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자 2-1 이감독, 진짜 국가대표 되다
힘이 드는가? 오늘 쉬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 카를레스 푸욜 -
여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우리는 최종적으로 함께 월드컵에 갈 선수들을 결정해야만 했다. 훈련이 시작될 때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운명의 순간을 마주하니 거대한 부담감이 밀려왔다.
이것은 주말의 사회인 축구팀 감독처럼 작전판에 이름을 적어 넣고 지우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어쩌면 여름 내내 함께 땀 흘리고 훈련한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꺾는 일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나에게는 그것을 결정할 권리가 있나? 함께 월드컵에 가지 못하는 선수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1차 선발전을 통과한 12명 중 무려 3분의 1에 해당하는 4명을 돌려보내야만 했다. 나는 이 과정에서 어찌나 스트레스를 받았던지, 훈련에 무단불참하는 바람에 중도 하차한 1명의 존재가 오히려 반가울 지경이었다. 며칠간의 심사숙고 끝에 최종명단을 결정했고, 곧 선수들에게도 결과를 통보했다. 팀의 구심점이 될 주장단도 선정해서 발표했는데 18세의 막내 채 군이 주장을, 부주장은 맏형 문 선생님이 맡았다.
그러나 최종 선발된 선수들이 마음을 놓고 해이해지는 것은 방지해야 했다. 8명 중 누군가가 심각한 부상으로 쓰러지거나 팀워크를 해친다면 1차 탈락한 3명 중 한 명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며, 만약 오슬로 현지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선수를 즉시 배제하고 나머지 팀원들로만 경기를 치른다는 내용도 함께 전달되었다.
대표팀은 출국을 앞두고 전북 현대 모터스의 클럽하우스를 방문했는데, 전북 현대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가 대표팀을 후원한 덕분이었다. 선수들은 이동국, 김신욱, 홍정남 선수로부터 개인 과외를 받았다. 훈련도 좋았지만, 전북 선수들과 보낸 시간은 그 자체로 우리 선수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다.
대표팀은 맘스터치와 슛포러브가 함께 진행하는 유튜브 콘텐츠 ’지구방위대‘의 첫 번째 상대로 맞붙기도 했다. 최진철, 김병지, 이천수 등 2002 월드컵 4강 주역들과의 풋살 경기를 통해, 그리고 그들의 격려로 또 한 차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나는 틈틈이 훈련장 밖에서 선수들을 만났다. 인터뷰를 통해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팀과 선수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홈리스가 되었고, 어떤 계기로 단기보호시설에 머물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서 선수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과거에 저지른 범죄의 죄책감에 괴로워했고, 어떤 이는 어쩔 수 없어 떨어져 지내고 있는 가족이 너무나 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 모두 과거를 딛고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지는 같았다.
빅이슈의 도움으로 1차 선발전에서 뵈었던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과도 인터뷰할 수 있었다. 홈리스 월드컵과 선수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한 위원과의 인터뷰 전문은 아래와 같다.