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아들은 겨울이 두렵습니다

by 도시 닥터 양혁재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이제 좀 지나가나 싶었는데, 설 연휴가 지나니 이 정도 기온이면 냉동고에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추위가 찾아왔다. 어쩜 이렇게도 추울 수가 있을까. 분명 출근길에 머플러와 장갑을 챙겼음에도 바깥에 조금만 서 있어도 온몸이 덜덜 떨리고 "춥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렇게 영하권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날이면 전국에 계시는 어머님들 생각에 근심이 깊어진다. 날씨가 추워지면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수축해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래도 무릎이 아프셨던 어머님들은 추운 날씨 탓에 더더욱 심한 통증으로 고통받으시게 된다. 어떻게든 통증을 줄여보고자 파스를 바르고, 읍내 약국에서 사 온 진통제를 복용하시겠지만 그저 일시적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극심한 통증이 시작될 것이다.


심한 통증 탓에 잠도 이루지 못할 어머님들을 생각하면, 나는 겨울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 혹시나 길이 얼어 미끄러지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빙판길에서 자칫 잘못 넘어지시면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그럼 정말 큰일이 아닌가.


고관절 골절은 우리맘 어머님들과 같은 노년층에게 매우 치명적인 부상이다. 단순히 넘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이로 인한 어마어마한 합병증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이 진행되면 침상에 오랜 기간 누워있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식욕이 저하되고 욕창이나 폐렴과 같은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렇게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해마다 겨울이 되면 좀처럼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특히 지금처럼 맹렬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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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파주에서 만나 뵈었던 마냥이쁜우리맘 어머님 한 분이 병원으로 오신다. 길이 많이 미끄러운데, 어떻게 오실지 걱정이 되어 좀처럼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나를 보기 위해, 그리고 치료를 받기 위해 파주에서도 한참 더 들어가야 하는 시골에서 이른 아침부터 달려오고 계시는 영순 어머님. 어머님을 뵈면 이렇게 추운 날씨도 마다않고 오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꼭 안아드려야겠다. 강추위를 뚫고 달려오신 어머님을 위해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건 정성을 다한 치료인 것을 알기에 다시 마음을 다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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