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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Dec 05. 2023

행복이 넘치는 식사 시간을 경험하며

어머님, 아버님과 함께하는 식사는 언제나 최고다. 아들과 딸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김치 한 조각에도 쌀 밥 한 숟갈에도 부모님의 사랑과 애정 그리고 관심이 담겨 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이 주셔도, 남기지 않는다. 성연 씨도 나도 끝까지 싹싹 비워낸다. 바닥이 온전히 보일 때까지 말이다. 설거지가 필요 없을 정도로. 


이번 식사도 그러했다. 아버님의 도움을 받아 뽑은 떡을 성연 씨와 어머님이 함께 팔팔 끓여 맛깔난 떡국이 완성됐다. 거기다가 어머님이 직접 담그신 김치까지. 떡국 한 숟갈에 김치 한 조각을 올려 배를 채웠다. 어찌나 맛있는지, 나는 순식간에 두 그릇을 비워냈다. 성연 씨도 이렇게 맛있는 떡국은 실로 오랜만이라며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았다. 떡국 한 그릇이지만 어머님과 아버님의 사랑과 정성 그리고 애정이 담겼기에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마음 같아선 세 그릇까지 싹싹 비워낼 수 있었지만, 도와드릴 일이 많아 시간이 부족했기에 두 그릇에서 식사를 멈췄다.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을 보고 어머님은 슬며시 웃으셨다. 말수는 적으시지만, 감정 표현만큼은 확실하신 분. 설거지를 시작하시려는 것을 극구 만류하고 내가 고무장갑을 꼈다. 뜨거운 물을 부어가며 기름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설거지를 마쳤다. 물기까지 싹 닦아 찬장에 그릇을 넣고 있으니 어머님이 다가오셨다. 그리고 내 손을 잡으셨다.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어머님의 손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에 추위가 싹 가셨다. 한결 따뜻해진 몸. 그리고 따뜻해진 마음. 행복을 가득 안고 외투를 입고 밖으로 향했다. 어머님이 부탁하신 일거리들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바삐 집을 나서는 나를 따라 성연 씨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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