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 전 어릴 때 시골에 있는 친척집에 갔다가 작은 농장에서 소들이 갇혀있는 걸 본 적이 있어요. 눈이 얼마나 크고 속눈썹은 또 어찌나 길고 예쁜지, 마른 볏짚을 꺼내서 갖다 주니 잘 받아먹더라고요.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고, 소들을 왜 키우는지도 몰랐고, 그 소들과 내가 먹는 소고기를 연결시키지를 못했어요.
가족끼리 차를 차를 타고 멀리 가거나, 드라이브를 할 때 "으, 소똥 냄새나" 이러면서 창문을 닫았고, 창밖에 보이는 축사 안 소들을 지나치곤 했었는데, 너무 무관심했었어요.
사람들은 소를 보고 멍청하다고 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가 똑똑한지도 잘 모르고 그냥 아예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돼지와 마찬가지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고, 그나마 영어로 검색해보니 해외의 정보들과 구조된 공장의 소들의 행복한 모습은 좀 찾았어요.
https://www.huffingtonpost.kr/2015/08/04/story_n_7937144.html
이렇게 도구로 이용하는 소의 뿔을 좁은 공장 안에서 걸리적거린 단 이유로 마취도 없이 잘라버리고, 뜨겁게 달군 쇠로 지져버린대요.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서 수컷 소들은 거세를 당하고, 강아지처럼 뛰어노는 걸 좋아하는 소들은 철창에 목이 묶인 채, 각종 의약품, 성장호르몬제를 맞으며 주는 사료만을 받아먹어야 합니다.
언젠가 이모부가 말해준 이야기가 있어요.
이모부가 어릴 때, 집에 소를 키웠는데 우리가 강아지 산책을 시켜주는 것처럼 이모부는 학교가 끝나면 집에 와서 소를 데리고 나가서 풀을 뜯기고 왔어야 했대요. 소가 얼마나 똑똑한지 아무 풀이나 먹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맛있는 풀만 골라먹고 먹기 싫은 풀은 안 먹는대요.
맛있는 풀을 먹고 행복하게 자라야 하는 소들에게 인간은 빨리 살찌워서 먹겠다며 곡식을 먹이죠.
네, 이렇게 똑똑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분명한 동물들은 인간의 욕심에 의해, 좁아터진 공간에서 유전자 조작된 곡식을 먹어야 하고, 움직이지도, 산책을 하지도 못하고 답답하게 우리 안에서만 사육당하다가 죽임을 당하죠. 우리가 소고기를 먹고 싶어 하니까요, 우리가 소고기를 돈 주고 사니까요, 우리가 돈을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하니까요, "동물들을 착취하고 살해해서 그 시체 좀 먹게 주세요."
사람들은 동물들이 멍청하다고, 인간보다 못하다고 무시하면서 그러니까 먹어도 된다고 그래요. 그래서 우리가 먹는 동물들의 지능과 능력에 대해 찾아보다가 든 생각인데요, 왜 우리는 우리의 기준대로 우리의 마음대로 동물들의 지능을 판단하고, 똑똑하면 안 먹고, 멍청하면 먹는다고 하는 걸까요? 동물이 똑똑하든 똑똑하지 않든 그 동물도 우리랑 같이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똥을 싸고, 임신을 하고, 새끼를 낳고, 친구와 가족이 있고, 사랑받는 걸 좋아하고, 고통을 느끼고, 죽임을 당하고 싶지 않은데요.
아주 만약에 그들이 멍청하다고 해도 가족과 친구가 있고, 때리면 아파하고, 칼로 찌르면 피가 나오고, 소리를 지르며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동물을 죽여도 되는 걸까요? 인간은 왜 이렇게 잔인해서 자기밖에 모르는 걸까요. 그런 논리라면 아이들이 성인들보다 경험이 적고 아직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아이들을 무시하고 혐오하고 놀리고 비웃는 걸까요? 자기들의 말을 몰라서 말이 통하지 않고, 자기들이 아는 과학과 기술을 모른다는 이유로 오지의 부족들을 미개하다고 단정 지어버리는 걸까요? 도대체 이 멍청하면 마구 괴롭히고, 학대하고, 착취하고 결국엔 죽여서 먹어도 된다는 것은 어떤 잔인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끔찍한 사람이 만들어낸 기준이죠?
+ 미국의 공장식 축산
혹시 "뭐야 이거 미국 얘기잖아."라고 생각하나요?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이 한국인 건 알고 있나요? 미국이 저런다고 미국만 저럴까요? 미국이 저런다고 한국은 뭐 조금이라도 더 나은 상황일까요? 당장 사 먹는 소고기가 미국산이 아니라고 쓰여있다고 진짜 미국산이 아닐까요? 소고기를 먹으면 이게 한국 소인지, 호주 소인지, 미국 소인지 맛으로 구별이 가능한가요?
전체 내용이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나와요
팔순 노인과 마흔 살 소의 우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소는 강아지처럼 뛰어노는 걸 좋아하고, 사람이 만져주는 걸 좋아하고, 사랑받는 걸 좋아해요.
소는 굉장히 온순하고,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이에요. 사람이 소를 집에서 키우지 않는 이유는 소의 몸집이 너무 크기 때문이래요.
매일매일 비건 한 사람은 5,000리터의 물, 20킬로그램의 곡식,
2.7평방미터의 삼림지대, 9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 발생량
그리고 동물 한 마리 이상의 생명을 살립니다.
사진출처;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