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줄 알았다. 어찌나 비가 쏟아지는지.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하늘은 더없이 캄캄했고, 거리의 사람들은 순식간에 옷이 젖는 탓에 모두들 인상을 쓰고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냥 차가 아닌 지하철을 이용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차 키를 챙겨 집을 나섰다.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잡아 지하주차장에서 빠져나오는 길. 마치 폭포 속을 유유히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세차게 내리는 비에 속도를 줄였다. 최대한 천천히 차를 몰았다. 다행히 출근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사방을 살피면서 천천히 차를 몰아 병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폭우를 뚫고 천천히 차를 몰아 병원에 거의 다와 갈 무렵이었다. 어렴풋이 병원 밖에 걸려 있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색이 많이 탁해졌지만, 현수막 속 우리맘 옥수 어머님의 미소만큼은 퇴색되지 않았다.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답고, 봄날의 햇살처럼 아름다운 옥수 어머님의 미소. 폭우 속에서도 반짝이는 어머님의 미소를 따라, 천천히 병원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주차를 하고 병원으로 들어가는 길, 주차를 담당하시는 직원분이 내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오셨다. 이렇게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에도 어김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차 안내를 하시는 그 직원분께 90도로 인사하며 감사를 전했다. 나의 인사에 활짝 웃어 보이시는 주차 담당 직원분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병원으로 들어섰다.
비가 쏟아지고 있어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많은 환자분께서 무사히 병원에 도착하신 것을 확인했다. 대기하고 계시는 분들과 또 업무를 시작하려는 직원들에게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나도 흰색 가운을 걸쳤다.
자, 이제 진료 시작.
폭우 속에서도 나의 진료는 멈추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