중력 이론을 연구했으며, 조반니 보카치오는 ‘데카메론’을 썼습니다. 데카메론은 사람들이 격리 중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을 담고 있죠. 정약용은 유배기간 동안 '목민심서'를 썼고, 신영복 교수님은 수감 생활동안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쓰셨습니다. 온갖 자극으로부터 떨어져 자신을 돌아보고, 사색하기에 좋은 기회가 되나 봅니다. 우리는 이제 의도적인 격리를 해야 할 듯합니다. 세균과 바이러스가 아니라 욕망과 자극으로부터 말이죠.
이번 팬데믹 기간에 쿼런틴에서 유래하여 만들어진 신조어들도 있습니다. 어미에 팀(team)을 붙여서 '쿼런-팀(quaranteam)’이라고 하면 함께 집에 머무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즉, 격리 기간 동안 가족이나 룸메이트와 함께 집에 있는 팀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또 다른 예로, '커런튠즈(quarantunes)’은 격리 중에 쓰거나 듣는 노래들을 의미합니다. 격리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위안을 얻고,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새로운 노래를 만들거나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게 되었죠. 그래서 ‘quarantunes’는 그러한 노래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또한 ‘quarantine’을 잘못 들은 ‘corn teen’이라는 밈도 생겨났습니다. 우리가 멍멍이를 댕댕이라고 쓰는 것처럼, ‘quarantine’ 대신 'corn teen'이라고 일부러 사용하는 거죠.
강의용)
Say it aloud, and it's a light, almost pretty-sounding word, in contrast to the seriousness of its meaning. Quarantine also lends itself well to all sort of puns: your quaranteam are the people you stay home with, quarantunes are the songs you write or listen to, and there's a whole new genre of corn teen memes based on mishearing quarantine. But where did the original word come from?
The first recorded appearance of the word quarantena is in 9th century Latin, referring to the desert where it is believed that Jesus fasted for 40 days. It comes from the Latin word for forty, quadraginta, and you can see the root quad- in there, meaning "four," which is still used in words like quadruple and quadrilateral. Quad- goes all the way back to the Proto-Indo-European root kwetwer, which is the parent of words for "four" in dozens of languages from South Asia to Europe.
Quadraginta became quaranta in Italian and quarante in French, and both languages also modified quarantena accordingly, into quarantina and quarantaine respectively. In both Italian and French, it referred to a period of forty days: it applied to Lent and other periods of religious penance or fasting outside of the annual observance before Easter. In sixteenth-century British law, a quarantine was the forty-day period in which the widow of a landowner was allowed to remain in his house after his death while waiting for her inheritance.
Venice was a wealthy and powerful city-state in the Middle Ages and Renaissance, and it built its fortunes on extensive trade with the near and far East. Beginning in the plague-ridden 14th century, Venice required the crews of ships from afflicted countries to remain at anchor offshore for forty days before docking in its port. This meaning of quarantina gave rise to the word we use today: a period of isolation to prevent the spread of contagious disease.
For a while, especially in the nineteenth century, quarantine also referred to the place where one was isolated, a bit of a return to that first Latin instance of quarantena describing the desert where the Bible says that Jesus secluded himself and fasted.
There are some famous cases of creativity during quarantine: Shakespeare wrote King Lear, Isaac Newton worked on his theories of optics and gravitation, and Giovanni Boccaccio wrote The Decameron, a book about people telling each other stories during, you guessed it, quarant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