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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가이드북
by 이종인 Feb 08. 2018

디지털 노마드에서, 완도입니다.

노마드 다큐멘터리 100일

지난 2017년 10월 말에 서울을 떠났으니 디지털 노마드로서 보낸 시간도 어느덧 100일이 다 되어 갑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저의 첫 베이스캠프인 완도에서의 100일 동안 벌어진 여러 가지 일들을 여러분께 소개하려 합니다.


1. 완도살롱(coming soon!)

여정 초기에는 이미 완도에 자리를 잡고 있던 친구의 집에서 함께 지냈지만, 글 쓰는 직업을 가진지라 홀로 조용히 지낼 수 있는 곳이 필요했습니다. 제 마음을 사로잡은 공간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서점과 문구점으로 운영되었던 노포인데요. 안쪽에는 살며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도로와 맞닿아 있는 바깥쪽은 상가로 쓸 수 있는 전형적인 옛 건물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살며 지내는 한편 오랫동안 꿈꾸던 서점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터이자 글을 쓰는 작업실이 될 이곳에서 앞으로의 여정을 더욱 풍족하게 해줄 경험과 작가로서의 경력을 쌓아갈 예정이며, 완도살롱이라 이름 붙일 이 공간이 육지와 제주도를 잇는 노마드들의 가교가 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꾸며 볼 생각입니다.


* 완도는 서울에 비해 지가와 임대료가 낮습니다. 완도살롱의 임대료가 서울에서 지내던 오피스텔의 절반 이하라면 믿어지시나요?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1500만 원에 집 한 채를 샀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골이 다 이렇게 생긴 건 아닙니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com


2. 시골살이

아, 도시란 정말 편리한 곳이었구나를 이곳에서 지내며 느끼고 있습니다. 완도는 인구 5만 남짓의 작은 어촌입니다.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치이고 널려 있던 것들을 구하기 힘든데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가구를 배송시켰더니 한 달이 지나서 도착했다던가, 가구가 오배송되어 교환을 요청하려 했다가 한 달이 또 걸릴 것 같아 그냥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서울에서 경험하지도, 듣지도 못한 일들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병원, 옷가게, 서점, 펍(pub)이나 바(bar) 등 서울에 살 때에는 선택해서 갈 수 있었던 곳들이 완도에서는 넉넉하지 않습니다. 혹여 몸이 아프기라도 한다면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차를 타고 가까운 해남(30분 ~ 1시간)이나 광주(2시간)로 가야 합니다. 시골살이의 여유와 평온함 이면에는 이처럼 불편하고 어려운 일들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 디지털 노마드 가이드북에서는 만약 첫 베이스캠프로 한적한 시골 동네를 생각하고 있는 노마드라면 미리 병원이나 나이트 라이프, 기타 여가 생활과 같은 사항에 대해 꼼꼼히 점검하고 떠나실 것을 추천합니다.


3. 외로움과의 싸움

지난 100일 동안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점은 만나는 사람들의 숫자가 한정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인구가 적은 데다가 동선도 한정적이고, 관광업이 아닌 수산업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도시이기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앉아 일하면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완도의 2~30대 인구가 적다는 것은 치명적이었습니다. 대학교나 커다란 회사 같은 인구유입시설이 없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업과 취업을 위해 도시로 떠나고, 그나마 남아 있는 젊은이들조차 '공간이나 거리'가 없어 주말이면 이곳을 탈출하고 있습니다.(완도살롱이 이곳 젊은이들에게 청량음료와 같은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면!)


* 서울에서 지내며 외로움을 즐기고 고독을 사랑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자부했던 저조차 지난 주말에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앞으로는 완도에 재밌고 즐거운 일이 더 많아지기를!


4. 가족과의 거리

대한민국 최남단에서 지내고 있는 터라 가뜩이나 자주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의 얼굴을 더욱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물론 해외에서 지내는 것보다야 국내에 있으니 상황이 좋겠지만, 무려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전라남도 완도와 경기도 여주의 간격은 동남아시아로 다녀왔던 지난 여행들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얼마 전에는 평소 잘 하지 않던 영상 통화까지 건 것을 보면 가족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꼭 다녀와야겠어요!


가족 사진. 이미지출처 : unsplash.com


5. 인생공부

세상에는 회사원, 프리랜서, 사업가, 노마드 등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서울에서 지내며 회사원과 프리랜서의 삶을 경험했고 이곳에서 노마드로 살며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저는 노마드 라이프야말로 내면의 나, 진짜 나와 마주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휴식차 들렀고, 나중에는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겠다며 완도에 내려왔지만 이곳에서도 서울에서 살 때만큼이나 빠르게 살아가고 있는 스스로를 보며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합니다. '결국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이나 완도나 다를 것이 없다.'던 친구 녀석의 말도 떠오릅니다.


이제 겨우 100일.


앞으로 살며 여행할 시간이 더 많으니 무엇을 원했고, 어떤 삶을 원했으며, 무엇이 되고 싶은지 열심히 고민하고 공부해야겠습니다. 내일은 더 멋진 노마드가 될 수 있기를!


* 목요 위클리 매거진 '디지털 노마드 가이드북' 다음화는 이방인들의 사교 클럽 1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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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방송인, 마케터, 자유고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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