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으로 나가서 많은 우리 맘 어머님들을 만나며 두 다리로 일어나는 것도 힘겨워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어깨를 움켜쥔 채 무릎엔 파스 자국이 붉게 남아있었고, 뜸을 뜨다가 화상을 입은 어머님들도 많으셨다. 화상으로 인한 통증보다 무릎 통증이 더 심했던 나머지 어머님은 화상이 남은 자리에 또 뜸을 두신다. 자칫하면 염증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무릎이 아파 뜸이라도 뜨게 해달라는 어머님의 부탁에 나는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얼마나 참기 힘드셨으면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마냥이쁜우리맘 프로젝트로 어머님들을 맞이하다 보면 종종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이상하게도 말이다.
아파서 병원에 온 사람들은 자식들에게, 심지어 의사인 나에게도 미안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치료를 다짐하고 병원에 왔음에도 그들은 자식들에게 괜한 부담을 주는 건 아닐지, 계속 생각한다.
한 번은 진료를 마치고 어머님께 물었다.
"어머님, 뭐가 미안하세요? 아픈 건 어머님 탓이 아니잖아요..."
어머님은 조용히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래도 나만 참고 있으면 되는데.. 괜히 그러는 것 같아서 그러지..." "그래서 미안해요."
그 말이 이상하게도 가슴 깊이 박혔다.
그 후로 나는 계속 그 '미안해요' 속에 담긴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내린 결론은 고마움이었다.
단순한 사과가 아닌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힘써준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
어머님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 속엔 늘 참는 것의 연속이었다.
가족을 위해 자신이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고, 희생이 당연시되었다.
그런 세월을 살아온 분이라면 누군가 본인을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고마움을 넘어 미안함이 되는 게 아닐까.
그분들이 말하는 미안함은 깊고 진한 사랑의 다른 표현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