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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즐거울 수는 없지요

by 도시 닥터 양혁재

즐겁다 [즐겁따]

-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


어머님과의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일.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있을까. 어머님들과 함께 있으면 시종일관 미소를 짓게 된다. 인위적인 웃음이 아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웃음. 진실한 행복과 즐거움. 어머님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더없이 즐겁다.


과연 어머님들도 그러하실까? 분명 처음 만나 뵐 때만 해도 어머님 얼굴에 드리웠던 그늘이, 반나절만 함께 했음에도 흔적도 없이 소멸되는 것을 보며 느꼈다. 어머님들도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의사 아들과 보내는 순간이 즐겁다는 것을. 현실의 고단함은 모두 잊고, 몸을 지배하던 통증까지 지우고, 아들과 함께 온전히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는 우리 어머님들. 어머님들의 입가에 미소가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 먼 길을 달려 어머님을 만나기 위해 온 나를 크게 칭찬해 주고 싶을 때가 많다.


서울에서 전국 각지로 직접 차를 몰아 움직이는 일. 금요일 밤늦게까지 수술을 끝내고 이른 새벽부터 운전대를 잡는 일이 사실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졸음과의 한바탕 사투를 벌여야 할 때도 부지기수다. 졸음을 쫓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고 노래도 부르고, 졸음껌도 씹어보고, 창문도 열어보고, 휴게소에 들러도 보고. 오만가지 방법들을 동원했음에도 여전히 졸음이 가시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어머님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끝까지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주시하며 핸들을 놓지 않는다.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내려와도, 어머님들의 즐거운 표정 한 번이면 모든 것이 잊힌다. 오는 길에 쌓인 피로 역시 완전히 사라진다.


어머님과의 즐거운 시간은,

내게 피로 회복제와 같다.


어머님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들은

내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오랫동안 어머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선

앞으로도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임을 알지만,

그래도 괜찮다.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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